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해의 바다를 건너며
김태식 지음 / 대신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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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에겐 용기라는 장치가 필요하다.'나는 우울증 환자'라고 인정할 수 있는 용기 말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우울증은 용기가 없어서 벌어지는 문제'라는 식으로 비약하고 싶지는 않다. 병원에서 진단받을 정도의 우울증이라면 이니 용기로 해결할 수 있는 무제의 영역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다. (-16-)

우리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가지고 세상을 본다.이건 당여하다.고정관념과 편견이란 복잡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빠른 판단을 내려주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고정관념을 통해 우리는 본능적으로 위험한 사람을 가려낸다. 외모,눈빛, 차림새 등을 보고 상대방이 정상이 아니라고 느끼면 그 자리를 피하려 한다.

편견 역시 마찬가지다. 편견이란 우리가 세상 모든 책을 읽어볼 수 없고,세상 모든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없다는 한계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만약 누군가가 '나는 일체의 편견이 없는 완벽한 객관의 경지를 이뤘다'라고 말한다면 그는 미치광이이거나 사이비일 것이다. (-27-)

그래서 나는 '내가 삶을 살아가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하며,행복은 이에 뒤따라오는 그림자 같은 것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 생각은 프랑스 작가 카뮈가 했던 이야기를 곱씹으면서 떠올린 것이다. 그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세상을 외면해야 한다고 했다.어째서일까?간단하다. 세상은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나 아닌 다른 것에 거는 희망은 거짓 희망'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부조리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짓 희망을 품고,부조리 그 자체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엉뚱하게 세상을 원망하고 ,엉뚱한 사람에게 원망의 화살을 겨눈다. 물론 그렇게 쏜 화살은 결국 지구를 한 바퀴 돌아서 자신의 등판에 박히기 마련이다. (-85-)

개와 늑대의 가장 큰 차이가 어떤 것인지 아는가? 생물학적인 차이도 있지만, 이들의 행동에 큰 차이가 있다.개는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주인에게 도움을 구한다. 예를 들면 냄새는 나는데 주인의 도움이 없이는 열 수 없게 닫아놓은 사료 통이 있을 때 개는 주인의 몸을 툭툭쳐서 열어 달라는 표현을 한다. 소형견을 키워본 분들은 알겠지만, 산책하다가 힘이 들면 바짓가랑이를 물면서 안아달라는 표현을 한다. 하지만 늑대는 인간에게 도움을 요구하는 표현을 하지 않는다. 늑대는 어딘가 몸에 문제가 생겼다면 무리에서 떨어져 숨는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하지 않는 것이 늑대이다. 그래서 나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심리는 자기 마음에 늑대를 풀어놓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148-)

책 『우울해의 바다를 건너며』은 현대인의 무서운 질병 ,자살의 원인 중 하나인 우울증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모 연에인은 오랫 시간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 매달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만우절이면 생각나는 중국 연에인이 있다.우울증은 누구에게 말하기 힘든 질병이며, 늑대처럼 살아가는 이들에게 우울증을 해결하지 못하고, 끌어안고 살다가,스스로 숨어 버리며, 삶을 정리하고 마감한다.

책 『우울해의 바다를 건너며』에서,저자고 우울증과 싸우고 있으며,나에 개한 책임감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글을 쓰는 작가이다. 우울증에 걸려 있으며, 삶에서, 우울증을 견디며 살아간다는 건, 황무지 위에서,외로이 혼자 서 있을 때 느끼는 아픈 감정이다.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 힘들고,누구에게 우울증에 걸려 있다고 말하기 힘든 사람, 우울해의 바다를 건너는 이들이다.

나는 우욻증에 걸려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울증은 나의 약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감추는 것이 일상이다. 우울증 치료 시기를 놓치고, 스스로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 모른다. 삶 그러하고,우울증이 그러하다. 선입견,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들, 현대인들은 서로 간극을 좁혀 나가면서, 완벽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 집착하며 살아가고 있다. 작은 실수 하나 용납하지 못하고, 최선을 다해도,스스로 실패자라 낙인을 찍으며 살아가는 사람에게, 불현듯 우울증이 찾아오며,그 우울증을 끌어안고 살아간다. 어린 아이들처럼, 스스로 다양한 감정과 느낌을 털어내지 못하고 살아오고 있기 때문에,우울증에서, 벗어날 에너지조차 사라지고 있으며, 삶의 의미,인생의 가치를 놓치며 살아가는 것이 일상이 되고 있다.희망을 찾아내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점점 더 절망의 늪에 빠지고,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이들은 우울증 치료 시기를 놓치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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