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엄마로 늙을 뻔했다 - 인생 쫌 아는 여자들의 공감 수다
조금희 지음 / 행복한작업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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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식을 양육하는 것은 엄마의 당연한 의무다

​하지만 자식이 자란 뒤에는 엄마의 부재로 인한 아이의 불편함이 엄마가 존재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집사나 하인이 되느냐, 아니면 부모가 되느냐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18-)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기를 바라는 건 탐욕이다.

진정 마음을 나눌 단 몇 사람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51-)

추연은 옷도 갈아입지 않고 소파 위에 벌러덩 누웠다. 영미와 정아는 수학여행 온 범생이 여고생처럼 파자마로 갈아입고 거실로 나왔다.

추연이 누운 채 팔을 머리 위로 뻗어 길게 기지개를 켜고 난 뒤에 말했다.

"아이들이 없는 집으로 들어왔네. 우리 세상이다. 벌써부터 집에 가기 싫다. 경옥아,여기서 살까?"

경옥이 대답했다.

"내려와. 같이 살면 되지.난 누가 서울 가서 살라 그러면 이제는 죽어도 못할 것 같아." (-89-)

세계적으로도 교육열이 높은 이 나라에서 나는 내 친구들을 포함한 다른 엄마들과는 전혀 다른 고민을 해야만 했다. 자녀가 좋은 대학에 갔는데도 찾아오는 허탈감이란 어떤 종류의 감정일까?잘하고 있는 둘째가 나중에 좋은 대학에 가면 과연 나도 그럴까? 그대가 되면 내 마음에 보상과 위로가 찾아올지 궁금했다. (-160-)

조금씩 낡고 시들어간다는 관계와 삶의 단면을 엿보았기 때문일까? 웃음이 터져야 할 타이밍인데,아무도 웃지 않았다. 어쩌면 농담거리로 즐기던 주제의 정곡을 정아가 찔러버렸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친구들의 반응이 뜨뜻 미지근하자 머쑥해진 정아가 다소 공격적으로 물었다.

"니들 좋기는 한 거야?느껴는 봤어?"

(-209-)

삶이라는 것은 태어나고, 죽어가는 과정이다. 이 단순한 인생 명제에서 ,인간은 자유롭지 못한다. 살아가면서, 과거보다 편리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분명 과거에 그들이 꿈꾸었던 그 삶을 지금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조선의 왕이 누리지 못했던 물질적인 풍요와, 행복, 그리고 그들이 얻지 못했던 수명을 소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행복하면서도 불안하다.

소설 『하마터면 엄마로 늙을 뻔했다』는 다섯 사람이 나온다, 주인공 희수와 추연, 정아, 영미,그리고 경옥이다. 학창 시절 소녀들이었던 이들이 다시 소녀가 되어서 제주도 여행을 왔다.이들은 같이 제주도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책임에 대해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보게 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생각할 꺼리를 제공하고 있다. 여행이 아니었다면, 얻기 힘든 경험과 생각, 엄마라는 굴레 속에서 갇혀 살았던 다섯 사람은 그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시간을 가지게 되자,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나에 대한 깊은 사유에 빠지게 된다. 그건 새로운 변화였다.

자녀와 나 사이에, 멋어던질 수 없었던 그것을 벗어버리자 홀가분하였다. 그리고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결혼에 대해서, 나와 자녀 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건 여행 전에는 내가 없으면, 가정에 문제가 있을거라는 생각,그 생각에서 자유로워졌으며, 어쩌면 내가 없어도, 지구는 굴러갈 것이고,내 가정도 잘 굴러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엄마라는 역할과 책임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된다. 이러한 단순한 생각은 변화의 씨앗이 되고 있으며,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이자, 엄마로 나이 먹지 않겠다는 의지를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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