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 - 이주는 빈곤, 기후위기, 고령화사회의 해법인가, 재앙인가
헤인 데 하스 지음, 김희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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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유례없는 대규모 이주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하다. 멕시코-미국 국경을 향해 이동하는 중앙아메리카인들의 '카라반 행렬',허술한 보트에 간신히 올라탄 채 죽기 살기로 지중해를 건너는 아프리카인들, 영국 해협을 건너는 불법 이주자들의 모습을 보면 이주가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될 거라는 두려움이 사실로 굳어지는 듯하다. 빈곤과 불평등, 폭력, 억압,기후변화, 급격한 인구 증가가 위험하게 겹치며 갈수록 많은 아프리카인과 아시아인, 라틴아메리카인이 '부유한 서구' 의 해안을 향해 필사적인 여정에 나서는 듯하다. (-18-)

그렇다면 난민 수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한가지 이유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 정치적 수사와 선동적 언론 보도가 난민의 유입 흐름이 사실보다 훨씬 더 대규모라는 인상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엔난민기구와 국제이주기구 같은 기관들이 제시한 데이터가 이런 주장을 뒷받침했다. (-87-)

"우리가 하려고 하는 것은 이주, 특히 일자리가 없는 버숙련 노동자의이주를 억제하는 것이다."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 이 2019년 12월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한 말이디. 며칠 뒤 보리스 존슨의 보수당이 총선에서 압승했고, 2020년 2월 1일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공식 탈퇴했다. 텔레비전 인터뷰 중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로 국경 주권을 되찾아 유럽 연합에서 들어오는 저숙련 노동자의 이입을 단속하고 오스트레일리아처럼 이민 점수제를 도입해 고숙련 노동자를 끌어들이겠다고 유권자들에게 약속했다. (-162-)

그리고 1960년 이디 아민의 반아시아 인종 차별 정책으로 우간다에서 쫓겨난 인도 혈통 인구가 영국에 난민으로 도착했다. 이들은 파키스탄의 미르푸르나 방그라데시의 실렛 같은 지역에서 모집되어 영국의 공장과 광산에서 일한 저숙련 노동자들에 비해 계급적으로 상당히 유리했다. 유럽에서 일하는 튀르키예와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출신 이주 노동자와 미국에서 일하는 멕시코 등 라틴계 이주자들도 시골에서 변변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살다 이주한 사람이 많다,. (-234-)

두뇌유출이 중요한 두뇌 혹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출신구에서 사업체를 창업하는 것이다. 가령 한국 정부는 1960년대와 1970년대 미국으로 이출하는 고숙련 노동자가 증가하는 문제로 크게 고민했다. 하지만 한국의 첨단 기술 분야가 부상하고 민주화 개혁이 추진되자, 미국에서 경험을 쌓은 한국인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이 이후 수십 년간 사업 개발과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306-)

언론에 실린 이미지와 정치적 수사는 갈수록 많은 사람이 빈곤과 전쟁에 휘말린 고향을 탈출하는 종말론적 이야기를 전달할 때가 먾다.위험한 숲과 사막을 건너 육로로 이동하거나 제대로 물에 뜨지도 못할 것 같은 보트에 쟁여 타고 필사적으로 서구를 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할 때가 많다. (-401-)

이주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돈을 벌기 위한 자발적 이주가 있고, 산업노동자, 농사,광업과 같은 3D 업종 저숙련 노동자들을 필요로 하는 곳에 들어가는 또다른 이주가 있다. 결혼 후 다른 나라로 이주하는 케이스도 있고, 전쟁으로 인해 난민이 되어서, 생존을 위해 이주하는 상황도 나타난다. 제1차 세게대전과 제2차세계대전 당시 유럽인들이 미국으로 이주를 선택한 것도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이주의 또다른 모습이다.

책은 이주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언론과 신문, 미디어에서 다루는 이주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바로 잡고 자 한다. 예컨데 한국에서 어떤 흉악한 범죄가 발생할때, 특정 나라를 지목하는 정서가 있다. 미국이나, 동남아시아, 그리고 조선족이다. 하지만 이주민들은 한 나라의 전체 인구 중에 3~15퍼센트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들이 저지르는 범죄 또한 심각하다고 볼 수 없다. 혐오와 차별 증오를 자아내는 민족주의 시각이 잘 나타나고 있다.

한국도 이주로 돈을 벌어온 나라다. 사우디아라비아로 돈 벌러 갔던 과거의 역사가 있다. 때로는 한국에 살다가 , 사회적 불이익을 당해, 고국을 떠나는 케이스도 있다. 이런 경우, 자신의 상황과 조건을 탈피하기 위한 자발적인 선택이며, 그곳에서 자신의 역량을 키워서, 출세한 상황에서 고국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한다. 빈곤하기 때문에 이주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이주를 선택하는 이들은 가난한 나라가 부유해질 때, 이주가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베트남이나 , 필리핀 노동자들이 한국으로 이주를 선택하는 이유도,그 가난한 나라들이 점점 더 잘사는 나라로 바뀌게 됨으로서, 이주를 해서 자신의 운명과 삶을 바꾸기 위해서라고 보면 된다.

특히 이주자들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잠재적으로 뺘앗아갈 수 있다는 공포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뺏기 위한 선택이 아닌 ,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 온다고 보고 있다. 한국에서, 농촌 일자리 부족으로 외국 노동자를 채용하고, 공장에서,외국 노동자를 선호하고, 광업분야에서, 이주한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그들을 채용함으로서, 가성비를 높여 주기 때문이며, 한국인을 채용하고 싶어도, 돈이나 여러가지 조건으로 인해 채용이 쉽지 않다는 걸 잘 보여주고 있다.예를 들어, 농촌에서, 사람을 구하고 싶어도 구하기 힘들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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