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김신회 지음 / 놀(다산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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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의 가장 큰 폐해는 사람을 소진시키는 것, 또 하나는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완벽해지고자 매일같이 노력하지만 상상하는 완벽함에 도달항 수 없어 점점 지쳐간다. 그러는 사이에 결정하는 힘을 잃어버리고, 행동하려는 의지는 퇴색된다. 수많은 생각과 걱정, 불안을 넘어 결국 '아무 것도 하지 않기'를 선택한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실수도 안 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음으로써 비로소 완벽해질 수 잇기 때문이다. (p47)


작가 김신회씨. 이름이 독특하다. 신회라는 이름 속에서 느껴지듯, 학창 시절 친구들에게 많이 놀림 받았을 것 같은 이름이다. 마음 속 어딘가 상처기 있고, 여기저기 누군가 그어 놓은 자국 들이 남아있을 것 같았다. 작가 김신회씨에게 찾아오는 불청객 상처는 자신의 마음을 후벼 파고, 그것을 스스로 감당하지 못해 때로는 스스로 무너지고 이불과 씨름하게 된다. 무기력하다는 건 이럴 때 쓰는게 아닐런지. 자신조차 자신을 감당하지 못하고, 스스로 무기력해지는 상황을 외면하지 못하고, 기억 속에 남아있음으로서 점점 더 완벽해질려는 상황이 연출된다. 공교롭게도 김신회씨의 삶은 나의 모습과 딱 일치했다. 여기 저기 허점 투성이인 나 , 어릴 적 그대로의 삐걱대는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지만, 세상이 그걸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감추고 살아가며, 테이프로 나를 봉하면서 살아가고 잇으면서, 어설프게 완벽해질려고 한다. 그런데 그러면 그럴 수록 내 마음은 곯아져 오고, 그것은 나의 아픔 그 자체였다. 


나의 삶과 비슷한 부분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비슷한 나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아픔이라던지, 슬픔도 , 사과에 멍이 든 자국처럼 상처로 인해 덕지덕지 붙어있는 마음의 멍 또한 비슷한 곳을 가리키고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비겁해지고 , 삐딱해지고, 때로는 자신의 약한 부분을 감추며 살아가는 이유는 나 스스로 방어막을 치고 살아가는 또다른 나의 모습과 일치하고 있다. 책에는 그렇게 저자의 일상적인 모습이 보여지고 있었다. 독립을 꿈꾸지만 , 언제나 부모님에게 딸로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저자의 모습들, 그로 인해 자신의 삶이, 자신의 상처가 부모에게 향하는 경우도 존재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가장 만만하다고, 자신을 낳아준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딸은 스스로 못난이를 자쳐하고 살아갔다..


나에게 좋은 사람은 나를 헷갈리게 하지 않는다. 나를 여러 번 생각하게 하지 않으며 불안하게 만들지 않는다. 자꾸만 꼽씹게 하지도 않는다. 나를 더 아끼게 만들고 그로 인해 용기로 상대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만든다. (p80)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보다 나쁜 사람이 더 많은 건 아닌지 꼽씹어 보게 만드는 문장이다. 나를 헷갈리게 만드는 사람들, 여러 번 생각하게 되고, 나는 그 사람과 가까이 해야 할까, 멀리 해야 할까 매순간 고민하게 된다. 왜 나는 그런 사람들과 가까이 하고 있는 걸까 생각해 본다면 내 마음 속의 욕망과 욕심, 소유와 집착, 꿈 때문이 나닐까 싶다. 욕망은 때로는 욕심이 되어 나를 발목잡게 하고, 꿈은 허공 속에서 맴돌게 한다. 나 스스로 좋은 사람과 가까이 하기 위한 정답은 여기에 있었다. 나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불안하게 만들지 않는 사람, 그 사람과 가까이 하면, 나도 지금보다 좋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고민의 경험들을 지나 이제는 선물 고르는 데 있어 나만의 기준을 세웠다. 그건 바로 '그 사람이 안 살 것 같은 것 사 주기',하지만 '갖게 된다면 싫지 않을 것 사 주기', 그리고 '그 물건을 통해 나를 떠올릴 수 있는 것 사 주기'다. 이렇게 설명하고 나니 더 목잡하게 느껴지지만 그저 있어 보이게 설명하느라 그랬을 뿐 간단히 말하면 주로 파자마를 선물한다. (p173)


저자는 누군가에게 선물을 해야 할 때 파자마를 선물하고 있다. 파자마는 누구나 입을 수 있고, 사이즈가 크더라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무난하고, 집에서 막 입을 수 있는 옷이 파자마이다. 저자의 특별하면서도 특별하지 않는 선물 고르는 방식을 보자면 나 스스로 끄덕 끄덕 거리게 된다.내가 산 선물이 그 사람에게 부담 가지 않으면서도 나를 기억하게 해 준다면, 선물할 때 누구나 생각하게 되는 결정 장애 같은 건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이 문장을 보면서, 나의 소중한 선생님께 파자마를 사주고 싶다고 생각하였다.그 선물을 받은 선생님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 까 상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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