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탈을 다 내려온 곳에서 아까는 보지 못했던 안내판을 보았다. 맹금류 축사라고 적힌 안내판이 화살표 모양으로 비탈 위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뒤처진 채로 그 앞에한동안 서 있다가 일행에게 돌아갔다.
위쪽에 맹금류 축사가 있더라고 나는 말했다. 똥물이에요.
저물이다. 짐승들 똥물이라고요.

나는 그날의 나들이에 관해서는 할말이 많다고 생각해왔다.
모두를 당혹스럽고 서글프게 만든 것은 내가 아니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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