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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사용설명서 -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치유의 심리학 ㅣ 감정사용설명서
롤프 메르클레 & 도리스 볼프 지음, 유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감정 사용설명서》는 독일의 심리치료사 부부가 공동으로 쓴 감정 치유 심리학 도서이다.
공동 저자인 부부는 심리 치료실을 운영하면서 익힌 ‘임상 경험이 풍부한 심리치료사들이 쓰는 실전 심리학‘을 이 책에 고스란히 넣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막상 책을 펼쳐보면 간결하고 깔끔한 문체가 우리를 반긴다. 처음에는 너무 깔끔한 나머지 이 방식이 정말 맞을지 의심이 갔지만 차츰 읽다보니 이 책이 깔끔했던 게 아니라 읽는 독자인 내 마음이 복잡했었던 것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나는 표지에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리는 치유의 심리학‘이라는 부제목을 보고 읽어보기로 결정했다. 살면서 우울한 감정에 쉽게 빠지는 것도 문제였으나 무엇보다 부정적인 감정(불쾌한 감정)이 문제였다. 본문에서도 우울증은 하나의 감정이 아니라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에 의해 발생한다 했으니 말이다.
결론적으로 도움이 된 책이었다. 특히 챕터 10 - ‘나한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지?‘편이 가장 인상 깊었다.
이 챕터를 보면서 자기반성을 꽤 했다. 펄쩍뛰면서 화를 내본적은 없지만 타인을 대하면서도 어느정도 불쾌한 감정을 요새 자주 느끼곤 했는데 알고보니 이것이 분노였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방식대로 움직이기를 은근히 원했다는 독불장군같은 마음이었다는 것을 이 챕터를 보면서 알았기 때문이다.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 안에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그들이 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할 권리를 앗아가버리는 전제군주가 들어있다‘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내 안에 전제군주가 있다니! 타인한테 꽤 관대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분노를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화를 표출하는 편도 아니고 그냥 참아야 하나..? 저자는 일단 분노의 상황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즉 상대방은 자신의 요구나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음을 인정하고 이것이 내 개인적인 문제 때문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다른 사람은 그의 상태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을 한다. 그것은 나와 내 인격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리고 타인의 반응에 집중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타인 때문에 분노하면 오히려 자신의 감정만 상하고 상대방이 뜻한대로 행동하는 꼴이 되버린다.
이외에도 자신감, 우울증, 불안에 대해 위에처럼 딱 할 말만 하는, 전체적으로 정직한 책이다. 곁에 두고 읽기에도 좋은 책이겠다.
한 가지 더, 개인적으로 슈테파니 슈탈의 ‘심리학, 자존감을 부탁해‘라는 책도 추천한다. 이 책은 자존감을 좀 더 본격적으로 다루는 책이니 겸해서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길은 뭔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것이 당신에게 얼마나 중요한가와는 상관없이,당신이 그것을 반드시 얻게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상대방이 당신에게 그것을 꼭 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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