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회복 -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을 위한 정의
주디스 루이스 허먼 지음, 김정아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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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자는 회복되기까지 정의에 대한 수많은 복합적 질문에 직면 할 수 밖에 없다. 생존자가 사람들 앞에서 진실을 말해도 괜찮을까? 공동체가 생존자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있을까? 피해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 피해를 바로 잡으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생존자와 가해자가 같은 공동체에서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해자에게 책임지게 한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 화해가 바람직할까? 화해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공동체는 어떻게 치안을 유지하고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까? (-10-)

아동학대 생존자는 강간 피해자, 성매매 피해자. 친밀한 파트너 폭력 피해자가 되는 비율이 높다. 그들의 공동체 안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을 눈에 안 보이는 존재로 여길지 몰라도, 약탈자는 그들을 쉽게 알아본다. (-74-)

생존자의 진실성을 인정하기., 생존자가 당한 피해를 인정하기,반성하는 마음으로 변명 없이 철저하게 사죄하기,.이것들은 가해자와 방관자가 진실에서 보상으로 나아가는 치유의 과정을 시작할 때, 출발점이 될 수 있는 조치들이고 , 많은 생존자들에게는 치유의 필요조건이다. (-133-)

가해자들을 거두어두는 것이 정의의 척도가 아니라면, 그들의 재범을 막고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많은 생존자들을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보다는 재활하게 하는 것이 더 나은 형태의 정의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내가 가해자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나는 가해자가 참회와 개심의 길을 가게 하고 싶다' 라고 입을 모은다. (-203-)

다만 이것 한가지는 분명하다. 많은 생존자들이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얻고자 하면서도 가해자 징계로 이어질 정식 신고서를 제출하기는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당장 원하는 것은 이들 자신이 학교에서 안전하게 지내는 것이다. 이들이 종종 요청하는 것은 접근 금지 명령에 상응하는 조치 , 곧 가해자를 매일 강의실이나 기숙사에서 마주치지 않도록 해줄 조치다. (-246-)

인간은 태어나면서 수많은 상처를 느끼고 얻는다. 그 상처의 깊이가 극대화되어, 임계점을 넘어서면 트라우마로 이어질 수 있다. 사람을 만나는게 두려워지고, 어떤 장소에 가는 것이 공포가 된다. 사람을 피하고, 관계를 피하고, 어떤 특정 장소를 피하고,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심리가 있다. 여성들은 강간, 성폭행, 데이트 폭력과 같은 일이 트라우마로 이어지며, 그들의 삶은 음지로 숨어 버리게 된다. 검찰이 권력을 주도하던 과거에는 고문을 경험한 사람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다가 인생을 마치게 된다.

이 책은 트라우마와 재활, 회복에 대해 말하고 있다. 누군가 행동에 의해서 만들어진 트라우마도 있지만, 나 자신의 상식에서 벗어날 때도 심리적 트라우마가 생긴다.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있을때, 가해자와 피해자로 구분될 수 있다.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회복적 정의를 요구한다, 여기서 회복적 정의란 진심어린 사과나 사죄, 피해자가 요구하는 조건을 들어주는 것, 그리고 재발방지에 있다.그런데 , 우리 사회는 회복적 정의, 재활 시스템이 미흡하다. 가해자들은 뻔뻔하게 자신의 행동에 대해 잊어버리려고 하는 심리가 있다. 정치인 김근태를 고문했던 이근안이 '고문은 예술이다' 라고 말하면서, 죽을 때까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던 것처럼, 그가 보여준 행동은 사람들에게 공포가 되고,트라우마가 될 여지가 있었다.악플로 인해 자살을 선택하는 것도 회복적 정의가 미흡한 케이스다. 이러한 모습들을 보면, 회복적 정의 뿐만 아니라 치유적 정의도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원하는 트라우마 치유 방안을 고민하고,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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