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알찬 내용의 좋은 책이었다. 특히 3장 ‘2014년 우크라이나의 진실에 눈을 감은 서방 언론‘, 8장 ‘미국의 루소포비아 또는 자유 독재‘, 9장 ‘반러시아적 신조어의 어휘와 문법‘ 부분은 최근의 상황을 구체적/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조선왕조실록,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사를 사실에 근거하되 나름의 생각을 넣어 역사가답게 기록했던 저자가 고려시대 정리에 나섰다. 기반 기록이 많지 않고 대중적으로도 상대적으로 생소한 시기라 그런지 평이하게 정리했다. 한반도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의 자주통일 국가 고려의 역사를 앞으로 읽어본다는 점을 기대하기엔 충분하다. 초기의 왕위 계승 과정을 보며, 권력과 핏줄의 변증법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솔직히 지금은 얼마나 그로부터 자유로울까, 싶었다.
편견과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최근 북한의 10년을 요약하고 이로부터 평화와 통일의 방향성을 도출하는 책. 믿을 수 있는 전문가들이 최대한 대중적으로 내용을 제시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많은 사진을 통해 북한의 발전과 진면목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북한붕괴론 따위는 이미 허위로 판명난 지금, 무지를 인정하고 열린 마음으로 북한을 대해야 하는 이유는 사실 차고 넘친다. 평화통일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민족적 입장에서 북한을 존중하고 동포들의 성공을 기대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일종의 ‘민족 지성‘ 성장에 기초가 되는 도움을 많이 주는 책. 정치군사적인 측면보다는 경제와 과학기술에 더 중점을 둔 분석인 점이 이채롭다.
‘위태로운 자들‘로서의 20대를 입체적으로 핍진하게 분석한 의제 설정, 문제의식에 강점이 있다. 샅샅이 문제를 훑어나가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대안 제시 및 이를 위한 논리 구성 과정은 책의 표현을 빌자면 긍정적 급진보다는 과격으로 보인다.
나이로만 보자면 ‘MZ세대 젊은 남자‘인 저자의 좌충우돌 농민 되기 이야기.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과는 정반대로 살아가려는, 그러면서도 꿋꿋이 자기 삶을 세워내는 뚝심이 재밌다. 소비보다는 생산을, 의존보다는 자립을, 부유한 노예보다는 가난한 주인을 선택한 사람의 술술 읽히는 에세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