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뒤에 이어지는 절망적인 말.
"자고, 내일 아침 먹고, 집으로 돌아가."
지속적인 피난처란 없다. 언제까지 모르는 사람에게 신세를 질 수도 없는 법이다. 그 정도는 알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솔직히 말한들 겉으로만 봐서는 타인의 집안싸움, 거기에 끼어들고 싶어 할 오지랖 넓은 사람은 흔치 않다. 그렇다면 내가 한 일은 뭐지, 단지 닥쳐올 고통을 조금지연시킨 것뿐?

그는 두 손가락으로 내턱 끝을 잡고 이리저리 돌리며 눈물을 받았다. 동의없이 혈액을 뽑아 가는 간호사와 같이 신속한 손놀림이었다. 심각한 나를 놀리는 기분도 들었지만,
참으로 고맙게도, 갑자기 어이가 없어져서 눈물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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