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부터 재미있다. ‘그런 책은 없는데요…‘딱 봐도 곤란한 사람을 대할 때 하는 말버릇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은 서점 직원들이 겪은 곤란한 손님들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짧고 단편적이라 하루만에 읽을 수 있는 간단한 책이지만 내용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는다.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특이한 사람이 많다는 말은 과연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그 정도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없었던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렇다고 책의 내용이 이상하다는게 아니라 직원들이 만난 진상 손님들의 행패 때문인데,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날 것 같은 진상짓이 외국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예를 들어 무책임한 부모라던지 책 제목도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찾아달라고 화를 내는 사람이며 서점인데 엉뚱한 것을 찾는 사람들. 이외에도 넘쳐난다.보면서 세상은 참 이상한 사람들이 많구나,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그리고 온갖 고생을 하시는 서점 직원분들과 이와 비슷한 서비스 업종을 하시는 분들에게 잘해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시는지.... 안타깝다.
사실상 절판이나 다름없는 2권. 중고로 가격이 무려 10만원이 넘어가는 안 좋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전권 절판이거나 품절이면 그랬나싶겠지만 한 권만 품절이고 재발매가 안된다면 나머지 사람들은 어쩌라는건지.나중에 현지에 애장판이 절판되어 구할 수 없다는 말은 하지 말아줬으면 하고 바랄뿐이며 동시에 처음부터 일본처럼 애장판이 아닌 단권으로(8권) 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여하튼 이번 권은 역사적 사건이 1권보다 많이 나와있다. 스토리상으로는 느려도 만주사변이나 이와 연관된 실존 인물들의 자료가 나와있다. 그리고 여기서 주로 다루고 있는건 칸지와 츠지의 ‘오족협화‘ ‘왕도낙토‘ 사상과 음모다. 칸지는 다른 일제 군부 세력들과 색다른 행보를 보인 인물이다. 중/일 전쟁이 한창일 때 칸지는 ‘일본이 싸워야 할 나라는 중국이 아닌 소련이다!‘라는 주장을 펼친다. 그리고 일본,중국,만주인들이 서로 힘을 합해 소련으로부터 대항해야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오족협화‘라는 용어가 재조명된 것이다. 칸지가 만주국을 독립국가로서 일본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날 것을 요구한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언뜻보면 뭔가 평화적이고 좋을 것 같으나 결국 똑같은 말이다. 아마 칸지는 만주국이라는 독립 국가를 방패삼아 북쪽으로 진출할 계획이었을지도 모른다. 만주국에는 몽골인, 중국인들이 많았으니 일본쪽에서는 별로 피해볼 것이 없다고 생각한 듯 하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칸지가 계획한 것보다 그의 열렬한 팬(?)인 츠지의 계획이었을 확률이 높다는게 뒤에 나온 학자들의 의견이다. 뭐, 어찌됬든 칸지가 개입하지 않았을것이라는 추측도 추측이니 알 수 없다. 그리고 내 생각에도 칸지와 츠지의 계획은 너무 터무니없어보인다. 미국도 만만치 않은데 소련이라니...... 게다가 당시 소련의 원수는 스탈린인데 말이다. 나라도 반대했을 것이다. 이로인해 당시 일본인들의 생각이 어떠했는지 안봐도 뻔히 보였다. 미쳐가는 기미가 이때부터였는지도 ㅂㄷㅂㄷ끝으로, 움보르트는 이런 실존인물들과 접점을 이루면서 나아가고 있다. 다음 목적지가 어딘지 기대 중이다.
"만주국은 일본에게 몹시 큰 존재감을 지닌 곳이었다. 자신들이 잘만 하면 ‘왕도낙토‘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은 그곳에 나라를 세웠다. 그러나 역시 현지의 일본인들은 거들먹거리기만 했을 뿐, 그 결과 돌아온 것은 인과응보였다. 열심이었을지 몰라도 그것은 틀렸던 것이다. 단순한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는 놓치기 마련인,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 같은 미묘한 것을 그리고 싶었다."-작가의 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정도로 아름다운 소설이다. ‘도련님‘이 1인칭 시점이라면 이 책은 다이스케를 바라보는 관찰자 시점에 가깝다. 그럼에도 다이스케의 심정이 누구보다 잘 전해지는 것이 신기했다. 고등 한량이나 다름없는 다이스케는 사회생활을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다이스케가 친구의 아내, 미치요를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까지의 변화가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고조된다. 마지막에 일을 하찮게 생각하던 그가 일을 구하러 뛰쳐나가고 전차에서 온 세상이 움직이며 불탄다고하는 모습은 소설 초반의 다이스케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마치 한 사람의 파멸을 엿본것 같았다.어찌보면 지극히 개인주의적 소설같은 느낌이 들지만 사회로 나아가는 첫 발걸음은 자기자신, 즉 개인이므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소세키는 비교적 이러한 글들을 많이 쓰는 것 같기도하다. 어느 트윗에서 본 글이 있다.‘소세키가 생각하는 근대인들의 다섯가지 고민거리‘라고. 1. 돈2. 사랑3. 가족4. 자아의 돌출5. 세상에 대한 절망오늘날의 현대인에게도 해당하는 고민거리다. 그 후 또한 이러한 다섯가지의 고민거리가 등장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참 대단한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이 작품은 뭔가 감수성이 풍부하고 감각적인 사람들이 읽으면 딱인 소설이다. 다이스케의 화려한 말솜씨와 예술적 감각이 특징이기에 많이 읽었으면 한다.
자연의 아들이 될 것인가, 아니면 의지의 인간이 될 것인가.
'무지갯빛 트로츠키'제목만 보면 뭔가 트로츠키와 관련된 책인것 같지만 사실 이 책에서 트로츠키는 중요치 않다. 오직 일본인/몽골인 혼열아 주인공 '움보르트'이 겪는 고난과 고뇌가 중요할뿐이지만 제목 때문에 많은 오해를 받는 작품이다 ㅠ암튼 이 작품은 그 유명한 '기동전사 건담'의 작가이자 애니메이터 경력을 가지고 있는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그린 역사만화다. 배경은 무려 일제가 판을 치던 1930년대. 한창 일본의 역사 인식이 논란인데 작가인 요시카즈는 이 작품에서 일제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주인공이 일제 순사에게 끌려서 고문당하는 것은 물론 반일제를 외치는 사람들을 잡으려고 마을 하나를 통째로 불태우는 모습 등등 꽤 직설적이다. 또한 당시 고위 군관이었던 자들, 도조 히테키, 츠지, 간지의 모습도 우스꽝스럽게 그렸고 정치적 음모를 잔뜩 가지고 있을 법하게(사악하게) 그렸다. 하지만 작가가 단순히 일제를 비난하기위해 그린 것은 아니다. 주인공인 움보르트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는데, 그의 행동은 다소 기이할 정도로 방황해한다. 움보르트는 반은 일본인, 반은 몽골인인 청년이다. 하지만 그는 일본인을 극도로 싫어한다. 이유인 즉슨 일제의 벌인 만행과 어린시절 10년의 기억을 잃어 그것을 되찾기 위함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일제가 만주에 세운 학교에 들어가 공부한다. 사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자기의 정체성과 잃어버린 기억이지, 민족의식이나 애국심은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민족들이 서로 화합하고 평화롭게 사는 걸 지향하는 쪽이랄까. 일종의 평화주의자인 셈이다.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작가도 이런 부류가 아닌지.다른 우익 일본인들이 그리는 만화에 비하면 요시카즈가 그린 만화는 양심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에 나온 '하늘의 혈맥'에서는 안중근 의사가 나왔다고 하니 대단하고 신기할따름이다. 아직 1권이라서 대강 사정은 잡지 못하겠으나 앞으로가 기대되는 만화다. 그리고 또 하나 더, 확실히 전직 애니메이터에 동양화풍을 잘 그리는 사람답게 그림체가 살아있듯이 역동적이다. 정말 이걸 보고 요즘의 그림들을 보면 전혀 살아있듯한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이게 90년대에 나온 것이다 보니 가끔 옛날 만화의 느낌이 나긴한다. 그래도 굉장히 재미있으니 적극 추천한다!
한국사를 좋아하는 친구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큰별쌤 최태성 쌤이 직접 편집하시고 구성한 한능검 중급 참고서!올해 5월에 열리는 한능검(한국사능력 검정시험) 중급을 보는 나로서 필수템이 아닐수없다. 솔직히 이번이 첫 한능검 시험이어서 문제집으로 뭘 사야할지 고민이 참 많았다. ebs 것으로 사자니 무려 몇년전에 출판한(....) 문제집이라 불안하고, 다른 것들은 가격이 꽤 있어서 도대체 뭘로 준비해야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그때 떠오른 생각. 큰별 쌤. 역사하면 그분인 최태성 쌤이 생각났다. 검색했더니 이 문제집이 딱 보여서 샀다. 샀더니 예상외로 구성이 좋았다. 무엇보다 개념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일단 이 책은 개념 중심 참고서다. 문제는 별로 없다. 옆에 2개씩 나오는 것 말고는 딱히 문제가 없어서 문제를 원하시는 분에게는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념은 탄탄해서 딱히 한능검이 아니더라도 역사 공부할 때도 좋은 참고서가 될 듯하다. 그리고 가장 큰 장점.개념정리보다 더 큰 장점이 있느니, 바로 한국사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난관인 '경제/통치 기구/제도' 등을 이해하기 쉽게 나와있다는 점이다. 혹시 역사적 흐름이나 꽤 역사를 하는 사람인데 위와 같은 경제, 제도를 이해하기 어려운 분들에겐 딱이다. 나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내년에는 고급을 볼 작정인데 내년에도 나왔으면하고 생각한다. 아무튼 적극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