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이치에 맞지 않는 칼기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책. 최근 희생자 가족분들의 활동을 뉴스에서 보고 읽게 되었다. 세월호의 진실을 억압하고 탄압한 정부와 국가기관들이 겹쳐 보였다. 전두환과 국정원(안기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징벌이 시급한 또하나의 사안이다. Q&A로 구성된 첫 장에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
광주민중항쟁은 그 어떤 ‘위‘가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역사로 구성되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소중한 기록. 여전한 거짓말, 아무말, 얕게 소비되는 이야기들에 경종을 울린다. 서점이 역사상 가장 중요한 곳이 되었던 기록이기도 하다.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윤상원 평전, 오월의 문화정치, 5월 18일 광주, 소년이 온다, 깃발과 함께 추천한다.
눈치 보지 않고 틀린 것에 대해 시원하게 논리적으로 논쟁을 거는 책. 태도가 멋지다. 공론장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전혀 독단적이지 않다. 한국사회의 ‘현재적 주류‘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 패기가 있다. 특히 젊은 남자들이 많이 읽어보면 좋을 듯.
자주적인 남북경협을 위한 북한경제 해설서. 북한경제의 여러 분야를 자료와 조사에 근거해 설명하고 이에 근거한 규모 있는 경제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북한경제의 만만치 않은 능력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경제 협력 역시 새로운 통일 민족 국가를 남북이 함께 건설하는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며 진행해야 한다. 얄팍한 돈 벌이식 접근으로는 강대국들의 구상을 이길 수 없다. 남북이 상황을 주도하려면 서로 힘을 합치는 것과 함께, 통일 공부와 연구가 훨씬 많아져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공부할 만한 책이다.
북한의 대표적 극작가 리희찬(1938~2019)의 첫 소설이라고 한다. 2012년에 발표된, 내가 파악하기에는 남쪽에 출간된 가장 최근의 북한 소설이다. 상당히 재밌는 시트콤 느낌으로 거부감 없이 읽힌다. 평안도 부근 보통 사람들의 삶을 그렸다. 북한의 지방에서 이른바 우리식 사회주의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듯. 기옥을 보면 북한에서도 젊은 여성의 약진이 도드라지는가 싶었다. 사회 구성원들이 강한 유대 의식을 가질 때 나올 수 있는 신뢰에 기반한 방식으로 등장인물들이 문제를 일관되게 풀어가는데, 우리의 모습을 비춰보며 사색해볼 여지가 있다. 말로 못 다할 것들을 전하는 일기장(글)의 활약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