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을 다룬 여러 도서들에 대한 짧은 서평 모음집. 소개된 책 중에는 관심가는 것들이 꽤 있지만 지면상 분량의 한계 때문인지, 화려한 필진들의 명성에 비해 기대했던 것보다 아쉬운 서평들이 종종 있다. 빈부격차는 머리보다 가슴에서 출발해야 바른 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분석보다는 분노에 공감했다. 안건모 필자의 글이 가장 인상 깊었다.
평화, 발전, 자주, 지역협력을 핵심어로 동북아-한반도 평화경제권에 대한 구상을 풀어낸다. 학자다운 분석이 현학이 아닌 현실적 진단과 함께 어렵지 않게 녹아 있다. 남북을 중심으로 미일중 뿐 아니라 러시아, 몽골까지 포괄하는 넓은 시야도 좋다. 냉전의식에서 벗어나 북한을 보고 민족 우선의 입장을 견지하는 저자의 주장, 경청할만 하다.
어쩌면 만화에는 다 담을 수 없을 최근 한국의 노동자 투쟁을 의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강제된 선택지에 덧칠한 시시한 통찰을 거부하고 제 스스로도 자신의 불끈하는 인간다움을 어쩌지 못하는, 볼품없고 평범하지만, 결국 사람에게 실망하지 않는 살아있는 이들이 원래 그런 잔혹한 체제에 맞서 삶의 존엄을 위해 스스로 함께 싸우는 이야기. 웹툰 연재 당시 각 회를 마무리하는 대사와 독백의 힘이 대단했는데, 그 에너지가 책으로도 충분히 옮겨졌다.
아베 정권 비판으로 주목받은 전 일본 내각 부장관의 글. 미국으로부터의 정신적 자립과 객관적 역사관을 통한 과거로부터의 자립을 바탕으로 군국주의를 비판한다. 개혁적 일본 정치권의 세상 인식과 애국심을 알 수 있다. 단, 최근 미국의 동북아 전략, 미일동맹 강화, 한반도 위기에 대한 시각은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고 거친 번역도 종종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