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의 극우적 역사인식은 일제 침략이 합법이자 정당하다는 것인데, 박근혜 정권은 이를 사실상 인정하는 위안부 합의를 맺었고 문재인 정부는 아직까지도 딱히 이를 시정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이른바 ˝영속식민˝성의 뿌리가 깊다는 뜻이 아닐까?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졌던 독재정권이 단한번도 일제강점에 대해 제대로 문제제기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경제를 핑계로 얼마나 친일 나아가 숭일에 매진했는지-특히 박정희- 많은 문서자료를 통해 실증적으로 알려준다. 일독을 권할만하다.
자주 접하지 못하는 삶과 풍경같지만, 의외로 아주 흔한 21세기 한국의 워킹 푸어 이야기. 저자가 말그대로 살면서 쓴 이야기들이다. 픽션이 섞여 있다고 하나 극사실주의로 세상의 모습을 그린다. 방향을 제시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지금 이곳의 인간을 그렸는데, 읽고 나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사회가 붕괴되지 않는 건 바로 그 사람들 때문 혹은 덕분이다. 미문은 아닌데, 굉장히 흡인력이 크다.
박근혜 정권 최악의 범죄라 할만한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 쓰인 책. 국가(박근혜 하나만 문제가 아니다)의 적극적인 은폐로 인해, 의외로 우리는 이 사건의 심각한 실상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 특히 참사 당시 해경 및 국가의 구조 방기(정말로 구조하지 않았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그 누구도 퇴선을 이야기하지 않은 건 무능이 아니라 ‘의도‘를 의심토록 한다), 언론의 연속 오보, 국정원 개입의 내용과 수준이 그러한데 이에 대해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을 바탕으로 앞으로 2기 특조위가 밝혀야 할 진상 규명 내용과 방향을 정리했다. 국민적 관심을 호소하는 책답게 군더더기없이 거의 모든 쟁점이 잘 정리되어 있어 쉽게 읽힌다.
한국과 닮기도 다르기도 한 일본의 서점 장인들 이야기. 말그대로의 분투기들인데, 서점과 책의 미래에 대한 직업적 고뇌라기보다는 이 세상에서 어떤 삶을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라 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책이라는 상품의 본질적 특징과도 연결되는 것인듯. 응원하고 싶은 이야기들이다.
사실상 납치된 평양시민 김련희 씨의 수기. 당연히 사과를 받고 북으로 돌려보내져야 할 그녀가 감옥에 가고 남쪽의 시민들과 함께 투쟁을 해야하는 현실 자체가 분단의 비극이다. 그럼에도 밝은 미래를 상상하는 낙천적인 모습이 인상적. 북 체제에 대한 대담도 재미있다. 특히 가치관의 차이뿐 아니라, 남한의 상황을 대입해서 북한을 해석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오해와 억측을 부르는가를 생각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