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다 지친 나를 위해
서덕 지음 / 넥스트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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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 그런 거야'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내가 겨우 할 수 있는 말은 '나는 그러하지 않아'다. 그들의 규정에 들어서지 않는 내 경험과 내 생각으로 겨우 저항한다. (-50-)


엄석대는 나쁜 나와 비겁한 나와 질투하는 나를 갈구고 한쪽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워버린다.나는 나들의 움직임을 전혀 알지도 못한 채, 그저 내가 객관적이라고만 생각했다.엄석대에 휘둘려서 다른 아이들을 보지 못했다.그리고 내 안의 엄석대를 키워서 그 자리에 앉혀 놓은 건 나 자신이다. 나는 옳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이 엄석대를 내 안의 반장으로 만들었다. (-61-)


소주 한 병과 커피 한 잔 ,데미소다 한 켄을 사들고 납골당으로 향한다.아버지와 어머니와 누나가 좋아하던 음료이다.입구에 들어서니 인기척이 들려 나는 건물 밖을 거닐며 담배를 몇 대 태운다.언제 와도 납골당 주변에는 까마귀들이 날아다니고 풀이 무성하다. 이윽고 사람이 나오자 나는 익숙한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가 나의 자리를 찾아간다.고요하고 서늘한 공간으로 가서 사진에다 대고 말을 건넨다. 안녕한지, 잘 지내는지. (-100-)


다시 생각해본다. 작고 구체적인 것에서부터 출발해본다.내가 무엇에서 즐거움을 느끼는지 생각해본다.맛있는 음식일지, 즐거운 경험일지, 창조하는 짜릿함일지, 관계의 포근함일지,그리고 그 즐거움들의 강도를 생각하고, 그 즐거움을 극대화할 방법을 생각해본다.지금 이 순간처럼 글을 쓰는 것도 나에게는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행동 중 하나일 것이다.그 즐거움이 업이 딜 수도 있을 것이고, 그 즐거움을 충족하기 위해 필요항 것이 돈일 수도 넉넉한 시간일 수도 있을 것이다. (-151-)


남에게 착하다 보니, 많이 비겁해졌다.착함은 나의 우유부단을 숨긴다.내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몰라서 허둥지둥하는 순간에, 상대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핑계로 우유부단을 포장할 수 있다.혹은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을 때 타인에게 결정을 떠넘겨서 심적인 책임도 떠넘긴다.누군가가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스스로 나쁜 사람이 되기 싫어서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착함 안에는 비겁함이 숨어 있다.(-207-)


살아가면서,나에게 필요한 것은 나를 객관화하는 것이다.그것을 우리는 자기 성찰이라 부르고 있다.이 자기성찰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노력의 일환이며, 나를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하지만 그것은 경험으로만 얻는것은 한계가 있다.보고 듣고, 느끼고, 오감을 통해서 얻는 자기 성찰은 자칫 자기 모순으로 바뀔 수 있다.그래서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책을 통해 사유하는 이유, 누군가의 삶을 읽어 나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 책은 바로 저자의 삶을 객관화 하고 있었다.아버지가 돌아가시고,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누나마저 세상을 떠나게 된다.부모님이 없는 세상 속에서 외할머니 밑에서 성장했던 저자는 외로움과 고독함을 느꼈으며, 세상이 만들어 놓은 답과 문제해결책이 자신에게는 그 범주안에 있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 좌절감을 느끼게 되었다.세상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마저 스스로를 다독거리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그러나 스스로 자기를 이해하고,공감하고, 깨닫게 해야만 하였다. 자기 회복이 필욯나 순간을 스스로 느꼈던 저자는 현실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게 된다.그것을 구체화하고, 내 삶의 작은 성공으로 마들어 가면서, 스스로를 다독거렸으며, 꿈을 조금씩 만들어 나가기 시작하였다.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됨으로서, 스스로에게 쉼을 선물해 주었다.백수가 되고나니 이제는 일을 해야 하는 목적과 즐거움을 찾게 된 것이다'.필요하고, 이유가 있었기에 스스로를 다독거렸으며, 삶의 우선순위를 비로소 만들어 나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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