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은밀한 감정 - Les émotions cachées des plantes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지음, 백선희 옮김 / 연금술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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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출발점은 당연히 의식이다. 자기 자신과 세상, 그리고 그 둘의 상호작용에 대한 의식, 다시 말해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하는 능력 말이다. 그래서 식물은 스스로를 지키고, 공격하거나 유혹할 목적으로 제 구조를, 화학적 구성을, 외관을 바꿀 수 있다. (-29-)

1964년, 하버드대학에서 빈대를 전공하느 연구자인 카렐 슬라마는 해결할 수 없는 불가사의와 막닥뜨렸다. 조국 폴란드를 떠나 미국의 이 연구실에 들어온 뒤로 그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현상을 관찰한다. 배양 상자 속에서 부화하는 곤충들의 유충이 변태를 종의 절대 규칙대로 다섯 번이 아니라 여섯 번, 심지어 일곱 번이나 하는 것이다. 그 결과 유충들은 빈대가 되기도 전에 죽어버린다. 그느 결국 이 현상의 설명을 찾아낸다. 유충호르몬의 과다 분비가 이유였다. (-36-)

그러면서 식묽들에게서 뜻밖의 부작용도 확인한다. 식물이 협박받는다고 '생각'할 때마다 평소와 다른 발육을 관찰할 수 있었다(새로운 공격을 생각할 때마다 2센티미터 가량 성장했다.) 두려움이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아니라면, 왜 식물은 나뭇잎을 돋게 하지 않을까? (-76-)

식물고 곤충에게 맗할 줄 안다. 잠재적 동료를 유인하고, 공격자에게 개별 메시지를 보내거나 공격자의 포식자에게 직접 말을 걸어 공격자를 없애 달라고 한다.'말한다'는 건 들을 줄 안다는 걸 함축한다. (-120-)

그러고 나서 식물생리학자는 그 식물을 어루만졌다. 그러자 식물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몇천분의 1초 만에 식물은 신호에 응답했는데, 그것이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외형에도 효력이 미칠 것이다. 우리가 여러 차례 손을 대거나 건드리는 식물은 성장을 늦추고 더 두터워지고 단단해진다. 인간의 뉴런도 어떤 결정으로 이어질 정보를 전할 때 칼슘 생성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 (-172-)

30년 전 우연히 소장하고 있었던 책 『파브르 식물기 』가 있었다. 파브르 하면, 파브르 곤충기는 익숙하고, 파브르 식물기는 낯설다.그래서, 소장하고 있었던 그 책에 대해 오랫동안 보관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며, 2022년 3월 처음 읽게 된다. 식물을 이해하지 못하면, 마오쩌둥의 참새 소탕작전 이후, 중국 전역에 대기근이 일어난 것과 같은 대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곤충과 새, 식물의 연대를 인간의 강제적인 힘에 의해, 단절하면,그 피해는 인간에게 되돌아온다.

식물은 우리 삶과 밀접하다. 식탁위에 올라오는 거의 대부분의 음식은 식물들과 함께하고 있으며,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식물릐 생존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인간은 식물이 아닌 식물을 섭취하는 동물이며,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곤 한다. 그래서, 식물은 광합성을 하며 감정도 없고, 생각도 없으며, 의사소통, 상호작용도 하지 않는 미개한 존재로 인식해 왔다. 하지만 식물을 우습게 보면 큰코 닥칠 수 있다. 땅과 흙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식물의 생태는 공생과 공존, 연대에 있었다. 인류가 멸종한다 하여도, 식물은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식물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서, 이동력이 강한 돔물과 곤충을 끌어당긴다.벌에게 꿀과 달콤함을 주고, 자신의 생존을 위한 모든 DNA 정보가 들어가 있는 씨앗을 전파하곤 하였다.이 와중에 식물은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협박하면, 움츠러든다. 반면 클래식이나 잔잔한 노래가 나오면, 꽃이나 식물이 다시 살아나, 회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간의 기준으로 맹지라고 부르는 곳에은 엉키성키 식물이 방치되어 살아가고 있다.인간이 들어가 살 수 없는 DMZ에도, 야생동물과 식물이 도처에 숨쉬고 있으며, 방사능으로 오염된 체르노빌 대참사, 일본 후쿠오카 대지진으로 원전 참사가 나타날 때도, 식물은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비록 인간의 기준으로 보면 ,나약하고, 수동적이며, 존재감 없는 광합성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존재였지만, 나름대로, 색과 향기, 아름다움으로, 동물을 유혹하는 생존전략으로 수억년간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앞으로 인간이 지구상에서 멸종한다 하여도,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또다른 무언가에 의해, 식물은 새로운 전략으로 적응할 것이며, 지구의 마지막 순간 책에 나오는 식물과 함께 할 개연성이 충분하다.0622-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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