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장하준의 책을 한동안 쉬고 있었다. 내용에는 일정 부분 동의하나 매번 비슷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번 책은 조금 달랐다. 지금까지의 생각을 대중적인 개론서로 풍부하게 정리한 책. 백화제방이 가장 재밌었고 2차세계대전과 50~70년대 해석은 그리 공감되지 않았다. 일과 실업을 분석한 것은 유의미했다. 어쨌든 쾌도난마 한국경제 이후 가장 좋았다.
가리고 뽑아낸 잡지들의 창간사라 희망은 크고 이상은 높다. 10년 주기 시대별 잡지 내용 변화가 확연한걸 보면 세상은 여러모로 지루하지(?) 않다. 청맥과 산문시대와 선데이서울이 공존한 1960년대가 가장 흥미로웠다. 과연 2010년대는 어떤 시대로 역사에 남게 될까, 잡지 및 문자 매체는 어떻게 시대를 반영하고 얼마나 변화할까. 궁금하다.
에리히 프롬에 대한 적극적 분석으로 필자가 재구성한 사랑과 변혁의 심리학. 주류심리학에 대한 반감이 상당한데, 심리학 책에서 사회변혁, 기본소득, 국가보안법 등의 단어가 나오는 것 자체가 독특하고 재미있다.
시장을 인정하지만 품격은 놓을 수 없었던 한 진짜 편집인의 분투기. 미국 출판계를 부러워하는 경우들도 있지만, 책을 보니 오히려 더 힘든 곳일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진상규명, 책임자처벌이라는 당연하고 권장되어야 할 요구가 왜 이리도 고난을 겪어야 하나. 세월호 사건, 이후 지금까지 나라의 모습에 대한 여러 작가들과 학자들의 의견과 분노에 공감한다. 박민규, 황정은, 진은영의 글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