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을 넘어서 니체전집 7
프리드리히 니체 / 청하 / 198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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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후로 읽는 니체의 두 번째 저서이다.

비록 중판본이었지만 어렸을 때 도서관에서 읽었던 기억이 나는 책이라 오랜만에 즐겁게 읽은 것 같다. 제목에 걸맞게 선과 악을 넘어서서 새로운 자신만의 개념을 주장한 니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선과 악은 어떤 절대적 진리가 아니며, 철학적 진리라고 여겨지는 것들도 마찬가지로 그 자체로의 본질이 아닌 자기가 믿고 싶은 걸 믿고자 하는 것에 가깝다는 주장 등등이 그랬다. 과연 철학계의 '망치'이자 '다이너마이트'다웠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도 니체의 생각을 잘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실제로도 본 책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뒤이어 나온 것으로, 차라투스트라가 이해하기 어렵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니체 스스로가 말했었다.). 


참고로 몇몇 사람들은 니체를 반유대주의자나 민족주의자라고 말하는데, 본 책을 읽어본 나로서는 오해라고 생각한다. 물론 니체도 사람인지라 당시 시대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여성에 대해 편견 섞인 말을 했다든지, 유대인에 대해서도 비꼬는 말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본 책에서도 그렇고 막상 니체의 책을 읽다보면 유대인보다는 영국인들과 자유주의자(민주주의자, 사회주의자)들을 더 싫어하는 것 같아 보인다. 게다가 니체는 민족을 넘어서 사람 자체를 고귀한 사람과 미천한 사람으로 나눈 사람이다. '그러나 우리는 제주이트도 민주주의자도 아니고 완전한 독일인조차 못된다. 우리는 다만 건강한 유럽인들이고 자유로운 극히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들이다'. 아직은 니체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그랬다. 앞으로도 니체의 책을 꾸준히 읽어볼 생각이다!

우리는 마침내 보다 근원적인 의문에 도달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 의지의 가치에 관해 물었다. 우리가 어째서 차라리 허위를, 불확실을, 무지를 구하지 않고 하필이면 진리를 구하는가를 생각해 보라. - P25

철학자에게는 비개인적인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의 도덕이 그가 누구인가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된다. - P30

마치 인식이 그 대상을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주체나 대상의 어느 한 쪽도 왜곡시키지 않고 ‘물자체‘로서 포착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나는 백 번이라도 반복하겠지만 ‘자명한 사실‘이나 ‘절대 인식‘, 그리고 ‘불자체‘와 같은 개념들은 형용의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는 그러한 말들의 미혹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 P39

생각은 ‘내가‘ 원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무엇‘이 원해서 나온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그 무엇은 생각한다‘라는 진술을 너무 과장해서 생각해 왔으며, ‘그 무엇‘이라고 할 때 거기에는 사고 작용에 대한 일정한 ‘해석‘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 무엇‘이 작용 자체에 속한 것은 아니다. - P40

원인, 결과, 상호성, 상관성, 강제, 수, 법칙, 자유, 동기, 목적 등을 만들어 낸 것은 바로 우리들이다. 우리가 이러한 상징 세계를 사물들에 투사키시고 뒤섞음으로써 그러한 세계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만든다면 우리는 항시 그래 왔듯이 또다시 ‘신화적‘으로 행동하는 셈이 된다. - P45

지식에 대해 주의하고 순교를 경계하라! ‘진리를 위해‘수난을 받지 않도록 조심하라! 철학자의 순교와 그의 ‘진리를 위한 희생‘은 그의 마음 속에 숨어 있는 선동가와 배우적인 기질을 여실히 드러내준다. - P51

대중과 접촉하면서 때때로 나오는 혐오, 싫증, 연민, 우울, 고독과 같은 감정 때문에 괴로워도 해보고 근심도 해본 경험을 갖지 않은 사람이란 분명 고결한 취향을 가진 사람은 못된다. 평균적인 인간에 대해 오랫 동안 진지하게 관찰하려면 자연히 많은 기장과 극기가 필요하게 되고 많은 친절을 베풀어야 하고 불유쾌한 접촉을 가져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들이 들어 있지 않은 철학자의 전기란 찾아보기 어렵다. - P52

가장 높은 수준의 통찰력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가질 만한 자질도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 무단히 배워서 사용하게 되면 어리석음이 되어버리고 때로 범죄가 되기도 한다. - P56

타인에게 매여서는 안 된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일지라도, 모든 인간은 감옥이며 밀실이다. 조국에 매여서는 안 된다. 학문에 매여서는 안된다. 자기 초월에 매여서는 안 된다. 자신의 미덕에 매여서는 안 된다. 인간은 스스로를 보존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 P66

자유정신을 사칭한 평등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용기 있고 예의 바르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겠다. 그들은 모두 고독이라는 걸 모르고 홀로 설 줄도 모르며 고지식하고 친절한 인간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모든 불행과 실패의 원인을 이제까지의 낡은 사회 형태 탓으로 돌리려는 근본 성향을 가졌다는 점에서 그들은 왜곡된 정신을 지녔고 어리석고 피상적이다. ‘권리와 평등‘과 ‘모든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통해 그들은 고통 자체를 반드시 제거되어야 할 어떤 것으로 취급한다. - P68

인류의 도덕적 시대에 이르러서 인간은 그의 신에게 자신의 가장 강한 본능들을, 자신의 ‘본성‘을 바쳤다. 인간은 신 자체도 희생시키고 스스로에 대한 학대로서 돌, 중력, 어리석음, 운명, 무 등을 경배해야만 하는 데까지 이르지 않았던가? 이제 무를 위해 신을 희생한다는 식의, 잔인성의 최종 단계의 역설적 미스테리가 다가올 세대를 위해 남겨졌다. - P79

선악을 넘어선 - 사람은 누구나 염세주의에 반대되는 이상에 도달하게 됐을 것이다. 원기왕성하고 생동감에 넘치며 세계를 긍정하는 인간의 이상, 처음부터 다시, 를 외치며 과거에 존재했고 현재도 존재하는 것이 영원히 되풀이 되도록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다. - P79

종교는 평범한 사람들 - 봉사와 전체의 편익을 위해 존재하며 그것 외에는 다른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운 광범위한 다수 -에게 자신의 위치와 처지에 대해 헤아릴 수 없이 큰 만족을 안겨 주고 여러가지로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주고 복종을 정당화시켜 주고 서로간에 행복과 슬픔을 나누도록 고무하고 그들의 모든 일상성과 비천함과 그들의짐승에 가까운 정신적 가난을 호도하고 미화하고 정당화시켜 준다.

한 사람 만을 사랑한다는 것은 일조으이 야만 행위이다. 왜냐하면 그로 인해 그밖의 모든 사람은 무시되기 때문이다. 신에 대한 사랑 역시 마찬가지이다. - P90

본능, 집에 불이 났을 때 사람들은 밥 먹는 일조차 잊어버린다. 그러나 불이 꺼진 후에는 잿더미 위에 앉아 밥을 먹는다. - P92

도덕적 현상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현상에 대한 도덕적 해석만이 존재할 따름이다. - P95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싸우는 과정에서 자신마저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그대가 오랫 동안 심연을 들여다 볼 때 심연 역시 그대를 들여다 본다. - P100

철학자들이 ‘도덕을 위한 합리적 기초‘라고 불렸던 것, 또 그러한 기초를 제공하려 했던 노력 등을 정밀하게 살펴보면 그것들은 단순히 일반 시중에서 통용되는 도덕에 대한 평범한 믿음이 학문적으로 변형된 것이거나 이러한 믿음을 표현하기 위한 새로운 수단에 불과한 것이고 따라서 하나의 특수한 도덕에 속한 또 다른 사실에 불과한 것이며 궁극적으로 이러한 도덕을 문제시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일종의 부정적인 태도인 것이다. - P108

선악을 안다고 믿는 것, 선을 찬양하고 악을 비난함으로써 스스로를 미화하는 것, 스스로를 선이라 부르는 것 등은 바로 가축떼, 혹은 가축떼적 인간의 본능이다. 오늘날의 유럽의 도덕은 가축떼적인 도덕이다. - P125

모든 형태의 예속적인 사회 계층에 속한 평민들은 다만 타인들이 평가하는 대로 존재하는 인간에 불과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은 주체적인 가치 부여라는 것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주인이 자신들에게 부여해준 가치 이외에는 어떤 가치도 자신들에게 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제 ‘그들처럼 되라! 평범하게 되라!‘라는 구호만이 이해 가능하고 설들력을 가진 유일한 도덕이 된다. 범용의 도덕은 자신의 정체가 무엇인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절대로 고백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절도와 품위, 의무와 이웃 사랑을 설명해야만 한다. - P216

오늘날 유럽의 거의 모든 곳에서 우리는 고통에 대한 병적인 민감성과 수용성을, 불쾌할 정도로 무절제한 비탄을, 그리고 스스로를 보다 고상한 어떤 것으로 꾸미기 위해 철학적 잡동사니와 종교를 이용하는 자비심의 증가 추세 등을 목도할 수가 있다. 요컨대 오늘날 유럽에서는 분명 고통의 대한 경배가 행해지고 있다!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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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에 Historie 4
이와키 히토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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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에 이어 4권 역시 흥미진진했다. 특히 에우메네스의 전략술이 인상적이었다. 이야기 전개 방식도 보다보면 감탄이 나온다! 다음 권도 계속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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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에 Historie 3
이와키 히토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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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의 음모로 자유민에서 노예가 된 에우메네스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권이다. 물론 반란 때문에 노예 신분에선 빨리 벗어나지만 마치 고향에 돌아가기 위해 기나긴 여정을 떠나는 오이디우스 왕처럼 본격적인 에우메네스의 일대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 권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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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철의 왈츠 4 - 시프트코믹스
모리노 키코리 지음, 나민형 옮김 / YNK MEDIA(만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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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4권이다! 다른 만화책들에 비해 출간이 빨라서 좋았다. 3권에선 하루미의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엔 하루미와 미즈하라 선생님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전체적으로 좋았지만 후반부에 대인관계에 어려워하는 하루미를 위해 조언해주는 친구들의 모습이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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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연화 41 (2024 캘린더 포함 한정판)
미즈호 쿠사나기 지음, 이상은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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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캘린더가 나왔네요. 바로 구매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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