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의 품격
장중호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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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을 하는 직장인의 이상적인 모습은 농경문화 정신과 노마드 정신을 시기에 맞게 잘 적용하는 사라이 아닐까. 아직 자기만의 틀과 프레임이 정해지지 않은 혈기왕성한 신입사원 시절에는 농경문화처럼 인내와 끈기로 일을 배우고, 서서히 직장에서 자기 영역과 범주가 정해져 머리가 굳어지기 시작하는 간부급이 되면 자신의 경계를 부정하고 유연하게 변화하는 노마드 문화를 따라 궁극적으로 강하고 살아있는 직장인이 되어야 한다. 진짜 직장에서의 승부는 자신의 성과가 보이기 시작하는 간부가 되면서부터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p80)


"성공? 성공은 자기가 그 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린 문제 아닌가?" 라는 말이 나온다. '과연 나는 성공하고 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의구심과 질문에 대한 명쾌한 대답이다.내가 이 순간의 나의 모습을 성공이라고 정의하면 성공한 것이고, 실패라고 정의하면 실패한 것이다. 끊임없이 남의 시선과 비교를 통해서 성공의 기준을 만든다면, 모든 직장인은 못 견디고 사표를 내게 될지도 모른다. (p165)


이 책은 직장인으로서 살아가는 비결이자 처세술이다. 나이가 들면, 직장인으로서 한 곳에, 한 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스스로 감지할 때 위태로워지고 불안하다. 자신의 역량이 회사의 보편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걸 스스로 알게 되고, 회사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 해내지 못할 때 느끼는 자괴감은 분명 회사원으로서 안고 가야 하는 숙명이다. 저자는 경영 컨설턴트로서 20여년간 직장생활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품격있는 직장인으로서 지속적인 삶을 추구하는 비결을 말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직장인이 느낄 수 있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체득하게 된다.


회사원으로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에 꿈을 키우고, 지속적으로 머물러 있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직장인으로서의 기준을 만드는 것이며, 직장인으로서 성공 철학이다. 자신이 직접 성공의 기준을 설정한다면,그 기준을 넘어서기 위해서 노력하게 되고, 그 기준을 넘어서는 순간 직장인으로서 자신이 인정받고 있다는 걸 증명하게 된다.직장인으로서 '농경문화 정신' 과 '노마드 정신' 두가지가 필요한 이유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자신을 유연하게 바꿔 나갈 수 있고, 자신의 역량을 회사가 원하는 기준에 맞춰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회사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자신을 유연하게 변화시킬 수 잇고, 성장할 수 있다.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밥값을 스스로 해야 회사원으로서 회사에서 경쟁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갈 수 있다.


한편 직장인으로서 밥값을 한다고 해서 직장생활을 오래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대다수 자신이 회사에 보탬이 되고,밥값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회사의 입장으로 보자면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 보고, 부족한 것이 없는지 찾아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면에서 저자가 갑보다는 을이 가지는 긍정적인 효용성이 무엇인지,을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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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매혹 사이 - 왜 현대미술은 불편함에 끌리는가
이문정 지음 / 동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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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분리된 예술을 강조했던 추상 미술도 문명의 급속한 발달로 전문화, 분업화, 세분화가 필요해진 시대적 상황에 영향 받은 것이다. 이런 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오늘날의 미술가들은 실재하는 우리의 삶을 담아내는 작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선보인다. 우리가 무시하거나 잊고 싶어하는 불편한 현실에 주목해 적극적인 개입을 시도하거나 문재의 해결책을 고민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의 평범한 삶이 아름답지 않음에도 그것을 무시하고 미술이 독립적으로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한다든가, 미술은 미술만을 위한 또 하나의 순수한 세계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힘을 잃게 되었다. (p64)


언제부터 한국에서 혐오라는 단어가 부각되고 잇다. 혐오스럽다, 혐오스럽지 않다. 이 두가지 기준은 대중매체를 움직이고, 생산자와 소비자,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가거나 소비자의 기호를 창출한다. 그 과정에서 야생적인 것들, 혐오스러운 것들은 점점 더 사라지고 은폐되고 있다. 미디어 속에서 혐오스러운 모습들은 모자이크 되거나 간접적인 모습으로 실체를, 진실을 가리려 한다. 동물의 사체, 피가 미디어 속에 들어가면 모자이크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잇다. 여기서 모자이크에는 사람도 포함되고 있으며, 유명 연예인이 혐오스러운 범죄를 저지르면 얼굴을 가리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이런 과정은 미디어에서 예술로 옮겨가고 있으며, 미디어 안에서 괴기 스럽고 혐오감 느끼는 것들이 점점 더 사라지게 되고, 균형과 조화를 강조한 이상적인 미를 향유할 수 있는 것들이 부각되고 찬양된다.


하지만 이 책에는 우리가 소비하고 생산하는 그런 예술이 아닌, 실험적이면서 때로는 도발적인 예술들을 보여주고 있다. 매혹적이거나 혐오스러운 예술 작품들, 그 안에 보여지는 작품들은 어느새 내 눈에 어색하고 불편하다는 걸 감지하게 된다. 삶의 끝자락에는 분명 죽음이 존재하지만, 죽음에 대해서 감춰 버리려 하고, 불편함 모습을 숨기지 않고 있다. 사람의 몸 중 하나가 사라진 형태의 예술 작품들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회피하려는 것 그 안에 내 안의 감춰진 불안과 공포가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죽어있는 생명체와 그 생명체를 부패시키는 매개체를 같이 등장시킴으로서, 그것이 점점 더 부패하는 과정들이 예술작품으로 나온다면 느낌이 어떨까 생각해 보자면 오싹하고 소름끼칠 때가 있다. 괴물에 대해 형상화하고, 반인반수의 그림을 보면 이상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우리가 균형과 조화로움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에서 벗어난 것들에 대해 이질적이고 때로는 그로테스크하다고 생각하는 또다른 이유이다.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추구하고 소비하는 것들 중에는 심리적인 안정도 포함된다. 죽음, 괴물, 폭력, 피, 배설물, 섹스, 괴물에 대해서 불편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바로 우리의 심리적 안정을 저해하고 벗어나게 해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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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김신회 지음 / 놀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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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의 가장 큰 폐해는 사람을 소진시키는 것, 또 하나는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완벽해지고자 매일같이 노력하지만 상상하는 완벽함에 도달항 수 없어 점점 지쳐간다. 그러는 사이에 결정하는 힘을 잃어버리고, 행동하려는 의지는 퇴색된다. 수많은 생각과 걱정, 불안을 넘어 결국 '아무 것도 하지 않기'를 선택한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실수도 안 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음으로써 비로소 완벽해질 수 잇기 때문이다. (p47)


작가 김신회씨. 이름이 독특하다. 신회라는 이름 속에서 느껴지듯, 학창 시절 친구들에게 많이 놀림 받았을 것 같은 이름이다. 마음 속 어딘가 상처기 있고, 여기저기 누군가 그어 놓은 자국 들이 남아있을 것 같았다. 작가 김신회씨에게 찾아오는 불청객 상처는 자신의 마음을 후벼 파고, 그것을 스스로 감당하지 못해 때로는 스스로 무너지고 이불과 씨름하게 된다. 무기력하다는 건 이럴 때 쓰는게 아닐런지. 자신조차 자신을 감당하지 못하고, 스스로 무기력해지는 상황을 외면하지 못하고, 기억 속에 남아있음으로서 점점 더 완벽해질려는 상황이 연출된다. 공교롭게도 김신회씨의 삶은 나의 모습과 딱 일치했다. 여기 저기 허점 투성이인 나 , 어릴 적 그대로의 삐걱대는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지만, 세상이 그걸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감추고 살아가며, 테이프로 나를 봉하면서 살아가고 잇으면서, 어설프게 완벽해질려고 한다. 그런데 그러면 그럴 수록 내 마음은 곯아져 오고, 그것은 나의 아픔 그 자체였다. 


나의 삶과 비슷한 부분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비슷한 나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아픔이라던지, 슬픔도 , 사과에 멍이 든 자국처럼 상처로 인해 덕지덕지 붙어있는 마음의 멍 또한 비슷한 곳을 가리키고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비겁해지고 , 삐딱해지고, 때로는 자신의 약한 부분을 감추며 살아가는 이유는 나 스스로 방어막을 치고 살아가는 또다른 나의 모습과 일치하고 있다. 책에는 그렇게 저자의 일상적인 모습이 보여지고 있었다. 독립을 꿈꾸지만 , 언제나 부모님에게 딸로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저자의 모습들, 그로 인해 자신의 삶이, 자신의 상처가 부모에게 향하는 경우도 존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가장 만만하다고, 자신을 낳아준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딸은 스스로 못난이를 자쳐하고 살아갔다..


나에게 좋은 사람은 나를 헷갈리게 하지 않는다. 나를 여러 번 생각하게 하지 않으며 불안하게 만들지 않는다. 자꾸만 꼽씹게 하지도 않는다. 나를 더 아끼게 만들고 그로 인해 용기로 상대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만든다. (p80)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보다 나쁜 사람이 더 많은 건 아닌지 꼽씹어 보게 만드는 문장이다. 나를 헷갈리게 만드는 사람들, 여러 번 생각하게 되고, 나는 그 사람과 가까이 해야 할까, 멀리 해야 할까 매순간 고민하게 된다. 왜 나는 그런 사람들과 가까이 하고 있는 걸까 생각해 본다면 내 마음 속의 욕망과 욕심, 소유와 집착, 꿈 때문이 나닐까 싶다. 욕망은 때로는 욕심이 되어 나를 발목잡게 하고, 꿈은 허공 속에서 맴돌게 한다. 나 스스로 좋은 사람과 가까이 하기 위한 정답은 여기에 있었다. 나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불안하게 만들지 않는 사람, 그 사람과 가까이 하면, 나도 지금보다 좋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고민의 경험들을 지나 이제는 선물 고르는 데 있어 나만의 기준을 세웠다. 그건 바로 '그 사람이 안 살 것 같은 것 사 주기',하지만 '갖게 된다면 싫지 않을 것 사 주기', 그리고 '그 물건을 통해 나를 떠올릴 수 있는 것 사 주기'다. 이렇게 설명하고 나니 더 목잡하게 느껴지지만 그저 있어 보이게 설명하느라 그랬을 뿐 간단히 말하면 주로 파자마를 선물한다. (p173)


저자는 누군가에게 선물을 해야 할 때 파자마를 선물하고 있다. 파자마는 누구나 입을 수 있고, 사이즈가 크더라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무난하고, 집에서 막 입을 수 있는 옷이 파자마이다. 저자의 특별하면서도 특별하지 않는 선물 고르는 방식을 보자면 나 스스로 끄덕 끄덕 거리게 된다.내가 산 선물이 그 사람에게 부담 가지 않으면서도 나를 기억하게 해 준다면, 선물할 때 누구나 생각하게 되는 결정 장애 같은 건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이 문장을 보면서, 나의 소중한 선생님께 파자마를 사주고 싶다고 생각하였다.그 선물을 받은 선생님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 까 상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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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한 여정 - 판이 바뀐다, 세상이 바뀐다
정세현.황방열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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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27일 ,높이 5cm 폭 50cm 콘크리트 턱으로 만든 군사분계선(MDL) 을 사이에 두고 악수한 두 정상은 , 손을 잡고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갔다가 다시 남으로 오는 '월경 퍼포먼스'를 했다.  역사상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이자 휴전선 이남에서 열린 첫 남북정상회담이었다. 이날 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남북 관계 발전이라는 의제 모두에서 획기적인 합의를 아뤄냈다. 겓가 파격도 있었다. '도보다리 44분'동안의 대화다. 4.27 판문점 선언 중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 현장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추상적인 문구는 북한 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여기에 한반도의 명운이 걸려 있다.(p114)


트럼프가 미국의 새 대통령이 되고 , 사람들은 우려스런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북한과 적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남한의 입장으로 보자면, 트럼프는 부시보다 더 나쁜 시나리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북한 김정은에 대한 트럼프의 생각과 가치관으로 보자면, 미국의 트럼프와 충돌한 개연성이 충분하였고, 트럼프가 그동안 보여줬던 돌발적인 행동으로 보자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우리가 생각해 왔던 시나리오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여전히 견제와 압박으로 일관해 왔지만, 미국에겐 더 큰 변수가 있었고, 중국을 압박해야 할 필요성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의 입장으로 보자면 팽창하는 중국을 견제해야 할 필요성을 가직도 있다. 더 나아가 한국의 새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과 여전히 지지기반이 약한 트럼프로선 미국 대통령 재선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입장 차이는 우리가 생각하지 않는 곳으로 시나리오가 만들어지게 된다.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시나리오는 4.27 남북정상회담이다. 우리의 눈으로 보자면 갑작스럽게 일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남한과 미국의 보이지 않는 외교전략이 숨어 있다. 책에는 바로 4.27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시선으로 대담을 이어가고 있으며, 4.27 남북 정상회담 그 이전의 외교 전술 뿐 아니라 현재, 그리고 앞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짚어나가고 있으며, 그 안에 숨어있는 외교적인 비화들을 읽을 수 있다.특히 이 책에서 노태우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 이전까지의 북한 관련 외교 전략을 읽어 보는 재미가 있다.


결국은 그런 거였다. 세상일이란 우리가 생각한 데로 흘러가지 않는다. 책에는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4.27합의문' 에 대해 1991년 노태우 정부 때 남북 기본 합의서, 2000년 김대중 정부 때 6.15 선언,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보여줬던 10.4 선언이 모두 들어가 있었다. 이것은 남한과 북한의 평화 협정의 단초를 만들어 주고 있으며, 그동안 북한의 숨구멍을 옥죄왔던 북한 대응 정책과 다른 모습이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함으로서 북한의 김정은은 자신의 '비핵화'에 대한 노력을 보여줬으며, 그에 대해 트럼프의 화답을 원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우리가 생각했던 돌발적인 행동을 함으로서 , 문재인 대통령을 남처하게 만들었음을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된다. 이런 모습들이 책 곳곳에 소개 되고 있으며, 외교 안에 숨어 있는 외교적인 전략들 하나 둘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은 있지만 , 여전히 비핵화가 완성되기엔 미흡한 부분이 있으며,그것이 현실이 될 때까지는 3년간의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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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가로질러 - 밤, 잠, 꿈, 욕망, 어둠에 대하여
에른스트 페터 피셔 지음, 전대호 옮김 / 해나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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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밤 생활'이라는 단어도 이미 17세기 후반기에 등장했다. 이런 변화들이 바로크 시대에 일어난 것은 아마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 시대의 문화적 특징은 건축과 회화 같은 개별 예술 장르들 사이의 경계뿐 아니라 인물과 배경 사이의 경계도 흐려지는 것이었다.(이 특징은 과거 르네상스 미술의 선명한 경계와 뚜렷이 대비된다.) 같은 시대에 밤과 낮 사이의 경계도 과거와 달리 흐려지고 활동적인 생활이 어둠 속으로 연장되어 인간의 대략 24시간 주기 바이오리듬이 가능해졌다. (p118)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세상은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인간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고,자연도 지배하려는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모습은 근원적으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나약함과, 때로는 오만함 이 두가지 양면적인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그로 인해 인간은 자신에 대해 착각하고, 때로는 불편함이나 부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인간이 세상을 지배한 시간은 지구의 수명에 비추어 길지 않다. 인간 이전에 지구는 공룡이 지배하였고, 공룡의 시대에서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는 숨죽이면서 살아가야 했다. 세상을 지배하는 자는 빛을 지배하게 되고, 지배 당하는 자는 어둠 속에서 움크리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자연의 실제 모습이며,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밤과 낮, 빛과 어둠에 관한 기본적인 바탕이 되고 있으며, 이 책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요소들이다.


책에는 밤과 어둠에 대해서 천문, 과학, 철학적인 관점에서 논하고 있다. 특히 어둠에 대한 관점은 우주론적 관점으로 보자면, 코페르니쿠스 때에 이르러서야 새로 정립되었다. 어둠은 지구의 그림자이며, 지구의 반대편은 빛이 되고, 태양이 그곳을 비추고 있다. 달리 말하자면, 달의 어두운 부분에 대해서 인간이 그 실체를 발견하게 된 것은 1950년대 이후였으며, 달로 쏘아올려진 소련 우주 발사체로 인해 그 실체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신에 대한 엄중한 도전이었고, 우주 탐사가 본격화되면서 , 인간은 신에 대한 존엄성을 점차 부인하게 된다.


이 책은 천문학에 대해서 말하고 있으며, 여전히 어둠의 실체에 대해 풀어야 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 특히 우주의 빈 곤간을 차지 하고 있는 것들. 밤하늘은 여전히 컴컴한데도 불구하고, 그 컴컴함이 우리가 생각하는 어둠과는 다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이 부분은 과학적으로 풀어가야 할 부분이며, 수많은 과학자들은 과학적인 도구를 활용해 우주의 감춰진 비밀들을 풀어 나가고 있다.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는 암흑에너지의 실체에 대해서, 아인슈타인이 주장한 중력파의 실체가 이제서야 검출되었으며, 우주 저 어딘가에는 인간이 현재 과학기술로는 관찰할 수 없는 곳에 암흑 에너지가 있다는 걸 비로소 알게 된다.


책에서 눈에 들어왔던 부분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어둠의 실체이다. 인간은 어둠에 대해 약하다. 여기서 약하다는 의미는 인간은 어둠 속에 내몰리게 되면,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잡히게 된다. 어둠 속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그것은 인간이 가지는 생물학적인 한계요소이다. 하지만 다른 동물들은 그렇지 않다. 고양이는 어둠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고 사냥을 해 나간다. 그건 하늘의 제왕 박쥐도 마찬가지다. 동굴 속에서 살아가는 박쥐는 어둠 속에서 초음파를 활용해 먹이 사냥을 하고, 자신의 생존 방식을 습득해 나가고 있다. 포유류로서 인간이 보여주는 모습은 포유류 전체로 보자면 무언가 어색하고 이질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웅크리지 않고, 빛을 활용해 세상의 지배자로 우뚝 서 있는 인간에 대해서 포유류가 인간처럼 언어를 사용하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잇다면, 그것에 대해 크게 문제 삼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책은 흥미롭다. 낮과 밤, 빛과 어둠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쉽게 풀어 가고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기본적인 진리를 다시 꺼내고 있었다. 그것은 한 분야만 파고 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들을 모두 끌어내고 있다. 과학 뿐 아니라 종교적인 관점, 예술적인 관점, 철학적인 관점까지 아우르고 잇어서 저자의 독특한 식견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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