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조조전 14 - 대권 암투, 새로운 후계자
왕샤오레이 지음, 하진이.홍민경 옮김 / 다연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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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는 가후의 영악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가후에게 먼저 선심을 쓰고 난 뒤 본론을 꺼내 그가 사양하지 못하도록 할 생각이었는데, 뜻밖에도 처음부터 벽에 부딪치고 만 것이다. 하지만 이미 오랫동안 조조를 심란하게 만들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후가 사양하더라도 그대로 밀고 나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리 같은 왕후의 가문에서는 체면을 세워줄 계승자가 필요한 법이지.과인 역시 바로 그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네.문화 형은 총명하고 통찰력이 뛰어나니 내 물어보고 싶네.그대가 생각하기에 과인의 아들 중에 누가 대통을 잇기에 적합할 것 같나?" (-55-)


"천하에 선비가 지켜야 할 도리는 같지만 그 술책이 제각각입니다.흔히 구주와 신하가 인연을 맺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왕중선대인의 고충이 바로 여기에 있지요.시중이라는 관직은 매우 맡기 힘든 직책입니다. 직무를 잘 수행하면 사람들이 '상백'이라 칭송하고, 또 잘 못하면 '요강지기'라고 욕하기 일쑤지요.왕공이 정도를 잘 지키면서 위왕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께서도 능히 대왕의 뜻을 잘 맞출 수 있다면 입신양명이 무슨 걱정이겠습니까? 무릇 군자는 도를 근본을오 삼아야 하겠지만 술책에도 능해야 합니다. "(-75-)


부름 전 그날, 연회에서 조조가 일찍 자리를 떠났을 때 상당수 관원은 임치후의 위세가 등등한 것을 보고 너나없이 그에게 다가가 환심을 사려 애썼다.선우 호주천 역시 임치후가 위왕의 계승자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85-)


'이제는 조조의 미움을 살지언정 조비의 눈 박에 나서는 안 된다.'
조조는 비록 성격이 교활하고 간사하지만 속마음을 감추는 법이 없었다. 그 때문에 설사 조조에게 죄를 지어도 그의 기분을 살펴 듣기 좋은 말로 기분을 풀어주고 몇 가지 환심 살 일을 하면 용서 받을 수 있었다.그러나 조비는 달랐다.겉으로는 인자해 보이집만 시가심이 많았고 자신의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그런 부류의 인물은 자신에게 해를 끼친 사람을 평생 가슴에 새기며 상대방이 죽을 때까지 두고두고 복수한다는 것을 공계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97-)


사실 강동군이 합비전투에서 대패하고 돌아왔을 때 이미 군중에 전염병이 돌고 있었다.병사들의 병세는 호전되기는 커녕 날로 극심해졌고, 여기에 또다시 전염병이 발생하여 이젠 병사가 온전한 부대가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다.지난 반년간 정보와 황개 등 노장군이 연이어 유명을 달리했고, 맹장 능통 역시 중병으로 병석에 드러누운데다, 주유를 대신해 전략을 세우던 강북의 대장군 손유마저 병으로 죽고 말았다. (-176-)


조조는 조비를 책립하기 위해 장애물을 하나씩 제거해 나갔다.교사 조달과 노홍을 죽인 것뿐만 아니라 임치후 관저의 모든 속관을 이속시켰고, 며느리 최씨까지 죽였다.이 때문에 세상 사람들은 모두 조식이 총애를 잃었으며, 그 총에가 조비에게로 다 쏠렸다고 생각했다.건안 22년 10월, 조조는 정식으로 조령을 반포하여 조비를 위국 태자로 세웠다.또한 양무를 태자태부로 , 하기를 태자소부로 ,포훈과 사마의 등은 태자중서자로, 사마부와 왕창 등은 태자사인으로 임명하여 덕과 재를 겸비하고 면명을 빈틈없이 고려한 태자부를 세웠다. (-285-)


그 모습을 조조는 일찌감치 눈치챘지만 일부러 못 본 척했다. 조조가 조창을 중용한 데는 분명히 이유가 존재했다.첫째 조진, 조후 외에도 젊은 장수를 더 많이 육성해야 한다고 전부터 생각해왔다.둘째 조비를 압박해야 했다.마지막으로 조비를 시험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부모만큼 자기 자식에 대해 잘 아는 이 없는 법이다.겉으로는 관대해 보이지만 시기와 질투로 가득한 태자의 속내를 조조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두드릴수록 단단해지는 무쇠처럼 조비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맷집'을 키우는 것이라고 조조는 판단했다. (-390-)


달이 차면, 때가 되면 달은 기우는 법, 한나라의 황실을 물려받는 유씨 집안의 장인 조조는 이제 위왕이 되었다.하지만 자신의 일생을 전장에 누볐던 조조는 위왕이 되자마자 후계자 고민을 하게 된다. 초대 왕이 되었지만 조조는 후계자를 낙점하지 못하였고, 두 아들 임치후 조식과 오관중랑장 조비 사이에서, 서로 경쟁을 시켜 후계자로 적임자를 가려내는 과정들을 거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태자를 책봉하는 소용돌이의 중심에 책사 가후가 있었다.가후는 자신이 지은 과거의 죄로 인해 은둔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아직 자신이 나설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움직이지 않음으로서 도리어 애가 탄 것은 조조 쪽이었다.영악한 가후와 노쇠한 조조 사이의 시소 게임은 결국 기다림이 강한 쪽이 승리하는 법이며,  신하들이 후계자로 낙점지은 임치후 조식보다는 ,자신이 고르고 고른,시험하고 또 시험한 오관중랑장 조비를 낙점짓게 되었다.


<삼국지 조조전>은 난세에서 줄을 잘 서야 살아남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조조의 신뢰를 얻게 된 가후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대체불가능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조비가 후계자가 되는 그 순간 조식의 밑에 있었던 이들의 운명은 불보듯 뻔하였다. 최염의 여식이자 조조의 며느리였던 최씨가 후계자가 결정 난 뒤 죽임을 당하였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자신의 걸림돌이 되는 것은 싹부터 잘라내야 한다는 걸, 삼국지 조조전에서 조조와 조비의 인생 속에 고스란히 녹아내고 있었다.한편 조조에게 또다른 장애물이 있었으니, 촉의 유비와 오나라의 손권이다.여전히 노쇠한 조조에 비해서 젊은 손권은 강동의 맹주였다.하지만 역사의 운명은 조조의 손을 흔들어 주는 것처럼 보여졌다.전쟁은 불가피하게 전염병을 창궐하게 되는 이유가 되었고, 강동의 세력권은 그 전염병을 막지 못해 조조를 위협할 수 있는 세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주유의 죽음 ,손권의 힘의 약화, 그 과정에서 조조의 후계자 책봉은 현실이 되고 있으며, 조비가 후계자가 되기까지의 기다림의 결실들이 열매로 맺어지고 있었다.그리고 이 소설은 눈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무언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끝까지 가 보아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냉절하고 철두철미한 조조의 리더십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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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이유 없이 거절해도 괜찮습니다 - 양보만 하는 사람들을 위한 관계의 기술
다카미 아야 지음, 신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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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자신과 타인 사이에 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는 사람은 남들이 뭐라고 하든 '귀찮게 왜 저래?' 하며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는다.그저 웃으며 대꾸하거나 무시해 버린다.(-22-)


상대바을 부정하는 것은 '내가 옳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고, 때문에 옳고 그름을 따지는 논쟁으로 발전하기 일쑤다.그러면 자신이 상대의 영햐을 받고 있음을 인정하는 꼴이 되고, 이 사실을 알면 상대는 더욱 노골적으로 당신의 영역을 침범하려 들지도 모른다. (-60-)


당신이 공격을 받은 이유는 당신에게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당신이 그저 방아쇠와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그 사람이 그런 성향을 갖게 된 데는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그건 그 사람의 일일 뿐이다.(-84-)


대놓고 경계할 수 없으니 농담처럼 헛소리를 하거나 논범을 능숙하게 회피하고 화제를 돌리는 등 조금씩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주도해나가자. 능숙해지다 보면 상대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고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 (-115-)


이 외에도 우리는 '힘든데 힘들지 않은 척','외로운 데 외롭지 않은 척','화나는데 화나지 않은 척','좋아하는데 흥미없는 척'등 다양한 형태로 자신을 속인다.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솔직히 갖고 싶다고 생각하고 갖기 위해 행동하면 된다.단지 그뿐이다.사소할 지 모르겠지만 이런 일상 속 작은 성공 체험, 즉 자신과의 약속 이행이 당신의 자신감을 키워줄 것이다. (-186-)


란 권의 책을 읽으면서,나의 생각, 나의 행동,나의 가치관을 들여다 보게 된다.어떤 사건이나 상황이 주어질 때,그 순간 나 스스로 판단하고, 계산하게 된다.나에게 이로운 선택인지,아니면 불리한 선택인지 순간순간 결정해야 할 때가 있고,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에너지를 쓰지 않기 위해서 편리한 선택과 결정을 할 때가 있다. 책임지는 것보다 회피하는 쪽으로 선택하고, 그 과정에서 나의 무의식적인 행동에 대한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여기서 보면 왜 나는 살아가면서,거절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원인이 어디에 원인이 있는지 판단해 볼 수 있었다.그건 나의 무의식적인 생각 속에 불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이기적인 행동에서 시작된다.책임지지 않고 싶으면서, 거절조차 하고 싶지 않은 이중적인 행동을 보여주게 된다.거절하지 않으면 죄책감도 사라지게 된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거짓말이며, 거짓말이 또다른 거짓말을 낳을 때가 있다.참자아보다는 거짓자아가 표출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우리의 모순점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었다.거짓 자아가 결코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 못하고, 관계의 만족감을 높여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죄책감에서 자유롭지 않다. 때로는 거절을 하는 것도 나의 신뢰를 높여나갈 수 있고, 사람과의 관계 또한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어서 서로가 그어 놓은 영역을 정확하게 알수 있다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나의 자존감도 함께 지킬수 있다. 저자는 바로 그런 것이 나를 지키는 방법이며,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또다른 과정이라 말할 수 있다.어떤 문제가 내 앞에 나타날 때 회피하고,거짓 자아만 보여준다면, 문제를 방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단계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현명한 거절을 통해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는 요령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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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다 지친 나를 위해
서덕 지음 / 넥스트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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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 그런 거야'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내가 겨우 할 수 있는 말은 '나는 그러하지 않아'다. 그들의 규정에 들어서지 않는 내 경험과 내 생각으로 겨우 저항한다. (-50-)


엄석대는 나쁜 나와 비겁한 나와 질투하는 나를 갈구고 한쪽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워버린다.나는 나들의 움직임을 전혀 알지도 못한 채, 그저 내가 객관적이라고만 생각했다.엄석대에 휘둘려서 다른 아이들을 보지 못했다.그리고 내 안의 엄석대를 키워서 그 자리에 앉혀 놓은 건 나 자신이다. 나는 옳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이 엄석대를 내 안의 반장으로 만들었다. (-61-)


소주 한 병과 커피 한 잔 ,데미소다 한 켄을 사들고 납골당으로 향한다.아버지와 어머니와 누나가 좋아하던 음료이다.입구에 들어서니 인기척이 들려 나는 건물 밖을 거닐며 담배를 몇 대 태운다.언제 와도 납골당 주변에는 까마귀들이 날아다니고 풀이 무성하다. 이윽고 사람이 나오자 나는 익숙한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가 나의 자리를 찾아간다.고요하고 서늘한 공간으로 가서 사진에다 대고 말을 건넨다. 안녕한지, 잘 지내는지. (-100-)


다시 생각해본다. 작고 구체적인 것에서부터 출발해본다.내가 무엇에서 즐거움을 느끼는지 생각해본다.맛있는 음식일지, 즐거운 경험일지, 창조하는 짜릿함일지, 관계의 포근함일지,그리고 그 즐거움들의 강도를 생각하고, 그 즐거움을 극대화할 방법을 생각해본다.지금 이 순간처럼 글을 쓰는 것도 나에게는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행동 중 하나일 것이다.그 즐거움이 업이 딜 수도 있을 것이고, 그 즐거움을 충족하기 위해 필요항 것이 돈일 수도 넉넉한 시간일 수도 있을 것이다. (-151-)


남에게 착하다 보니, 많이 비겁해졌다.착함은 나의 우유부단을 숨긴다.내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몰라서 허둥지둥하는 순간에, 상대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핑계로 우유부단을 포장할 수 있다.혹은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을 때 타인에게 결정을 떠넘겨서 심적인 책임도 떠넘긴다.누군가가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스스로 나쁜 사람이 되기 싫어서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착함 안에는 비겁함이 숨어 있다.(-207-)


살아가면서,나에게 필요한 것은 나를 객관화하는 것이다.그것을 우리는 자기 성찰이라 부르고 있다.이 자기성찰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노력의 일환이며, 나를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하지만 그것은 경험으로만 얻는것은 한계가 있다.보고 듣고, 느끼고, 오감을 통해서 얻는 자기 성찰은 자칫 자기 모순으로 바뀔 수 있다.그래서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책을 통해 사유하는 이유, 누군가의 삶을 읽어 나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 책은 바로 저자의 삶을 객관화 하고 있었다.아버지가 돌아가시고,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누나마저 세상을 떠나게 된다.부모님이 없는 세상 속에서 외할머니 밑에서 성장했던 저자는 외로움과 고독함을 느꼈으며, 세상이 만들어 놓은 답과 문제해결책이 자신에게는 그 범주안에 있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 좌절감을 느끼게 되었다.세상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마저 스스로를 다독거리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그러나 스스로 자기를 이해하고,공감하고, 깨닫게 해야만 하였다. 자기 회복이 필욯나 순간을 스스로 느꼈던 저자는 현실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게 된다.그것을 구체화하고, 내 삶의 작은 성공으로 마들어 가면서, 스스로를 다독거렸으며, 꿈을 조금씩 만들어 나가기 시작하였다.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됨으로서, 스스로에게 쉼을 선물해 주었다.백수가 되고나니 이제는 일을 해야 하는 목적과 즐거움을 찾게 된 것이다'.필요하고, 이유가 있었기에 스스로를 다독거렸으며, 삶의 우선순위를 비로소 만들어 나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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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오스카 와일드 지음, 메이지 파라디스 시어링 그림, 이진영 옮김 / 아이위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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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왕자는 한 번 더 부탁했어요. "저 아래 광장에 작은 성냥팔이 소녀가 보이니? 소녀가 그만 팔고 있던 성냥을 시궁창에 빠트려서 못쓰게 되었단다.집에 성냥 판 돈을 가져가지 못하면 아버지에게 혼이 날까 봐 소녀는 무서워서 울고 있단다.하나 남은 사파이어를 내 눈에서 떼어 가져다주겠니? 그러면 소녀는 야단맞지 않게 될 거야."(본문)


우리가 동화책을 읽는 건 동화책 속 이야기가 지극히 상식적으로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일상 속에서 이상적인 것과 현실이 부딪칠 때 마주하는 좌절감은 동화속에 만들어지지 않는다.그러나 때로는 동화책은 우리의 현실을 비추지 못함으로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 때 그 문제를 풀어내지 못하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그래서 오스카와일드의 작품 <행복한 왕자>는 우리의 권선징악적인 삶에 대한 가치를 구현하면서, 때로는 그 안에 문제점도 파악할 수 있다.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는 도심 속에 거대한 동상으로 서 있었다.루비와 사파어,그리고 황금으로 되어 있는 동상은 먼 곳을 바라볼 수 있다.도심 속의 불행을 들여다 보고, 그 불행에 대해서 동상은 안타까워 한다.자신은 움직일 수 없는 붙박이 인생이기 대문에 여름 한철 나는 제비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들어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되고 있었다. 제비는 측은지심으로 동상을 바라보고 있으며, 행복한 왕자의 부탁을 들어주게 되었다.불쌍한 사람들에게 동상이 간직하고 있는 사파이어와 루비를 전해주게 되면서, 그 불쌍한 사람들에게 또다른 구원의 손길이 될 수 있었다.


여기서 보면 우린은 한가지 간과하고 있는게 있다.동상의 자기만족,자기 중심적인 생각,자기 희생은 그 불행한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를 돈을 매개체로 하여서 제공하고 있었다.그런데 그렇게 노력하지 않고 얻은 것은 그 사람이 피폐하게 되는 또다른 이유가 된다.뉴스 속에서 복지 정책 남용,포퓰리즘 비판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우리의 지원 정책이 그 사람에게 밥을 떠 먹여 줄 순 있어도,그들 스스로 밥을 떠먹을 수 있도록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이 책이 현대에 들어와서 비판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누구에게나 줄 수 있는 보편적인 복지가 어떻게 시행되어야 하는지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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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 눈뜨는 시간
라문숙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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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고여 있는 시간들을 헤아려 본다
소녀로, 새댁으로, 젊은 엄마로 살던 기간을 지나 중년의 사람이 되었다.

그동안 흘려 보내버렸다고 생각했던 나의 시간들이 지금의 시제로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4-)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일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욕심도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진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한 것도 대처할 수 없는 당황스러움도 ,놓아둔다. (-8-)


커다란 책사을 넣어둔지 벌써 오래전이다. 펼쳐진 채 책상 위에 놓인 책은 며칠 째 페이짇가 거기서 거기다.집 안 곳곳에 읽고 있는 책들이 있지만 신기하게도 책상위에 반듯하게 놓인 책의 진도가 제일 느리다. 주부와 책상의 거리가 이렇게 멀구나 싶다.무 한 토막 잘라내듯이 하루에 몇 시간만 잘라내서 익고 쓰는데 사용하자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이 방에서 내가 제알 많이 하는 일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안 하기'디. (-61-)


그런 날들을 하루하루 지워가고 있을 때 받은 메일이었다.정신이 번쩍 들었다.재미있는 놀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쏙 들어왔다.그것도 1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다니! 여러가지를 고려해봐야 한다니, 누군가와 생각을 맞추고 애기를 나누면서 1년 넘게 놀 수 있다니,하늘에서 튼튼한 동아줄이 내려온 것 같았다. (-109-)


남편과 아이에게 집은 물건과 같다. 그들은 필요할 때마다 집을 이용한 후 마음대로 나가버릴 수도 있다.그래서 그들에게 집은 편리하고 쾌적하고 편안하면 된다.그러나 주부인 내게 집은 그런게 아니다. 나는 때로 집이 힘들어 하고 우울해 한다는 걸 안다.집은 끊임없이 호소하고 보채며 종종 토라지기도 한다. 나는 종종 집에서 벗어나기를 꿈꾸지만 며칠 떠나 있으면 집이 궁금하고 그립다.집과 내가 서로 닮아간다는 것도 안다. 끊임없이 가구를 옮기로 정리를 하는 이유도 거이에 있다.나는 여전히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고 싶다.그렇다.집은 곧 나다. (-130-)


버지니아 울프는 서른 세살부터 27년간 규칙적으로 일기를 썻다.1915년 1월 1일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는 그녀가 자살하기 나흘 전인 1941년 3월 28일에 끝이 난다.울프는 날자에 쓴 일기를 손수 묶고 제본해 스물 여섯권의 공책으로 남겼다.1953년에 남편 레너드 울프가 아내의 일기 가운데 문필 활동에 관련된 부분만을 추려내 단행본으로 출간한 <어느 작가의 일기>를 나는 침대 옆 작은 탁자에 두고 잠들기 전에 아무 곳이나 펼쳐서 몇 페이지씩 읽는다. (-170-)


해마다 가을이면 나는 구근을 산다. 튤립, 무스카리, 아리움,크로커스, 히아신스를 사서 마당에 구덩이를 파고 묻는다.물론 수선화도 심는다.구근을 사는 건 이듬해 꽃이 만발한 봄날들을 미리 사는 ㄹ일이다. 마당에서 선명한 색으로 물든 튤립 봉오리를 처음 보고는 어쩔 줄 몰랐다.햇살이 펴지고 정오쯤 되어 꽃잎을 활짝 연 튜립을 보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240-)


사유는 무엇익도, 생각은 무엇일까...우리는 매일 생각하면서, 생각과 사유를 구별하게 된다. 사유의 적절한 사전적 의미는 나 스스로 모르지만, 나는 그 단어의 개념을 규정하고 싶어졌다.사유란 '현재 상황과 타이밍에 적절한 답', 즉 '적절한 생각'이다. 생각에 상황과 타이밍이라는 양념을 뿌리는 것이며, '적절한'이라는 형용사가 필요하다.  어떤 생각이 적절한 상황이 아닌 경우 오답이 될 수 있고, 상황과 적절하게 딱 떨어진다면, 정답이 될 수 있다. 저자에게 책쓰는 행위는 일종의 사유였다. 책쓰는 것이 망설여졌던 저자는 소녀에서 새댁으로, 새댁에서 중년이 되면서, 책을 써야 하는 이유를 얻게 되었다. 주어진 삶과 인생에 대한 허무함, 자신을 위한 일종의 위로였다.1년동안 글쓰기 프로젝트는 책쓰기였으며, 그 순간을 놀이처럼 즐기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같은 것을 보더라도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고, 가져야 할 것과 내려 놓아야 할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좌불안석이었던 과거의 행동들에 대해서 이제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책쓰기는 글쓰기이다.그건 치열하게 글을 쓰고, 그 안에서 책을 쓰기 위한 소재들이 된다.책쓰기를 통해서 같은 대상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매일 매일 일기를 쓰고, 27년동안 쓴 일기 중에서 간추려진 이야기가 한권의 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생각들이 압축되었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남겨놓은 일기가 여러권의 공책이 되었고, 그 공책은 한 권의 책이 되었다.책을 구매하는게 어려웠던 과거의 우리의 모습은 어느새 그것이 사라지게 된다.책은 넘처나지만,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사라지게 되었다.참 아이러니한 현상이었고, 그걸 이 책 한 권을 통해서 느끼게 된다. 사유하면서, 나 자신을 위로하고, 나의 나이를 수긍하게 되고, 나와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바라보게 된다.어렵지 않은 일이라는 걸, 한 권의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하지 않는 것,그것들이 이 책 한 권 속에 담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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