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그저 불만을 입 밖에 꺼냄으로써 위안으로 삼을 뿐이다. 마음속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일단 입 밖으로 나온 말은 감정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비참하다는 말을 너무 자주 하면 자신이 정말로 비참한 인간이라고 믿게 된다. 나는 친구든 처음 보는 사람이든 안면만 있는 사람이든지 간에 안 좋은 상황에 대해 딱한 마음을 표현하면 같이 있는 사람들의 기분이 더 착잡해지기만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바꾸지 못하는 상황에 서로 불평을 늘어놓지 않아도 공감대를 느낄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이 필요한 듯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사람은 누구나 파괴적인 감정을 없앨 수 있는 내적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었다. 그는 자신이 바꾸지 못하는 환경 때문에 좌절하느라 시간을 낭비한다면 결코 행복해지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할 때 만족감을 더 잘 느끼게 되고불행감은 잘 느끼지 않게 된다. 철학자들에게 한참 몰두하던 나는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Epicurus에게 주목했다. 기원전 340년에 태어난 에피쿠로스는 그때에 이미 감사의 가치를 파악했다. 그는 이렇게 충고했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욕망으로 가지고 있는 것을 망치지 마라. 지금 가진 것이 한때는 간절히 바라던 것이었음을 기억하라.‘

가진 것에 감사한다는 것이 더 많이 가지려고 노력하면 안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감사는 행복이라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비밀소스이긴 하지만 포부와 결심이라는 재료도 허용되어야만 이 요리법이 수많은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일단 두 가지 유형의 불평을 정의해보았다. 하나는 야단스럽게 나쁜 점을 찾아내는 거고(날씨에 대고 그렇게 했듯이), 다른 하나는 뭔가를 정말 고치고 싶을 때 지적하는 거다. 나의 ‘불평안 하기‘
방침은 전자에만 적용되는 것이었다. 후자는 타당한 영역이었다. 세탁소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원피스의 주름 장식을 망가뜨렸을 때(다시 주름 장식을 만드는 일은 불가능하다) 세탁소 주인에게 공정한 배상을 요청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또한, 새로 산 부츠의 굽이 떨어졌을 때는 교체를 위해 물건을 되돌려 보냈다. 그러니까, 감사가 문제해결에 방해되지는 않았던 거다.

셀리그먼박사는 초기에 진행한 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향상을 일으키는개입은 감사 ‘방문‘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이것의 출발점은 자신의 삶을 더 좋게 변화시킨 사람을 떠올리는일이다. 그런 후에 자리에 앉아 감사의 편지를 쓴다. 그 사람이 어떻게 해주었고 자신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 300자 정도로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편지를 다 쓰면 그 사람과 만날 자리를 마련하는데 그 이유는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되면 편지를 진심을 담아 천천히 읽는다. 이때 방해 요소가 전혀 없어야 한다.

긍정 심리학을 연구한 셀리그먼 박사의 선례를 따라 여러 교수가감사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일부는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타인에게 감사를 느끼게 하는지 유형별로 정의해놓았다. 물론 내가 그것에 전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제시한 일반적인 논리의 예를 한 가지 들자면, 사람들은 시간이나 노력이 투입되거나 비용이 들었을 때 좀 더 감사를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친구가 공항에 가는 길에 나를 같이 태워다주면 고맙다고 느끼지만, 이웃 사람이자신의 목적지가 아닌데도 나를 공항까지 일부러 태워다주면 훨씬더 고맙다고 느낀다.

여전히 나는 감사일기를 주기적으로 썼다. 그리고 매일 밤 쓰는것보다 일주일에 세 번 쓰는 것이 내게 더 적합한 주기인 듯했다. 그렇게 해야 감사일기가 의무적인 일이 아니라 가슴 설레는 일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다음 날 코넬대 교수인 톰 길로비치rom Gilovich~

행동경제학자인 그는 우리가 돈을 어떻게 쓰는지와 얼마나 행복감을 느끼는지의 상관관계를 수년 동안 조사했다. 그가 발견한 중요한 사실은 이렇다. ~ 그는 조사를 여러 번 하면서 물건보다는 경험에서 얻는 즐거움이 더 지속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길로비치 교수는 무엇을 구매할 때 감사를 느끼게 되는지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했다. 그는 아무리 근사하고 화려하고 값비싸다고 해도 물건은 감사를 잘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건에 감사하려고 노력할 때 가장 큰 문제가항상 자신이 가진 것을 다른 사람이 가진 것과 비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험과 관련해서는 이런 종류의 비교가 발생하지 않는다. 길로비치 교수는 "남들 하는 만큼 하면서 살려고 하는 현상은 경험보다는물질과 관련하여 더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라고 말했다. 경험이란개인적이기 때문에 비교할 필요가 없다.

디즈니랜드 안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들은 처음보다 훨씬 덜행복한 반응을 보였다. 기다리는 줄은 끝없이 이어졌고 날씨는 더운데다 음식값도 비쌌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한인터뷰에서는 다시 긍정적으로 말했다. 온 가족이 좋아했고 즐겁게놀았다고 말이다.
"감사하는 마음은 실제 일어난 일이 아니라 경험을 어떻게 기억하는가와 관련이 있어요." 길로비치 교수가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경험이 상품화되어 소유해야할 또 다른 물건처럼되어버리는 현상에 조심해야 한다. 내 친구 한 명은 최근에 베네치아에서 한 주 동안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행동경제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우리에겐 만족시켜야 하는 자아가 두 가지이기 때문에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요소를 이야기하기란 어렵다고 말했다. 그 두 가지는 바로, 경험하는자아와 기억하는 자아다.

대니얼 카너먼은 경험의 마지막 부분이 우리의 전반적인 기억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치료를 받는데마지막에 갑자기 고통을 느꼈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그 치료는 똑같은 고통을 치료 중간에 받았을 때보다 더 괴로운 기억으로 남게 된다. 카너먼은 기억하는 자아가 특정한 사건이 지속한 시간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발견했다. 중요한 점은 그 강도가 강한가 아니면 약한가다. 새롭고 색다른 것을 기억하는 신경세포들은 우리에게 유리한 작용을 할 수 있다. 가령, 일 년에 짧은 여행을 여러 번 하는 것이 길지만 평범한 휴가를 한 번 다녀오는 것보다 더 짜릿한 경험과 감사한 추억이 된다.

감사는 두 자아 모두에게서 흘러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경험하는 자아가 경험하는 순간에 감사를 표현하면 삶을 더 긍정적으로 보게 된다. 여기에 더해 기억하는 자아가 과거에일어난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아, 알프스 하이킹이여!) 또다시 감사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물건보다 경험의 가치가 더 크다는 데 공감했지만 나를 정말 감사하게 만드는 물건이 몇 가지 있다는 점은 부인하지 못한다.

표준 경제학에 의하면 돈은 돈일 뿐이며 우리가 돈을 어떻게 버는지, 이웃은 돈을 얼마나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요즘 새롭게 떠오르는 행동경제학자들은 우리가 봉급에 얼마나 만족하는가는 주변 사람들이 돈을 얼마나 버는가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는점을 지적한다. 

"이른바 감사의 개입이 이루어질 때 특권 의식이 줄어들고 자신이
"세상을 위해 한 일보다 세상이 자신을 위해 해준 일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피프는 말했다. 간단한 상기만으로도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사람들에게 삶의 어느 지점에서 타인에게 받았던 도움을 생각하게 하면 좀 더 협력하는 태도를 끌어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아이들 사탕을 가져갈 생각일랑 안 하게 되는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을 지닐 때 내부에 초점을 맞추던 경향이 외부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으로 바뀌고, 세상이 그동안 자신에게도움을 주었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피프는 이렇게 말했다.

요헨리 자레키 박사는 내 말을 반박하지 않았다. 그 대신 인생에서우연의 일치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이야기했다. 그는 우리가 수많은 기회의 순간들에 둘러싸여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준비가 되어있고 안테나를 곤두세우고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붙잡을 수있다고 했다. 그런 후에 이른바 ‘집중적인 에너지‘로 열심히 일하고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외에도 성공을 이루는 데는 뜻밖의 행운도 작용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 만족하는 것이 여분의 방이나 봉급 10퍼센트인상을 추구하는 것보다 행복에 이르는 훨씬 바람직한 방법이다. 여기서 앞서 언급한 조사 결과, 즉 우리가 이웃이나 친구와 자신을 비교한다는 문제를 되짚어보게 된다. 삶에서 일어나는 좋은 일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마음이 감사다. 이러한 감사를 느낄 때 해로운부러움이라는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 부러워하는 것만큼 자신에게해로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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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눈짐작eye measure 또는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고 서로 화합하며 관계를맺기 위해 타인의 생각과 느낌을 살피는 섬세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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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를 본다고 자신다움을 잃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 평화로운 상태에서 상대방을 관찰하고 판단하면,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진정으로 남을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인의 비밀 무기, 눈치는 현실을 용감하게 받아들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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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은 감사와 은혜 사이에 구별을 짓습니다. 은혜란 갚아야 하는 빛입니다. 감사는 뭔가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느끼는 감정이나 세상에 대해 느끼는 행복한 감정을 말하고요. 감사하게 되면 채무감이아니라 선행을 베풀고 싶다는, 포용적인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아이들이 머릿속으로 이러한 구분을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연구실에 온 대가로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한아이들이 아니라 다른 친구에게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한 아이들이더 잘 나누는 경향을 보였다. 던햄은 아무리 어린아이들일지라도 조금이나마 감사를 느끼면 다른 사람에게 뭔가 해주고 싶어 하는 감정을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던햄은 어린이들이 느끼는 감사의 감정이 단순한 호혜주의보다더 포괄적인 나눔을 고무시킨다는 점에 주목하며 만족스러워했다.
자신이 받은 작은 선물에 감사함을 느꼈던 아이들은 자신의 별 모양 사탕을 다른 아이들과 나누었다. 이는 단순히 받은 것을 되돌려주거나 은혜를 갚는 행위가 아니다. 어쩌면 이런 부분 때문에 인간이침팬지보다 진화 단계에서 앞서 있는 건지도 모른다.

"아빠한테 되돌려줘도 되는데 돈으로는 주지 마. 네 자식한테 이아빠가 했듯 똑같이 해주는 게 가장 멋지게 되돌려주는 길이야." 다정하신 아빠가 말씀하셨다.
당시에는 그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 나도 내 아들들에게 똑같은 요구를 할 것이다. 돈으로 갚지 말고 선행으로 갚으라고 말이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감사 표현 아닌가. 그리고 이는 감사를 더 친절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발판으로 생각하는 제임스 아서와 얘로우 던햄 같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선순환의 목표까지도 충족하는 일이다.

부모가 어린 자녀를 자신의 경험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도록 도와주고 좀 더 큰 세상에 노출해주는 것은 일종의 선물이다. 나중에 자녀가 더 자랐을 때 10대가 감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를 부모가 이해한다면 성장의 힘든시기를 온 가족이 무사히 헤쳐가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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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은 자신이 다른 누군가의 삶에 저당잡힌다는 느낌을 싫어해요. 부모가 통제를 많이 하고 자녀의 삶의 초점을 부유함, 성취,
대학에 맞출수록 자녀가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점점 더 파악하기 어려워져요."

엠마라는 한 젊은 여성은 이를 이해했다. 엠마는 서부 매사추세츠의 한 대학을 졸업하고 영화 제작사에서 인턴을 시작했는데 부모님이 집세를 내준다고 했다. 그녀는 이런 말을 했다.
"제가 느끼는 감정들은 배배 꼬여있어요. 부모님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에 죄책감과 짜증이 밀려들어 감사를 느낄 틈이 없어요.
감사보단 죄책감을 더 느끼는 것 같아요."

나는 그들이 부모의 도움에 내심 고마워하지만, 그것보다는 자기삶을 자신의 힘으로 온전하게 다루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한 유감이훨씬 큰 것 같았다. 엠마가 말한 대로 감사보다는 죄책감이 더 큰것이다.
"이건 통제와 관련된 문제예요. 자기 힘으로 이루고 싶지 누군가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기 싫은 거죠." 그레그가 말했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한 세미나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대학생과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초반의 젊은 층으로구성된 그들은 자신을 정의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 자신 외에는 바라보지 못했다. 많은 젊은이가 감사라는 개념에 언짢은 기색을 보이는 듯했다. 콜로라도 볼더에 사는 스물두 살의 그레그는 이 세미나의 한 토론에 참가했는데 이런 말을 했다. "전 ‘내가 무엇인가를 빚지고 있다‘는 느낌이 싫어요. 선물 받는 것도 싫고 누군가 친절하게 구는 것도 싫어요. 그러면 불편한 기분이 들거든요."
그레그와 같은 그룹에 있던 다른 젊은이들도 곧바로 동의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빚지고 있다는 느낌을 가장 받기 싫은 상대가 바로부모님이라고 명료하게 말했다.

"감사를 표현해야 할 필요성은 우리가 자신의 삶을 온전히 통제할수는 없다는 점을 상기시켜줍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누군가에게 빛을 지거나 의존할 수 있고, 자신의 운명을 완전히 주도하지 못하며,
때로는 외부 상황에 취약하다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것입니다."
‘빚을 지고 있다. 외부 상황에 취약하다. 삶을 통제하지 못한다‘라는 느낌은 어떤 젊은이도 느끼고 싶어 하지 않는 감정이다. 하지만 샐로비 총장은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완전한 자기 의존이라는 신화를 거부하지 못한다면 삶의 진정한 행복을 아마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타인의 도움을 받아들이고 그 도움에 감사하는 열린 마음을 키우지 못한다면 만족스러운 삶은 요원할 것입니다."

맷 데이먼의 접근법은 옳았다. 여러 연구에서 공감은 감사에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드러났다. 요즘은 심리학자들이 이를 ‘감성 지능‘
이라고 부른다. 두뇌와 행동을 다룬 다양한 연구 결과,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IQ가 성공에 기여하는 비율은 20퍼센트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80퍼센트는 정서적인 측면과 관련된 다른 요소들의 영향을 받는다. 자녀가 잠시 자신의 자아에서 벗어나 타인의입장이 되는 상상을 해본다면, 타인의 감정에 잘 반응할 수 있고 자신의 감정도 더욱 잘 인지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과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베풀어준 것을 알아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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