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인정하지만 품격은 놓을 수 없었던 한 진짜 편집인의 분투기. 미국 출판계를 부러워하는 경우들도 있지만, 책을 보니 오히려 더 힘든 곳일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진상규명, 책임자처벌이라는 당연하고 권장되어야 할 요구가 왜 이리도 고난을 겪어야 하나. 세월호 사건, 이후 지금까지 나라의 모습에 대한 여러 작가들과 학자들의 의견과 분노에 공감한다. 박민규, 황정은, 진은영의 글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광해군~인조 시기가 궁금해서 처음 보게 되었고, 재미있어서 처음부터 모두 보고 말았다. 사실에 소홀하지 않지만 나름의 독특한 시선과 해석이 항상 녹아있다. 18권 후반의 조선왕조사 정리가 작가의 조선시대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발언이자 총론으로 생각되는데 일목요연-흥미진진.
80년전 일제 강점기에 어떻게 이런 작품을 쓰셨을까...역사속 인물들을 절묘하게 등장시키는 파격적인 전반부, 시대를 탈주하는 민중들을 그려낸 중후반부 모두 훌륭하다. 자모산성에서 이야기를 끝낸건 여건탓도 있겠지만 독립을 희망하는 작가 마음의 표현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