-
-
선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246
이수지 지음 / 비룡소 / 2017년 11월
평점 :

<파도야 놀자>, <그림자놀이> 등 나와 아이가 모두 좋아하는 이수지 님의 그림책.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 이수지 님의 새 책이 나왔다고 해서 손꼽아 기다렸다.
글이 없어서 꼬맹이에게도 참 좋은 책. 이수지의 <선>.
"모든 이야기는 선 하나에서 시작됩니다."
연필과 지우개가 올려진 종이. 이것만 있다면 그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어린 화가들에게 -이수지'라는 글이 뭉클했다. 우리 7살 큰 아이는 이 페이지를 계속 보고 있더라.
"엄마, 내가 어린 화가야?" 물어보며. "그럼~~"
스케이트를 탄 꼬마가 쭉 들어오자 선이 그려진다. 그리고 아이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선이 쭉쭉 그어진다. 빙상을 타는 샥~샥~ 소리가 절로 연상된다. 아이가 그리는 선은 높은음자리표가 되기도 하고, 아름다운 곡선이 되기도 한다.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한 마리 나비같다.
무대 중앙에 와서 드디어, 점프!
하지만 착지와 함께 아이는 넘어지고만다.
나는 어른의 목소리로 "이런이런~", "아프겠구나.", "어서 일어나야지."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 옆에 와서 엉덩방아를 찧고, 또 누군가가 와서 함께 넘어진다.
이제 다함께 넘어지기도, 뒹굴기도, 달리기도 하며, 즐거운 스케이팅 한판이 펼쳐진다.
마지막 장을 덮은 후 내가 놀란 건 아이들의 관찰력이다.
맨 앞에 면지에는 긴 연필이 있었는데, 이렇게 맨 뒤에는 연필이 작아졌단다.
중간에 선을 많이 그어서 그런가보다고 두 꼬맹이가 이야기하는데, 무릎을 탁 쳤다.
어른이 보지 못한 걸, 너희들은 보고 있구나. 꼬마 화가들의 관찰력이 대단하구나.
얼마 전에 <그림책에 마음을 묻다>에서 추천해준 <점>이란 그림책이 생각난다. 뭘 그러야 할지 몰랐을 때 도화지에 점 하나 찍었더니, 그게 바로 작품이라고 선생님이 인정해준 것. 그래서 '점 그림 전문가'로서 전시회까지 열었던 그 꼬마 화가가 떠올랐다.
아이들에겐 점도, 선도 모두 작품이 될 수 있고, 거기에서부터 꿈이 출발한다. 그런데 자꾸만 어른의 잣대로 자르고, 고치고, 더하여 상상력을 묶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의 생각에 공감하고, 함께 생각하는 엄마가 되어야지, 다짐했다.
역시, 이수지 샘의 그림책은 좋다. 아이도, 어른도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수지의 <선>. 강력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