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발전, 자주, 지역협력을 핵심어로 동북아-한반도 평화경제권에 대한 구상을 풀어낸다. 학자다운 분석이 현학이 아닌 현실적 진단과 함께 어렵지 않게 녹아 있다. 남북을 중심으로 미일중 뿐 아니라 러시아, 몽골까지 포괄하는 넓은 시야도 좋다. 냉전의식에서 벗어나 북한을 보고 민족 우선의 입장을 견지하는 저자의 주장, 경청할만 하다.
어쩌면 만화에는 다 담을 수 없을 최근 한국의 노동자 투쟁을 의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강제된 선택지에 덧칠한 시시한 통찰을 거부하고 제 스스로도 자신의 불끈하는 인간다움을 어쩌지 못하는, 볼품없고 평범하지만, 결국 사람에게 실망하지 않는 살아있는 이들이 원래 그런 잔혹한 체제에 맞서 삶의 존엄을 위해 스스로 함께 싸우는 이야기. 웹툰 연재 당시 각 회를 마무리하는 대사와 독백의 힘이 대단했는데, 그 에너지가 책으로도 충분히 옮겨졌다.
아베 정권 비판으로 주목받은 전 일본 내각 부장관의 글. 미국으로부터의 정신적 자립과 객관적 역사관을 통한 과거로부터의 자립을 바탕으로 군국주의를 비판한다. 개혁적 일본 정치권의 세상 인식과 애국심을 알 수 있다. 단, 최근 미국의 동북아 전략, 미일동맹 강화, 한반도 위기에 대한 시각은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고 거친 번역도 종종 눈에 띈다.
요동하는 2015년 동북아 정세 흐름을 보는데 유용한 참고가 되는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615 정상회담의 막전막후가 특히 아주 재미있다. 그때도 그랬겠으나 지금이야말로, 남북이 미래를 향해 민족 역량을 결집해야 하는 절박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