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만 책을 다시 시작했다.

2년 전 처음 읽을 때는 뻔한 소리 길게도 썼구나 싶었고,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건 같은 책인데도 다가오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글 하나하나 상대의 마음을 위로하고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만큼 내가 어른이 된 건지, 아니면 마음의 여유가 생긴건지 알 수는 없지만 사람에게 때가 있듯 책에도 적절한 시기가 있나보다.

공감적 대화의 과녁은 언제나 ‘존재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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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전부는 아니다. 좋은 사람이 되는 과정에 직업도 있는 것이다. 직업은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방편일 뿐이다. 삶을 직업에 맞추는 게 아니라 직업을 삶에 맞춰야 한다. - P171

"여러분이 나아갈 사회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나쁜 일’이 주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분이 스스로를 하찮게 여겨서 그런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니까요. 차라리 불편한 사람이 되십시오. 불편한 사람이 된다는 건 다시 말해서 자신만의 원칙을 가지고 산다는 뜻입니다. 원칙이 없으면 여러분에게 지시를 내리는 사람도 편하게 느끼겠지요. 원칙을 지키다 보면 여러분 생활이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회사에서 해고되진 않을 겁니다. 우리 사회가 그 정도는 아닐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오히려 빛나는 경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불편해지겠다는 각오만 있다면 여러분이 그 어려움들을 돌파해내리라 믿습니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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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가벼운 책이야기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읽고 쓰는 것, 말하고 듣는 것, 책과 사회문화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엿보인다.

말하고 듣는 인간들을 위한 매체 환경은 기업들의 천국이다. 깊이 사고하는 사람은 충동적으로 구매 버튼을 누르지 않으니까. 소비자들이 생각보다 먼저 반응을 할수록 판매자와 플랫폼 운영자가 돈을 번다. 그들은 우리가 더 원시적인 동물이 되도록 부추긴다. 백화점 인테리어는 점점 더 휘황찬란해지고, 페이스북에서는 점점 더 텍스트보다 이미지와 동영상이 많아진다.
그곳은 선동가와 음모론자의 놀이터이기도 하다. 자신들이 받은 감정과 욕망의 자극을 더 큰 자극으로 증폭하는 감수성 예민한 이들이 이곳에서 인플루언서라는 아주 정확한 이름으로 불리며 환영받는다. 의미를 묻고 논리를 따지는 사람들은 진지충이 되어 사라지고 인간 트랜지스터들이 대접받는다. 이제는 정치인, 사회운동가 들도 이곳에서 주로 활동한다. 요즘의 정치 운동, 사회 운동 들은 철학 대신 열광을 연료로 삼는다. 현대사회는 이런 식으로 동물화하는 것 같다.
- P34

나는 이것이 ‘말하고 듣기’와 ‘읽고 쓰기’에 같은 원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두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러하다. 말하고 듣는 사람 사이에서는 예의가 중요하다. 읽고 쓰는 사람 사이에서는 윤리가 중요하다.
예의와 윤리는 다르다. 예의는 맥락에 좌우된다. 윤리는 보편성과 일관성을 지향한다. 나에게 옳은 것이 너에게도 옳은 것이어야 하며, 그때 옳았던 것은 지금도 옳아야 한다. 그러나 나에게 괜찮은 것이 너에게는 무례할 수도 있고, 한 장소에서는 문제없는 일이 다른 시공간에서는 모욕이 될 수도 있다.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나 그 가족 앞에서 ‘암 걸리겠네’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무신경하거나, 무례하다. 그러나 그것을 비윤리적이라고 여겨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예컨대 인터넷 공간의 모든 사람에게, 앞에 없고 그가 모르는 암환자 가족이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암 걸리겠네’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돌겠네, 미치겠네, 죽겠네’라는 표현은 어째서 허용하는가? 신경 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과 그 가족, 최근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족들의 상처는 왜 살피지 않는가?
예의는 감성의 영역이며, 우리는 무례한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 윤리는 이성의 영역이며, 우리는 비윤리적인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비판 의식을 키워야 한다. 전자도 쉽지 않지만 후자는 매우 어렵다. 직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윤리에 대해서는 보편 규칙을 기대해볼 수 있으며, 온갖 암초 같은 딜레마를 넘어 우리가 어떤 법칙을 발견하거나 발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의는 끝까지 그런 법칙과는 관련이 없는, 문화와 주관의 영역에 속해 있을 것이다.
정치적 올바름을 둘러싼 논란의 상당수는 예의와 윤리를 혼동하는 데서 비롯된 것 아닌가 나는 생각한다. 예의와 윤리는 폭력을 줄이기 위한 두 가지 수단이다. 이 두 덕성은 서로 겹치지 않으며, 맥락과 상황의 문제(예의)를 보편적인 법칙(윤리)으로 만들고자 할 때 종종 충돌이 발생한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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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는 아스퍼거증후군입니다 : 별종이라 불린 한 남자의 아스퍼거증후군 이야기
곤다 신고 지음, 박재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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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스퍼거증후군입니다.'라는 제목을 보고,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장애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이나 내가 이해하고 공감할 만한 글을 기대했으나 내용은 기대와 전혀 달랐다. 최근 읽었던 '삐삐언니는 조울의 사막을 건넜어.'나 '어느날 갑자기 공황이 찾아왔다.'등의 글을 읽고 기대했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DSM-5에서는 '아스퍼거'를 별도의 장애로 구분하지 않고, '자폐 스페트럼 장애'의 범주에 넣고 있다. 그래서 '아스퍼거'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지 못했고, 인터넷이나 과거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이 다였다. 내가 알고 있는 '아스퍼거'의 특징은 '공감 결여'라는 것이었는데, 이 책속에서도 글쓴이가 타인이 하는 이야기나 생각에 공감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모습들이 자주 등장한다. '힘들었겠구나'라는 느낌과 함께 든 생각은 '정말 이 모든 어려움이 아스퍼거 증후군 때문인가'였다. 물론 특정 장애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하고,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글 속에서 글쓴이는 자신이 겪은 모든 어려움이 아스퍼거 증후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겪어 보지 않은 어려움이라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작가가 이 글을 읽는 독자의 생각을 짐작하지 못하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더 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던 이유 중 하나는 중학생이 쓴 것 같은 글의 수준이었다. 책으로 내기 보다는 개인적 경험을 기고하는 수기 정도의 느낌? 그래서 읽는 내내 공감하기가 더 힘들었다.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스퍼거증훈군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글이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 이해하기는 어려움이 있고, 이해를 위해서는 조금 더 전문적인 서적을 읽어보아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이 책의 큰 장점이라면 내가 기존에 겪고, 보았던 '아스퍼거 증후군'보다 훨씬 덜한 상태의 사람들도 있다는 것, 그리 드문 것이 아니라는 점(150명 중 한 명이라고 한다.), 그리고 주변에서의 지지와 도움이 있다면 일상생활을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타인을 그냥 이상하다고 평가하기에 앞서 남들과 다른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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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어쩐지, 도망치고 싶더라니 - 변화를 가로막는 내 마음의 정체는 무얼까?
뇌부자들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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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전이, 훈습, 반동형성이나 투사적 동일시까지, 프로이드부터 아들러, 멜라니클라인, 벡 등 다양한 상담가의 주요 개념에 대해 아주 쉽게 설명되어 있다. 상담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상담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들이 팟캐스트 ‘뇌부자들‘을 진행한 경험 덕인지 사례 중심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깊이 있는 이론보다 가볍게 상담이 어떤 건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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