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비적성 - 살림 비적성 요리 비적성 엄마 비적성 여자의 육아 탐험기
한선유 지음 / 라온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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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불러올수록 가만히 있었던 세상의 물건들이 내 배를 건드리기 시작했다.정확히 말하면 너무 많이 튀어난 배로 인해 모든 물건이 건드려졌다.배는 마치 뭔가를 발사하기라도 할 것처럼 공격적으로 눈에 띄게 나오기 시작했고 튀어나온 배가 익숙하지 못한 나는 핸들링을 잘 못해서 여기저기 부딪치고 다쳤다.


군대 축구 이야기랑 입덧 에피소드의 공통점은 또 이렇다.
첫째, 어느 누구도 안물안궁
둘째, 자기 이야기만 레전드다.들어보면 다 거기서 거기임.
셋째,그렇게 열 내며 이야기하지만 절대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음. (-26-)


남편이 처음부터 아이를 너무나 좋아하던 사람인 것은 알고 있었다.출산하던 날 나에게 꽃을 주며 사랑한다고 했지만 그건 딸을 낳아주느라 애쓴 아내에 대한 예의였고,이미 그의 눈엔 딸밖에 보이지 않아 보였다. (-91-)


남편은 기저귀를 능숙하게 갈았고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게 겉싸개도 아주 단단하고 야무지게 묶었다.목욕도 아이의 기분과 적당한 수온을 맞춰가며 완벽하게 잘했다.나는 모든 것이 초보였는데....(-93-)


자다가 수십 번씩 깨우는 생사 확인에 남편은 괴로운 하품을 하며 말했다.
"나 이제 그만 자면 안 돼? 나 깨고 좀 있다 애가 깨고 ,나 잠 좀 자자.내일 출근해야 하잖아.아침 일찍 스포츠 클럽도 있다고."
"걱정도 안 돼? 어떻게 그렇게 자빠져 편하게 잘 수가 있어?잠이 오냐!!!! 나는 걱정돼서 잠을 못 자.이런 게 모성애야.들어는 봤는지.남자한테 없는 모,성,애.이제 알겠지? 화장실 가야겠어."
편하게 자려는 남편을 즈려밟고 화장실로 간다.고의인 듯 아닌 듯. (-171-)


남편은 금손이다.굳이 나는 똥손이라는 표현을 안해도 이미 남편이 금손이라 나머지 손은 다 똥손이 된다.그 힘든 육아도 척척, 살림도 술술,엄청 많은 직장 업무도 아무 말 없이 해낸다.뭐 달인만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운동이면 운동,칼질이면 칼질, 악기면 악기 조금씩 다 잘한다.심지어 글씨도 잘 쓴다.한마디로 난놈이다. 애를 난 뇬은 나인데...
이렇게 난옴도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그것은 바로 갑부가 아니라는 것,애당초 돈 욕심이 없으니 취미생활과 여가에 많은 시간과 돈을 쓰는 것에 아까워하지 않으며 살았었다.하위직 공무원이 모아야 얼마나 몰으겠냐고.(-236-)


이 책은 임신,출산,육아에 대해서, 리얼 스토리를 전달하고 있었다.초등학교 선생님이었던 자자 한선유씨는 바른 생활을 강조하는 학교 생활과 달리 ,육아에 있어서는 적합하지 않았고,소위 농땡이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아이를 낳았을 뿐 ,출산 후 육아와 요리는 온전히 남편 몫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바로 저자가 남편에게 사용하는 무기는 모성애였다.온전히 남편에게는 없는 그 무형의 가치는 남편을 꼼짝 못하게 한다.


남자가 군대가 있다면,여자에게는 임신 이후 입덧이 있다.이 두가지 군대와 육아는 세가지 공통점이 있다.그건 상대방이 궁금해 하지 않으면서, 과장되어서 말하며, 하루종일 이야기 할 수 있다.그리고 항상 도돌이표라는 맹점이 존재하고 있다.이 책에서 눈여겨 볼 것은 딸바보 남편이 초보임에도 불구하고, 아내보다 더 육아에 최적화 되어 있다는 것이다.소위 비적성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똥손인 아내 한선유와 달리 금손인 남편은 딸을 너무 잘 돌보아 주고, 잘 챙기게 된다.그 과정에서 아내는 소외되기 시작하였고, 남편에게 넘버 원이 아닌 넘버 4가 되었고,아내의 자리를 딸이 차지하게 된다. 밤세워서 아기를 케어하는 남편,아기가 깰까 집안 구석탱이에서,자신만의 자유를 누리는 아내의 모습,자유롭지만, 남편 없는 빈자리, 사랑이 부재한 공간에서 외로움과 고독함이 교차되는 밤이 될 때가 있다.궁금하지 않은 육아 이야기, 그 안에서 아내의 힘든 점,남편의 힘든 점을 알 수 있으며,남편에게 육아 휴직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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