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의 여자 - 뮤리얼 스파크 중단편선
뮤리얼 스파크 지음, 이연지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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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 리제는
깨끗한 논뚜렁의 미꾸라지.
이 미꾸라지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그 주위를 흙탕물로 만들어버린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나 (독자.)
그 푸연 흙탕물 안에 무슨일이 벌어질지
작가의 정보만을 의지 하게 된다.
이 주인공은 무엇을 하려는 걸까?
의심과 궁금, 호기심을 가지고 읽게 된다.

리제(주인공)가 어떤 인물인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묘사가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작품은 내 리제의 여행 혹은 기행을 보여줄 뿐
리제의 배경을 설명하지 않으며, 리제의 내면으로는 더더욱 진 입하지 않는다.

이 풍을 뒤쪽의 작품해설에서 ˝누보로망˝ 소설이라고 한다.

프랑스어로 ‘새로운 소설‘이라는 뜻의 누보로망 사조는 1950년 대 프랑스에서 시작되었으며, 앙티로망Anti-roman, 반소설이라는 또 다른 명칭에서도 드러나듯 19세기의 전통적 줄거리 위주 소 설에 대한 반발로서 탄생했다. 알랭 로브그리에는 이러한 누보로망의 주창자이자 대표 작가로, 1950년대에 《고무지우개 Les Gomme》 (1953), (엿보는 자Le Voyeur》 (1955), 《질투La Jalousie》 (1957) 등의 대 표작을 연달아 발표했으며, 1963년에는 누보로망 이론서인 《누 보로망을 위하여》를 펴낸 바 있다.

누보로망작가들의 작품에서 보고, 느끼고, 상상하는 것은 공간과 시간 속에 자리하며 열정으로 조건 지어진 로브그리에 자신과 다를 바 없는 하나의 인간이다. 누보로망 작품은 오직 이러한 인간의 제한되고 불확실한 경험만을 이야기하며, 이로써 바로 여기, 지금 존재하는 인간은 자기 자신의 서술자가 된다.

각 장마다 던져지는 매혹적인 문장들이 나를 깜짝 깜짝 놀라게 한다.
20세기초 사람들의 소설, 그리고 소설가의 생명력은 아주 길구나.

리제와 피드커부인 마이웨이 화법이 인상적이다.
서로 자기말만 한다.
대화를 받아주지 않는다.
마치 그 대화에 대한 답을 하면 지는 게임을 하는 것 같다.

몇개의 떡밥을 회수하는 결말이었지만,
난 아직도 리제가 왜 죽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다.
열린 결말로 독자의 창조적 개입을 환영하는 책이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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