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산업인 출판이 앞으로 내용과 형식에 있어 어떤 혁신을 해야하는가 논한다. 자신의 독자를 직접 이해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스마트마케팅, 디지털 기술에 대한 획득 등이 강조되었다. 디지털에 대한 출판계의 각성을 촉구하는데, 일정 부분은 개별 출판사가 해결할 수 없는 자본력의 문제라는 점에서 그 방향은 단순한 디지털 유전자 획득일 수 없겠다.
호모 파베르는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 곧 노동자라 할 수 있다. 이른바 창조컨설팅 노조 파괴 공작을 세상에 알리고 59일의 투쟁 끝에 말그대로 `승리`한 안산의 작은 공장 노동자들의 인터뷰 모음. 그날의 전쟁과 이후의 싸움을 사람에 집중해 조명했다. 평범한 이들의 건강함과 위대함을 새삼 느낀다. 정의는, 힘이 세다. 인물 사진들이 참 좋다.
단둥에서 북한과 중국의 경계를 연구하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한국사람, 북한사람, 북한화교, 조선족의 삶의 양상을 연구한 책. 공존의 가능성을 현실로 보여준다는 점은 좋지만, 보따리장수와 술값내주기까지 예가 되는 교류의 현실은 다소 과장하여 의미를 부여한 듯. 뉴스의 대북소식통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시사하는 내용이 포함된 7장이 흥미롭다.
재일 코리안 여성들과의 인터뷰 모음. 가난과 고생을 당당하게 자랑하는 할머니들의 삶에 대한 자신감이 감동적이다. 일제 강점기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일본에서 살게된 이들이 겪은 민족적 계급적 성적 차별은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의도한 구성인지는 모르겠으나 송신도 할머니 편까지는 주로 민단과 연관된 분들이고, 그 이후로는 총련과 연관된 분들이다.
신영복 선생님의 주옥같은 글과 그림을 모아 다시 펴냈다. 선생님께서 병상에서 추리고 보완해주신 원고들인만큼, 세상사람들에게 꼭 남기고자 하셨던 이야기들이 오롯이 있는 느낌이다. 언제나 역사와 시대를 품은 사람이 더불어 함께 일구는 희망을 이야기하셨던 영원한 청년 신영복 선생님을 가슴깊이 추모케 된다. 편집자와 출판사의 저자에 대한 예의와 성의가 여러모로 느껴지는 책인 점도 감동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