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세상을 지배할 때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정명섭 지음, 산호 그림 / 들녘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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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 (Zombie Apocalypse) 102년 5월 4일

달에서 채취한 석영을 정제해 만든 관측장으로 본 지구는 온통 잿빛이었다.왠지 숨 막히는 기분을 느끼며,K-기준은 공용어인 영어로 중얼거렸다.
"지구는 밝고 찬란한 녹색이라고 하지 않았나?"
"왠걸 ,데이모스보다 더 어두운데.," (-15-)


맙소사,맙소사.머릿속이 텀 비는 것 같다.국무총리라는 작자가 핵폭탄 같은 말들을 쏟아냈다.미국에서 발생한 아칸소 독감의 발병률과 사망률이 생각보다 높으며 그에 따라 미국 본토와의 모든 인적 교류를 차단한다는 것이었다.이미 미국과의 협의가 끝났고,곧 그들의 요청대로 응급 의료진을 파견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87-)


1.좀비는 느리다.하지만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
2.냄새가 지독하다. 향수가 좀 필요할 것 같다.
3.배고프면 좀비건 인간이건 먹어치운다.
4.물리면 좀비,먹히면 식량.
5.시력은 떨어지는 게 분명하다.청각과 후각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 (-145-)


죽음이 두 번 겹친 날이라,최후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이대 부근은 온통 불길에 휩싸였다.신촌 기차역과 나란히 붙어 있는 밀리오레 건물까지 불이 옮겨 붙었다.인간들은 광기에 사로잡힌 것처럼 뛰어다녔지만,좀비들은 불을 짊어지고도 느긋하게 그들을 추격했다.붙붙은 좀비들을 피해 신촌역 계단을 미끄러지듯 내려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도 눈물이 나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죽음을 너무 많이 본 탓인지 이제는 슬픔도 느껴지지 않고 감정이 마비된 것 같다. (-189-)


머신건던 사수가 괴성을 지르며 연달아 방아쇠를 당겼다.빛이 퉁퉁거리며 날아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K-기준은 묵묵히 걸어가 라이플의 개머리판으로 그의 뒤통수를 가격했다.보병들은 경악하더니 적대감 가득한 눈으로 그를 노려봤다.
"좀 쉬게 해주는 것뿐이야.지구 충격이라는 것도 못 들어봤나?이러다 탄약을 다 낭비하고 말 거야.다른 사람이 머신건을 잡아." (-241-)


우리는 동시에 배를 움켜잡고 웃음을 터트렸다.스쿠터가 반도을 견디지 못하고 옆으로 자빠질 때까지,와당탕 넘어지면서 그녀와 부딪치는 바람에 이마가 얼얼했지만 나는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그녀가 내 이마에 가볍게 키스했다.난 그녀의 손을 잡고 입술에 키스했다.짧은 입맞춤 후 그녀는 두렵지만 이겨내보겠다고 말했다.난 세상이 끝날 때까지 지켜주겠다고 대답했다.그러자 그녀는 방금 키스한 내 이마를 찰싹 때리며 말했다.
"이미 세상이 끝났는데 뭘."(-311-)


인간이 가장 무서워 하고 공포감을 느끼는 존재는 악어,사자,호랑이,고래와 같은 거대한 동물이 아니었다. 인간이 가장 무서워 하는 존재은 인간과 가장 흡사한 존재이다.동물을 사냥할 때와 인간을 사냥할 때,전략과 전술면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이유,씨를 말리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잔인하고, 치열하게 전쟁을 하면서,자신을 해치면서,목적을 달성하려고 하게 된다.


소설은 바로 그런 모습을 담아내고 있었다.미국 아칸소주에서 발생한 아칸소 감기는 자연적인 발생이 아닌 인간의 실수에 의해 나타난 것이며, 그로 인해 인간 스스로 죽은에 도달하게 되었고,그 빈자리를 불명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는 좀비가 차지하게 된다.소설 속에서 k-기준이 100년이 지난 뒤 데이모스를 지나 지구를 보았을 때,지구의 모습이 푸른 빛이 아닌 잿빛으로 변하게 된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적을 이기려면 나를 알고 적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였다.병법서에 있어서 절대적인 명제이다.인간을 잡아먹는 좀비와 인간과 싸울 때도 마찬가지다.인간의 강점과 좀비의 강점,인간의 약점과 좀비의 약점을 명확하게 안다면,자신의 약점을 축소하고,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 수 있다.지구에 다시 돌아온 원정대가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 좀비와의 사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것을 본다면, 이 소설 속에서 주인공들의 활약상을 재확인할 수 있다.


이 소설은 바로 우리의 이기적인 마음를 들여다 보게 된다.인간 스스로 자연에 따라서 순리에 맞춰서 살아가지 못한다면,그 화는 분명 인간에 미칠 수 있다.비록 나의 오만한 행동이 나에게 미치지 않는다는 오만한 생각들이 점층적으로 쌓이게 된다면,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세상을 목도할 수 있다.바로 이 소설에서 잿빛 지구를 만들어 버린 원흉 좀비들을 보더라도 말이다.소위 두려움의 상징이 되어버린 존재,좀비는 우리의 삶 깊숙한 곳에 숨어 있으며,인간의 또다른 악의 실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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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비적성 - 살림 비적성 요리 비적성 엄마 비적성 여자의 육아 탐험기
한선유 지음 / 라온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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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불러올수록 가만히 있었던 세상의 물건들이 내 배를 건드리기 시작했다.정확히 말하면 너무 많이 튀어난 배로 인해 모든 물건이 건드려졌다.배는 마치 뭔가를 발사하기라도 할 것처럼 공격적으로 눈에 띄게 나오기 시작했고 튀어나온 배가 익숙하지 못한 나는 핸들링을 잘 못해서 여기저기 부딪치고 다쳤다.


군대 축구 이야기랑 입덧 에피소드의 공통점은 또 이렇다.
첫째, 어느 누구도 안물안궁
둘째, 자기 이야기만 레전드다.들어보면 다 거기서 거기임.
셋째,그렇게 열 내며 이야기하지만 절대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음. (-26-)


남편이 처음부터 아이를 너무나 좋아하던 사람인 것은 알고 있었다.출산하던 날 나에게 꽃을 주며 사랑한다고 했지만 그건 딸을 낳아주느라 애쓴 아내에 대한 예의였고,이미 그의 눈엔 딸밖에 보이지 않아 보였다. (-91-)


남편은 기저귀를 능숙하게 갈았고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게 겉싸개도 아주 단단하고 야무지게 묶었다.목욕도 아이의 기분과 적당한 수온을 맞춰가며 완벽하게 잘했다.나는 모든 것이 초보였는데....(-93-)


자다가 수십 번씩 깨우는 생사 확인에 남편은 괴로운 하품을 하며 말했다.
"나 이제 그만 자면 안 돼? 나 깨고 좀 있다 애가 깨고 ,나 잠 좀 자자.내일 출근해야 하잖아.아침 일찍 스포츠 클럽도 있다고."
"걱정도 안 돼? 어떻게 그렇게 자빠져 편하게 잘 수가 있어?잠이 오냐!!!! 나는 걱정돼서 잠을 못 자.이런 게 모성애야.들어는 봤는지.남자한테 없는 모,성,애.이제 알겠지? 화장실 가야겠어."
편하게 자려는 남편을 즈려밟고 화장실로 간다.고의인 듯 아닌 듯. (-171-)


남편은 금손이다.굳이 나는 똥손이라는 표현을 안해도 이미 남편이 금손이라 나머지 손은 다 똥손이 된다.그 힘든 육아도 척척, 살림도 술술,엄청 많은 직장 업무도 아무 말 없이 해낸다.뭐 달인만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운동이면 운동,칼질이면 칼질, 악기면 악기 조금씩 다 잘한다.심지어 글씨도 잘 쓴다.한마디로 난놈이다. 애를 난 뇬은 나인데...
이렇게 난옴도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그것은 바로 갑부가 아니라는 것,애당초 돈 욕심이 없으니 취미생활과 여가에 많은 시간과 돈을 쓰는 것에 아까워하지 않으며 살았었다.하위직 공무원이 모아야 얼마나 몰으겠냐고.(-236-)


이 책은 임신,출산,육아에 대해서, 리얼 스토리를 전달하고 있었다.초등학교 선생님이었던 자자 한선유씨는 바른 생활을 강조하는 학교 생활과 달리 ,육아에 있어서는 적합하지 않았고,소위 농땡이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아이를 낳았을 뿐 ,출산 후 육아와 요리는 온전히 남편 몫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바로 저자가 남편에게 사용하는 무기는 모성애였다.온전히 남편에게는 없는 그 무형의 가치는 남편을 꼼짝 못하게 한다.


남자가 군대가 있다면,여자에게는 임신 이후 입덧이 있다.이 두가지 군대와 육아는 세가지 공통점이 있다.그건 상대방이 궁금해 하지 않으면서, 과장되어서 말하며, 하루종일 이야기 할 수 있다.그리고 항상 도돌이표라는 맹점이 존재하고 있다.이 책에서 눈여겨 볼 것은 딸바보 남편이 초보임에도 불구하고, 아내보다 더 육아에 최적화 되어 있다는 것이다.소위 비적성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똥손인 아내 한선유와 달리 금손인 남편은 딸을 너무 잘 돌보아 주고, 잘 챙기게 된다.그 과정에서 아내는 소외되기 시작하였고, 남편에게 넘버 원이 아닌 넘버 4가 되었고,아내의 자리를 딸이 차지하게 된다. 밤세워서 아기를 케어하는 남편,아기가 깰까 집안 구석탱이에서,자신만의 자유를 누리는 아내의 모습,자유롭지만, 남편 없는 빈자리, 사랑이 부재한 공간에서 외로움과 고독함이 교차되는 밤이 될 때가 있다.궁금하지 않은 육아 이야기, 그 안에서 아내의 힘든 점,남편의 힘든 점을 알 수 있으며,남편에게 육아 휴직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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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 기술, 일본 소부장의 비밀 - 왜 지금 기술을 중시하는 일본 기업에 주목하는가?
정혁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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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578년에 설립된 '콩고구미'라는 일본 기업이다.6세기 후반 불교를 적극 전파했던 쇼토쿠 태자는 오사카에 시텐노지를 건립하면서 백제의 장인 유중광을 초빙한다.쇼토쿠 태자의 명으로 중광 집안이 시텐노지의 유지 보수를 맡게 되면서 유중광이 설립한 콩고구미는 장수 기업의 길을 걷게 된다.그 후 사찰 전문 건축회사로 변신하면서, 1,400년 이상 존속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9-)


또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연구 성과의 산어화'다.이화학 연구소는 연구 성과로 얻은 특허 및 실용 신안을 기본으로 기업을 설립하고,이들 기업에서 특허권 사용료를 받아 연구비용을 충당한다는 구상을 세웠다.이화학 연구소가 연구 성과를 적극적으로 산업화하자 63개의 기업이 탄생했다.(-90-)


그러나 그때부터 113번 원소의 합성이 일어나지 않았다.7년여의 시간이 지나도 113번 원소 합성에 성공하지 못하자, 모리타 연구팀은 과저 자료에 최신데이터를 추가해 113번 원소 인정을 요구하려고 했다.그러던 중 2012년 8월 세 번째 합성에 성공한다.원소 붕괴 과정에도 이론적 추론과 일치하는 결과가 나왔다.이것이 일본이 발견한 113번째 원소 니호늄이 탄생되기까지의 대략적 줄거리다. (-98-)


독일의 연구 시스템은 큰 틀에서 보면 2개의 연구기관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기초 연구를 주로 하는 막스플랑크연구소와 응용 연구를 주로 하는 프라운호퍼 연구소가 그 주인공이다. 기업은 프라운호퍼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10-)


자전거를 사러 가면 변속기가 시마노 제품인지 확인하거나,판매원으로부터 이 자전거는 시마노 변속기가 장착됭 있으니 안심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쉽게 듣게 된다.시마노는 완성 자전거를 생산하지 않고 자전거 부품을 만드는 기업이다.시마노는 변속 브레이크 일체형 레버를 세계 최초로 만들어낸 기업으로 유명하다. (-149-)


우리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TV, 스마트폰, 자동차, 컴퓨터 등 모든 제품은 공작기계에서 출발한다.공작기계가 기계를 만들고,기계가 부품을 만들고, 그 부품이 결합되어 제품이 되는 것이다.'그래서 공작기계는 기계를 만든는 기계,즉 마더 머신이라고 불린다. 일본은 공작기계 산업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그 배경에 화낙의 공작기계 제어 기술인 CNC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 (-204-)


이 책은 일본을 일본답게 하는 그들의 기술력에 대해서 말학도 있었다.책의 제목이기도 하는 소부장은 소재,부품,장비이며, 이 세가지 요소는 일본을 일본답게 해 주고 있다.소위 기업에서 강조하는 차별화 전략,남들이 따라할 수 없는 기술력은 일본이 가지고 있는 장인기술이며, 그 장인 기술은 1400년동안 외침에 의해 큰 전쟁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하게 되었다.즉 이 책은 소위 우리가 부러워 하는 일본의 기술력의 특징은 무엇이며,그들은 왜 노벨물리학상,화학상,생리의학상을 탈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일본의 모범적인 사례들 안에서 답을 찾아볼 수 있다.'


즉 그들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술력을 추구하고 있으며,우공이산의 마음가짐으로 기업을 꾸려나가고 있었다.소위 산학연의 특징을 일본은 고스란히 채워 나가고 있었으며,그 과정 속에서 한국기업이 해야 할 몫을 살펴보고 있다.또한 우리는 답을 찾아가고 있으며,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찾아가야 하는 길을 모색해 볼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 눈여겨 보았던 것은 니호늄의 발견이다.그들은 끈질기게 탐구하였고,실패를 거듭하면서, 새로운 길을 열어가게 된다.소위 완벽함과 치밀함,계획성이 없다면,인공 원소 113번은 탄생되지 않았을 것이다.또한 일본은 세계적인 연구기관 이화학 연구소가 있으며,이 곳을 거점으로 하는 기업들이 있다.한국이 가지고 잇지 않은 일본의 강소기업의 특징을 본다면,정부의 예산을 가져가기 위한 요행으로 그치는 한국의 산학연관 시스템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다.또한 일본은 장읹정신을 추구하면서,장인을 존중하느 사회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에 ,1000년이 넘는 장수기업이 현존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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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남자를 스치다 몽트시선 3
이원재 지음 / 몽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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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그냥 보면 모릅니다.
첫 페이지에서 끝 페이지까지
읽어야 조금은 알 수 있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슴에서만 맴도는 이 뜨거움의 샘물
바쁜 자들에게 보일 수 없어 미칠 것 같습니다.

다시 그의 첫 페이지에서 그의 끝 페이지까지
읽어야 합니다.
한 마디로 말할 수 없어서
장황하여 내 스스로가 참괴한데
바쁜 자들의 꼭 위에 소리소리를 지릅니다.

그의 페이지에 대한 나의 샘물은
분명, 분명하지만
이 분명이 바쁜 자들의 괴설 한마디에
참혹히 무너져 버리기도 합니다. 

당신의 첫 페이지를 다시,그리고 다시
읽어야 합니다.
끝까지 끝 페이지를 읽어야 합니다. (-20-)


그의 언어

언어는 약속이다.
약속은 실천이다.그래서
정치는 말이다.들을 놈 별로 없는
연설문을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고

그동안
듣지만 들리지 않았다
들리지만 담기지 않았다
문득 우리 모두가 갈 바를 잃고
허둥거릴 때, 그의 언어가 살아났다
그리고 비로소 우리는 걷기 시작했다.

우물의 밑바닥 오래된 기억을
피눈물의 두레박으로 건져 올려서
살아난 그의 언어가
우리의 초롱불이 
된다. (-27-)


분노

오늘은 들꽃이 짓밟힌다.
내일은 풀꽃이 짓이겨진다
피 냄새로 더욱 맑은 날이다.
무심하여 무섭도록 청청한 날이다. 

할 수 있는 일은 분노,그 무엇도 
분노보다 황홀할 수 있는가
분노가 모여 웅덩이가 되고,웅덩이가 모여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강줄기가 되리라. (-42-)


나는 문재인을 친구로 두고 있습니다.

뜻이 친구를 만든다고 합니다.
뜻이 없는 자는 친구도 없습니다.
뜻으로 시작해야 친구로 도달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확고부동하게 친구가 있었군요
당신이 그어 놓은 선 위를
위태로움을 잊은 듯 걸어가는,
당신은 확고부동한 친구가 있었군요.(-47-)

이웃

강간법도 이웃이고
새끼사자를 물어 죽이는 수컷 사자의
심장을 가진 자도 이웃이다
그러나 이웃은 결코 특별하게 보이지 않는다.

우리의 약값을 훔치는 자도 이웃이고
찬물로 제 새끼를 죽이는 자도 이웃이다
ㅇ;웃은 그저 착하고
이웃은 그저 나와 같은 나약한  자일 거라고
믿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의 위태로움은 시작된다

가난한 하루벌이의 등에 칼을 찌르고
빨대로 피를 빨아먹는 자도 우리의 점잖은 
이웃이다
종편서 신념을 내뿜는 자도 
신문에 일필휘지의 글을 투척하는 자도
알고 보면 우리의 이웃들이다.

이웃글 속에서 이웃을 
우리의 눈과 우리의 귀로써만
찾아야 하는 이 암담함
그들의 평범함 속의 특이점응
찾는 것이
진짜 이웃이고 공생하고 우리가 생존하는
유일점이다. (-62-)


그가 우리 곁에서 떠난지 어느덧 10주년이 지나 11주년이 흘러왔다.11년의 시간동안 , 세상은 달라졌고,사람의 가치관도 변하였다.그 과정 속에 그 남자가 있었다.이해하지 못해서 미안하고,공감하지 못해서 미안했던 그 마음들, 죄책감과 미안함이었다. 진심을 들여다 보지 못하였고,그 남자의 내용을 알아 보지 못하였다.첫페이지만 보고,그의 전부라 말하였다.그의 첫페이지부터 그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볼 수 있는 인내심이 우리에겐 없었다. 오로지 그 남자의 형식적인 모습, 껍데기를 보면서,그의 전부라 하였고,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욕을 먹는 남자가 되었다.그리고 우리는 그를 이제 볼 수 없다.온전히 그를 내 마음 속으로 움미하고,그가 남겨놓은 정신을 지키고자 한다. 그가 남겨놓은 정신 속에 내재되어 있는 삶의 발자취,그 발자취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느끼게 되고,그 안에서 내 삶의 결정들을 찾아가게 되었다.


친구,이웃,말.그가 남겨놓은 정신이다.그의 말ㄷ과 언어에는 무게가 느껴졌다.그가 이제 세상을 떠나고 난 뒤 우리는 또다른 아픔을 겪게 되었다.같이 함께 할 때는 소중하게 바라보지 못했던 그 후회의 잔상들이,그가 사라진 뒤에서야 뒤늦게 깨닫고야 말았다.그 남자는 배신감이 들었고,용서할 수 없는 가운데서도,그는 기다릴 줄 알았고,멈출 줄 알았다.온전히 벼랑 끝에 서 있는 그 순간에도 자신의 안위를 살피지 않았고,자신을 보는 이들에게 고개 숙였고,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맗하였다.


그 남자가 남겨 놓은 빚,후회하였고,미안하였다.그리고 우리는 알게 된다.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못하면,온전히 그것은 남아있는 사람들의 몫이 된다는 것을 언어가 아닌 말이 아닌 나 자신의 몸으로 깨닫게 되었다.살아생전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우리는 그가 사라진 이후에 비로서 그의 빈자리를 절감하게 된다.즉 이 책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 잊지 말아야 할 것,반복되어서는 안되는 것들을 상기하게 된다.친구 문재인,그가 남겨놓은 정신은 친구 문재인으로 승계되었으며,우리는 앞으로 친구가 다치는 반복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염원하고,다시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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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가 처음이라
전효성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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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도도하다'는 말은 고야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하는 소리다.집사 인생 4년차로서 말하건데, 고야이는 적당히 독립적일 뿐 애정이나 그 표현력만큼은 내가 늘 부족하고 배울점이 훨씬 더 많다.아니 오히려 사랑꾼이다. 사랑꾼. (-11-)


진심은 통하는가 보다.실낱같은 희망도 없어 주저앉고 싶어도 이렇게 훅 둘어와 따뜻하게 토닥여주는 것들이 자꾸만 힘이 나게 만든다.이래서 어르신들은 인생은 살만 하다고 하나보다.
그는 의미없는 응원 메시지라고 말했지만, 나에겐 앞으로 적어도 몇 년은 더 버텨낼 수 있는,상처로 가득한 시간들을 따숩게 어루만져준 그런 찬란한 응원 메시지다. (-59-)


"꽃이 폈을 때 예쁜 걸 잘 모르는 사람은
언제나 봄을 그리워하게 되어 있어요.
당신을 소중하게 대하지 않은 사람들은 언제나 당신을 
지나치고 나서야
당신이 소중했다고 느끼게 된다는 말이에요.
예쁨남 받고 자라나요.
온갖 상처받는 일들은 당신을 위한 게 아닙니다.
당신은 사랑스러워서 참 고마운 존재입니다."(-101-)


알았어.알았다고 나도 알아.그러니까 그만해 제발.

헤어짐이 없는 인생은 불가능한 걸까.이별은 너무 아픈데 ,눈을 뜨자마자 이별이 심장에 꽂히는 그런 아침들을 나는 여전히 감당할 자신이 없다.(-150-)


"누구나 자기감정에 솔직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당당해지라고,자신감 가지라고 참 쉽게들 말하는데요.그것도 들어주는 사람 있을 때나 가능한 거에요.나한텐 아무도 귀 기울여주지 않거든요."

이 대사에 왠지 모르게 울컥했다.아니, 내성적인 사람들의 처지와 심리 상태가 고스란히 느껴져서 더욱 서럽게 다가왔다.(-191-)


만남이 있으면,헤어짐도 있고,그 헤어짐은 자신의 삶을 위로하게 된다.살아가기 위해서 존재하는 우리의 많은 감정들,소소한 따스한 온기와 따스한 느낌들,스쳐 지나가는 장면들이 ,어느 순간 갑자기 나에게 훅 다가올 때가 있다.나와 전혀 무관한 삶을 살아가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느껴야 하는 수많은 기억들,어쩔 수 없는 이별 속에서 우리는 예고되지 않은 누군가에 의해서 좌절하게 되고,무기력하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었다.나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으며,가수 전효성이 아닌, 연기자 전효성이 아닌, 평범한 삼십 대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과 작은 위로,그 나이에서 느낄 수 있는 인생이야기가 느껴졌다.비가 오면 마음이 정화되고,비를 맞고 싶은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다.살아가면서,우리는 '처음'이라는 것을 많이 만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그 처음이 나에게 위로가 될 때도,있고 당황스러운 순간도 일어날 수 있었다.착각과 환상은 처음이라는 단어를 대체한다. 바로 이 책에는 그러한 소소한 이야기들이 나와 있었다.여기서 이러한 우리의 보편적인 삶이 내 삶에 어떤 변화의 씨앗이 되는지 한번 더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저자의 삶 속에 내 삶의 그림자가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화려해 보이지만,그안에도 소소한 아픔이 감춰져 있었다.착각과 환상 속에 살아야 하는 예민하고, 삶이 불안한 삶,그 삶의 연속선상에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향성이 있으며,나에게 필요한 삶,나에게 존재하는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즉 이 책에는 이별과 만남의 스펙트럼 속에서,저자가 얻고 싶어하는 위로와 치유,인정과 응원,그리고 소소한 행복의 메시지가 느껴졌다.그리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행복의 씨앗을 뿌려야 하는 이유를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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