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내가 처음이라
전효성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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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도도하다'는 말은 고야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하는 소리다.집사 인생 4년차로서 말하건데, 고야이는 적당히 독립적일 뿐 애정이나 그 표현력만큼은 내가 늘 부족하고 배울점이 훨씬 더 많다.아니 오히려 사랑꾼이다. 사랑꾼. (-11-)


진심은 통하는가 보다.실낱같은 희망도 없어 주저앉고 싶어도 이렇게 훅 둘어와 따뜻하게 토닥여주는 것들이 자꾸만 힘이 나게 만든다.이래서 어르신들은 인생은 살만 하다고 하나보다.
그는 의미없는 응원 메시지라고 말했지만, 나에겐 앞으로 적어도 몇 년은 더 버텨낼 수 있는,상처로 가득한 시간들을 따숩게 어루만져준 그런 찬란한 응원 메시지다. (-59-)


"꽃이 폈을 때 예쁜 걸 잘 모르는 사람은
언제나 봄을 그리워하게 되어 있어요.
당신을 소중하게 대하지 않은 사람들은 언제나 당신을 
지나치고 나서야
당신이 소중했다고 느끼게 된다는 말이에요.
예쁨남 받고 자라나요.
온갖 상처받는 일들은 당신을 위한 게 아닙니다.
당신은 사랑스러워서 참 고마운 존재입니다."(-101-)


알았어.알았다고 나도 알아.그러니까 그만해 제발.

헤어짐이 없는 인생은 불가능한 걸까.이별은 너무 아픈데 ,눈을 뜨자마자 이별이 심장에 꽂히는 그런 아침들을 나는 여전히 감당할 자신이 없다.(-150-)


"누구나 자기감정에 솔직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당당해지라고,자신감 가지라고 참 쉽게들 말하는데요.그것도 들어주는 사람 있을 때나 가능한 거에요.나한텐 아무도 귀 기울여주지 않거든요."

이 대사에 왠지 모르게 울컥했다.아니, 내성적인 사람들의 처지와 심리 상태가 고스란히 느껴져서 더욱 서럽게 다가왔다.(-191-)


만남이 있으면,헤어짐도 있고,그 헤어짐은 자신의 삶을 위로하게 된다.살아가기 위해서 존재하는 우리의 많은 감정들,소소한 따스한 온기와 따스한 느낌들,스쳐 지나가는 장면들이 ,어느 순간 갑자기 나에게 훅 다가올 때가 있다.나와 전혀 무관한 삶을 살아가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느껴야 하는 수많은 기억들,어쩔 수 없는 이별 속에서 우리는 예고되지 않은 누군가에 의해서 좌절하게 되고,무기력하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었다.나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으며,가수 전효성이 아닌, 연기자 전효성이 아닌, 평범한 삼십 대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과 작은 위로,그 나이에서 느낄 수 있는 인생이야기가 느껴졌다.비가 오면 마음이 정화되고,비를 맞고 싶은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다.살아가면서,우리는 '처음'이라는 것을 많이 만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그 처음이 나에게 위로가 될 때도,있고 당황스러운 순간도 일어날 수 있었다.착각과 환상은 처음이라는 단어를 대체한다. 바로 이 책에는 그러한 소소한 이야기들이 나와 있었다.여기서 이러한 우리의 보편적인 삶이 내 삶에 어떤 변화의 씨앗이 되는지 한번 더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저자의 삶 속에 내 삶의 그림자가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화려해 보이지만,그안에도 소소한 아픔이 감춰져 있었다.착각과 환상 속에 살아야 하는 예민하고, 삶이 불안한 삶,그 삶의 연속선상에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향성이 있으며,나에게 필요한 삶,나에게 존재하는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즉 이 책에는 이별과 만남의 스펙트럼 속에서,저자가 얻고 싶어하는 위로와 치유,인정과 응원,그리고 소소한 행복의 메시지가 느껴졌다.그리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행복의 씨앗을 뿌려야 하는 이유를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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