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강의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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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한국의 서당에서 『천자문』을 뗀 학생들에게 나눠준 성적표도 그랬다고 합니다."재치가 넘치고 매사에 과민한 아이에게는 어리석을 우愚자를, 남에 대한 배려가 적고 독선적이면 어질 인 仁 자를, 효심이 부족한 경우에는 반포한다는 까마귀 '오 烏' 자를 , 그리고 매사를 서둘러 일을 그르치면 천천히 걷는 '소牛'자를 써주었다'고 합니다. (-41-)

방송학과의 경우 PD나 스크립터, 편집자 등 엄청난 일류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술하는 사람들도 자기 재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내가 처음 제안해서 만들어진 학교인데,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마음껏 공부하도록 해서 우리 예술인들을 세계에 진출시키자는 취지에서 설립된 겁니다. (-123-)

첫째로 창조라는 것, 창조 정신, 창조 마인드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아주 쉽게 모든 창조는 울음 끝에 나오는 것입니다. 창조는 왜 울음 끝에 나옵니까? 편안한 사람, 울지 못한 사람은 창조를 할 수가 없어요.그러니까 여기 울어본 사람,가슴을 쳐본 사람, 절망 속에 있었던 사람, 그 사람들이 바로 창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이걸 모르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왜? 절망하고 눈물이 있었기 때문에 여러분은 세종대왕하고 가장 가까워지는 겁니다. (-214-)

활자 문화라는 것을 여러분은 대량 생산이라고 하는데 활자 문화는 교정을 볼 수 있게 만든 겁니다. 목판은 하나라도 틀리면 목판 전체를 버려야 하지만 활자로 하면 7교, 8교까지도 볼 수 있지 않습니까?완전히 오식 없는 경전을 만들려면 목판으로는 안 됐는데 우리나라 활자본으로는 가능했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활자본으로 다량 생산하지 않고 다섯 권만 찍어서 서고에 들어갑니다. 공표된 활자 예쑬과 보급하는 활자 예술, 두 가지가 있는데, 달은 하나지만 여러군데를 비추는 월인천강지곡 처럼 단순히 인쇄를 한 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비춘 것이 우리나라의 활자 예술이라는 거죠. (-244-)

제가 늘 얘기하는 것이 앞으로 생명 자본주의가 온다는 겁니다. 금융자본주의는 돈 얻고 돈 버는 것이고 산업자본주의는 기술 넣고 기술 버는 것이죠.이제는 감도을 넣고 감동 상품을 만들어내는 생명자본주의가 온다는 겁니다. 이 생명 자본주의는 선택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오는 것입니다. (-333-)

이어령 교수는 1934년에 태어나 , 2022년 세상을 뜨게 된다. 어느 덧 ,2주기가 지났으며,자신이 추구해왔던 창발 정신을 남기고 갔다. 그가 남긴 업적은 문화적 가치 추구, 대한민국의 진보와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어령 교수가 추구하였던 문화적 창조와 창발은 고독과 외로움을 견디면서 살아가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다.인간의 뇌의 발달, 천재적인 능력에서, 창의력은 키워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산업자본주의 금융자본주의의 맹점을 알고 있었다.그래서,대안으로 생각한 것이 생태자본주의다,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 창발 정신을 구축한다. 자연의 기본원리는 주변과 조화로운 관계를 맺는데 있었다.시끄럽지 않고, 조심스러우며,제각기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그것이 이어령 교수가 말하고 싶었던 창의력의 본질이며, 디지로그와 바이오미미크리(Biomimicry) ,생태자본주의를 추구하는데 답을 찾고 있었다.

이어령 교수의 강의방식은 호기심과 궁금증에 있었다. 질문,호기심과 궁금증에서 ,시작되며, 편안한 삶은 창의력을 키우는데 별 도웅치 되지 않는다. 교육의 본질,배움의 본질은 공자가 남긴 논어에서 찾고 있었다.그는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하였고,마치 아마추어처럼 겸손하며,자신의 부족함을 일깨우려 했다. 88 올림픽 굴렁쇠 소년을 기획했던 이어령 교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창의력의 본질과 목적을 만들어 나갔으며,그것을 어떻게 구현하는데, 평생을 바치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제 그가 남긴 학문의 유산을 키워나갈 이들은 우리의 몫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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