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을 가르는 분단을 넘어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보려 했고, 지긋이 나이가 든 지금에도 그 꿈과 이상을 여전히 놓지 않은 철학자 송두율의 자전적 에세이. 그간 자세히 알 수 없었던 그 주변의 사람들과 여러 사건들을 통해 치열했던 그의 삶을 그려볼 수 있다. 낙관을 여전히 견지하는 삶의 태도와 사회에 대한 여전히 카랑카랑하고 뜨거운 관점 및 분석이 인상적이다. 이런 사람 혹은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직되고 폭력적인 지금 이곳의 상황을, 우리는 청산해야 할 적폐라 말해야 하지 않을까? 그의 소망처럼 집단적 단수로서의 <경계인>이 꼭 우리 역사에 조만간 출현하길 기대해본다.
미국과 일본(또는 주한 주일 및 증원 미군)을 위해 한국이 심각한 피해를 감수하는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내용. 저자가 줄곧 주장해온 평화협정이 대안이라는 맥락에서 사드도 다루고 있다. 사드가 북중러를 겨냥한 미국MD의 일환이며 군사적 효용이 없다는 점은 잘 짚었다. 반면 사드 배치 및 운용이 야기하는 주권 침해의 측면은 다소 미진하게 다뤘다.
울기엔 충분한 이야기. 하지만 이놈의 세상에선 울기조차 좀 애매한, 그런 이야기다. 거악의 지배력이 그 아래를 타락시켜 다수를 힘들게 했던 -블랙리스트나 세월호 참사처럼- 상황이 속속 드러나는 지금, 적폐 청산은 결국 이러한 갑갑한 상황들 자체를 해소할 권력과 구조의 새구성일 것이다. 저자가 지금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사는 것 같아 울림이 있다.
이른바 공유 지식에 대해 다룬 책. 내가 아는 것을 다른 이도 알고, 그 사실을 내가 알고 그걸 다시 다른 이가 아는 지식 체계가 ‘공유 지식‘이다. 내용 뿐아니라 지식이 이해되는 맥락, 환경 그리고 함께 이를 획득한 사람들의 서로에 대한 자각의 중요성을 짚었다. 원서와 다르게 새로 붙인 도서 제목이, 여러모로 적절하다.
평소 즐겨읽는 매체의 좋아하는 기자의 글 모음이라 반갑다. 글을 관통하는 상식과 품위, 예의와 존중에 대한 열정이 마음에 든다. 불편함에 대한 성토와 대안이 될만한 것들에 대한 애정, 정치와 생활 모두에서 추구하는 올바름과 재미가 균형있게 정리되어 있다. 각 글마다 덧붙인 간단한 뒷얘기 혹은 첨언들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