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다시, 봄이 왔다 1 다시, 봄이 왔다 1
구하고 / 로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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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결혼한 것은 , 나와 헤어지고 반년이 안 될 즈음이었다. 다행이 그는 내게 청첩장을 줄 만큼 염치가 없지는 않았다. 다만 나만 모를 뿐이었다.

그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은 내게 귀띔조차 주지 않았다. 물론 그와 헤어졌으니 나를 만날 이유도 없었고, 내게 그 소식을 전할 필요성도 없었다.

("다시 그가 왔다" 에서)



몇 평이야?"

"60 평 조 안되려나..."

나는 민구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내 집은 20 평이 조금 넘을까 말까였다. 처음 이사 왔을 때는 그것도 대궐이라고 생갛라 정도로 상당히 만족해했다.

("다시 그가 왔다" 에서)



9월 초.

다혜와 그런 일이 있고 2주가 지났다. 슬슬 여름이 가려고 했다. 나는 드레스룸에 장을 설치하기 위해 이틀의 휴가를 신청했다. 휴가 첫날인 목요일에 맞춰 안방에 놓을 침대 협탁과 1인용 소파 2개와 테이블, 중간 바에 들일 책상과 의자도 배달시켰다.

("다시 그가 왔다" 에서)



얼마 정도를 예상해야 하나를 떠올리다가, 순간 민구한테서 정식으로 생활비를 받은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즐었다. 그가 준 카드와 500만원이 있었지만, 장을 보거나 소소하게 쓰는 돈은 내 카드나 내 돈으로 해결했다. 물론 내가 공과금을 낸 적은 없었다. 그래도 이것은 아니지 않나 싶었다.

("다시 그가 왔다" 에서)



석중 씨는 그녀에게 소극적이었다.그녀가 자신을 더 사랑한다느 것만 믿고 어깨에 힘을 줬을 뿐, 받은 만큼 되돌려주려고 하지 않았다. 정확한 마음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사랑을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였다. 그걸 생각하면 당해도 싸다고 할 수 있었다.

("다시 그가 왔다" 에서)



광고회사에 다니는 차민구는 60 평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상당한 수준의 재력가다. 그에 반해 민구보다 2살 많은 구청 공무원인 오미현은 평범함 여성으로서 하루 하루 아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민구와 미현은 연상연하 커플이며, 5년간 사귀다가 헤어지게 된다.민구는 반년 만에 새로운 여성과 사귀고 결혼하게 된다.



민구의 선택과 결정, 그가 가진 재력의 힘이다. 20평에 사는 7급 공무원 여성와 60평에 사는 남자, 집 평수 차이가 세상의 차이이며,우리 사회가 만들어 놓은 불평등 그 자체였다. 소설 속에서, 등장하고 있는 민구와 결혼한 여성이 있으며,미현은 민구를 붙잡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며, 폐인이 되고 있었다.



이 소설은 남자의 입장과 여자의 입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남자는 무조건 돈과 재력으로 살아간다는 보편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구가 미현 대신 새로운 여성을 만난 것도 그렇고, 미현이 폐인이 된 것도 매한가지다. 물론 민구가 결혼한 여성과 이혼하고 ,위자료를 준 것도 마찬가지다. 자유와 선택을 할 수 있는 민구와 달리, 자유도 없고, 선택도 할 수 없므 미현은 30대 초반에 만나, 이제 30대 후반이 되어서, 다시 만나게 된다.복수도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 



우리는 여전히 불편한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사랑도 마찬가지이며, 성공도 마찬가지다. 결혼도 그렇다. 돈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자본주의 사회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채근하는 이유도, 번듯한 직장생활을 하라고 잔소리를 하는 부모의 모습 뒤에는 그들이 겪었던 사회적 불평등을 내 아이가 겪으면 안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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