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이 버거운 나에게 - 나를 괴롭히는 감정에서 자유로워지는 심리 수업
안드레아스 크누프 지음, 이덕임 옮김 / 북클라우드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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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돌덩이가 산다. 이걸 없애려고 무던히 노력했지만 사라지지 않는다. 평소에 가만 있다가 조금만 건드리면 확 커지는 마음 돌덩이를 안고 산다. 좀 내려놓고 싶었다.

<내 감정이 버거운 나에게>(안드레아스 크누프 지음, 이덕임 옮김 / 북클라우드 / 2018)를 펼치기 전 내 마음이 이랬다. 독일의 대표 심리치료학자인 저자의 전작인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나에게>를 작년 가을에 읽고 한동안 마음이 가벼워지는 경험을 했기에, 이 책 역시 기대감이 가득했다.

제목부터 뭉클했다. 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버거워하는 내 모습이 투영되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 작은 일인데도 온 신경이 곤두섰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책을 보니 이건 내 '가짜감정'이었다. 저자는 마음이 무거울 때 자신의 감정을 한없이 들여다보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이게 지금 바로 생긴 '진짜감정'인지 예전의 경험과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 지금 겹쳐서 나타난 '가짜감정'인지 구별하라고 말한다.

생각해보니 나는 수 개월 간 그 일을 해오면서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계속해서 받아왔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내면에 계속 쌓아놓았다. 그래서 작은 건드림에도 폭발을 한 것이다. 도저히 안 되겠다고, 못하겠다고 말한 것도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뿜어져 나온 것이구나, 깨달았다.

그리고 이 책을 본 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롯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나고보니 내 감정이 지나쳤다. 그리고 저자의 조언대로 마음챙김을 실행해보았다.

 


지금부터 나는 마음챙김의 방식으로 감정을 다루는
실질적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마음챙김 방식은 총 4단계로 이루어지며 아주 간단하다.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느끼고, 행동하는 것이다.

 

 

 

나는 내 감정 속에 머무를 수 있다.

나는 방금 어떤 감정을 느꼈는데 이를 멀리하거나 피하지 않고,
또 붙잡거나 연장하려 들지 않고 그저 순수하게 마주하려 한다.
감정을 느낀다고 해서 상처를 받거나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어떠한 감정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감정이란 왔다가 사라지는 파도와도 같은 것이다.
이 감정도 사라질 것이고 나는 이 감정의 파도에 몸을 맡길 준비가
되어 있다. 이 감정이 새롭고 낯설지만 그래도
나는 호기심을 가지고 감정에 내 자신을 열어둘 것이다.

 

 

 

당장 마음의 변화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마치 약을 먹은 것처럼 감정이 갑작스럽게 변화되고 안정되면, 그것 역시 기복이 심할 것이다. 그러기에 서서히, 천천히, 나도 모르게 감정이 안정되고 조절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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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빙 미스 노마 - 숨이 붙어 있는 한 재밌게 살고 싶어!
팀, 라미 지음, 고상숙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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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렸다. 앞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단다. 그렇다면 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아니, 선택을 할 수 있기나 할까.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로 하루하루 버티겠지. 부모님을 간병해보니 선택이란 있을 수 없었다.

여기, 아흔 살에 암 진단을 받은 할머니가 있다. 하지만 할머니는 치료 대신 여행을 선택했다. <드라이빙 미스 노마>의 노마 할머니 이야기다. 소설이 아니라 실제 이야기다.

아흔 살의 노마 할머니는 항암과 치료로 병원에서 죽어가느니, 차라리 살아있는 동안 즐겁게 살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로 했다. 그리고 아들 내외랑 캠핑카를 타고 미국 전역을 여행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SNS로도 잘 알려져 페이스북에 자주 이야기가 올라왔고, 나중엔 TV에까지 출연하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1년 여 여행을 하며 깨달은 '생의 의미'가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어떤 도전이든 "한번 해보지. 왜 안 돼?" 젊은 시절 해군이었던 할머니답게 씩씩했다. 그리고 새롭게 만나는 사람과도 쉽게 어울릴 수 있었고, 몸이 불편한 것에 대한 불평도 없었다.

할머니의 평생 소원이었던 열기구를 타던 날, 나 역시 벅차오름을 느꼈다. 이 꿈을 이루기까지 90년의 세월을 지났지만, 죽기 전에 소원을 이루었다는 게 감동적이었다.

세상에 의미 없는 생명은 없다. 그렇기에 주어진 삶에 그 의미를 찾아가며 충실하게 살아가야지. 그리고 생각해본다. 만일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아직은 겁나지만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노마 할머니, 멋진 인생을 사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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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시차
룬아 지음 / MY(흐름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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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를 넘기기가 아쉬웠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아까웠다.

문장마다 단어마다 어쩜 어쩜.
탄성이 터지는 곳이 한 둘이 아니었다.

<사적인 시차>는 그만큼 잘 쓰고, 잘 찍은 포토에세이다.
내가 좋아하는 톤의 글이다.
구구절절 인생기를 풀어놓은 것도 아니고,
온갖 비유와 미사여구를 더한 것도 아니며,
입에 발린 말로 억지 희망을 주입한 것도 아니고,
자신의 경험을 영웅담처럼 늘어놓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 '룬아'라는 사람이 보인다.

사실 이 책을 보기 전에
'룬아'라는 작가는 잘 몰랐지만
'더콤마에이'라는 카페도 몰랐지만
이 책을 보는 동안
'룬아'라는 사람이 무척 흥미로웠고
즐거운 삶을 살아왔으며
앞으로도 무척 재미있는 인생을 살아가리라 생각되었다.

CD가 시각디자인의 줄임말인 줄 알았다던 저자.
미대에 갔고 박사 과정을 밟으며 대학 강의도 하는 저자.
'더콤마에이'라는 카페를 운영하다가
지금은 <더콤마에이>라는 인터뷰 전문 웹진을 운영하는 작가.
이제 엄마가 된 저자.

어린 시절을 남미에서 보내서일까.
자유로운 영혼이 글마다 느껴진다.

아직 6월이 끝나지 않았지만
내게 <사적인 시차>는 올 상반기 인생책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만큼 글이 뽀송뽀송하고
(내가 좋아하는 페이퍼 기사를 보는 듯^^)
사진도 그야말로 화보다.

틈날 때마다
한 꼭지씩 필사를 하고 싶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쓰지?

책에서 저자는 승부욕, 질투가 많다고 털어놨다.
나는 안 그런 스타일이야, 라고 생각했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고나니
나도 질투의 화신이었다.
이렇게 잘 쓴 글을 보니 말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나도 글쓰는 사람에 대한 편견이 있었나보다.
그림 그리는 사람이 어떻게 글을?
글 쓰는 사람이 어떻게 그림을?
그게 진리가 아님을 이 책을 통해 깨닫고 또 반성했다.

마지막 장에
임신에 대한 고민과
임신으로 인해 누워만 지냈던 시기가 적혀 있었다.
이후 내용이 궁금해서 그녀의 인스타에 가보니
오오오오~출산을 해서 조리중이었다.
뭔가 이야기가 계속 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누구나 자기만의 그릇을 가지고 산다.
욕심을 부리면 넘치고, 소심하게 굴면 놓친다.
하지만 넘쳐보지도, 놓쳐보지도 않으면
그릇의 크기를 알 방법이 없다.
비로소 알게 된 그릇이 생각보다 작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더 쉽게 행복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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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법 - 누구와 이야기해도 분위기가 좋아지는 호감형 말하기 기술
고니시 미호 지음, 김윤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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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바뀌거나 환경이 바뀌면, 만나는 사람의 부류가 달라지고 그들과의 관계법도 달라진다. 공통점은 나이가 들수록 사람 대하는 게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 그리고 작은 말에도 상처를 받는 일이 많아진다. 감정의 기복이 심해져서일까. 대화의 기술이 부족해서일까.

<불편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법>(고니시 미호 지음, 김윤경 옮김 / 비즈니스 북스 / 2018)
우선 책 제목부터 눈에 확 들어온다. 불편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방법이 있다면 꼭 배우고 싶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불편한 사람과는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몸둘 바를 모르는 불편함이 넘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한다면, 대화해야 한다면, 이건 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저자인 고니시 미호는 일본 NTV 보도기자이자 뉴스캐스터이다. 토론 프로그램의 진행을 여러 차례 맡으며 그동안 1,700여 명의 유명 인사를 인터뷰했다니 가히 '인터뷰의 달인', '화술의 달인'이라 칭할 만하다. <불편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법>은 저자가 스포츠선수, 연예인, 학술계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과 만나며 익혀온 대화의 노하우를 자세하게 알려준 책이다.

처음 만난 어색한 사이에서 어떤 화두를 꺼내면 좋을까. 저자는 특별한 소품, 자기소개, 감탄사의 힘, 공통점 끄집어 내기 등 상대방과의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힌트를 제시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잘 듣는' 방법도 일러준다.

일방적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대화', 즉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면 내 이야기만큼이나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쿠션워드'라 일컫는 일종의 '추임새'도 적당히 넣어주면 대화에 흥이 더해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친 사람에게는 "잘돼가?"보다는 "힘들지?"라고 말하며, "나도 그래"의 힘은 그 어떤 말보다 힘을 가지고 있다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사람 좋아하는 나도 가끔 인간관계에 힘이 부칠 때가 있다. 그럴 때 살포시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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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임종학 강의 - 아름다운 삶을 위한 죽음 공부
최준식 지음 / 김영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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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8년 사이에 사랑하는 사람을 세 명이나 떠나보낸 나는
'죽음'이란 말이 누구보다 무섭다.
그리고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은 사람들의 '힘듦'이 시작된다는 것도 체감하고 있다.

모태 신앙으로 자라 사후 세계를 믿어왔지만
때론 그 어떤 것도 부정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
생각해보니 죽음에 대해 부정하고 싶은 기억이 너무 커서인가보다.

그 세계가 궁금했다. 그래서 읽었다.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임종학 강의>(최준식 지음, 김영사, 2018)는
비단 임종을 앞둔 사람과 가족들뿐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읽어봐야 할 책이다.

저자인 최준식 교수는 한국학과 종교학, 죽음학을 공부해 온 학자이자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교수이기도 하다. 그밖에 '죽음학'에 관한
활발한 연구와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석학이다.

요 몇 년 사이, 웰빙만큼 '웰다잉'이 화두로 떠올랐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웰다잉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한 건 보지 못했다.
그렇기에 부모님과 친한 친구의 죽음 앞에서 의연할 수 없었다.

책에서는 죽음에 관한 가이드 북이 필요한 이유,
임종 준비와 유언장 작성방법을 알려주고, 말기 질환 증세에 마주한 경우
의사와 환자, 가족이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
이성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임종 후 사별의 슬픔을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요즘 장례식장에 가면 고인에 대한 추모는 잠시이고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돌아가기 일쑤다.
저자는 이런 상황을 무척 안타까워하며, 몇 가지 제안을 한다.

결혼식에 사전 영상을 틀어주는 것처럼
장례식장에서도 고인의 생전 영상을 틀어주거나
고인의 유품과 추억이 될 물품을 장례식장에 두어
이를 통해 고인을 기억하고 추모하면 좋겠다는 것.
상당히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제안이라 생각된다.

 


죽음은 '당하는' 게 아니라 '맞이하는' 것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죽음은 영혼이 몸을 벗어나는 것이다,
호스피스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준비하러 가는 곳이다...

최준식 교수의 이런 주장은
여러 번의 장례식을 겪은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밖에서 보는 죽음과 곁에서 보는 죽음은 상당히 다르다.
그리고 누구든 임종을 맞이하기에 그 순간이 언제 오더라도
당황하지 않도록 매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겠다.

이 사회는 아직도 '죽음'을 터부시하고
부정적인 관념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부터라도 생각을 전환하고,
때가 다를 뿐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기에
자신과 가족을 위해 '임종학'을 꼭 들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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