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힘 - 과거로부터 온 미래
강명관.강호영,고인석 외 지음 / 꿈결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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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지만 고전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나도 고전이나 각종 문학수상작을 선택해서 읽다가 지쳐버린 적이 많았다. 그 이유는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고 또 그 시대적 배경과 상황을 잘 몰라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이유가 가장 큰 것 같다. 그래서 아직도 고전을 쉽게 선택하지 못하고 읽기 쉬운 역사서나 소설책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 같다.

 

우연하게 선택하게 된 꿈결 출판사의 고전의 힘이라는 책은 두께만큼이나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700페이지에 달하는 두께와 99권의 고전을 소개한다고 한만큼 걱정한 것도 사실이다.
99권의 책을 대충 소개만 하다 끝내는 것은 아닌지 하는...
하지만 첫 소개인 금오신화를 읽는 순간 나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꼈다.
책 내용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삶과 또 시대적 배경까지 설명하고 있으며 내용 또한 간략하지만 눈에 잘 들어오게 전개가 되어 있다.

 

지루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두껍지만 재미있게 읽게 되었다.

고전의 힘은 부산대학교 교양교육센터에서 엮은 책인데 의외로 엮으신 분들의 지식에 감탄했다.
총 6 Part로 구성되어 있는데 문학,역사,철학,사회과학,과학 기술 의학, 예술로 구분되어 진다.
들어본 적 있는 책도 있고 처음 들어보는 책도 있으며 아주 잘 알고 있는 작가도 있고 또 잘 모르는 작가도 있다. 하지만, 고전의 힘을 읽는 순간 99권의 책을 모두 구입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각 글 말미에는 국내 출판사와 번역자도 추천하고 있어서 쉽게 고전을 선택해서 읽어 볼 수가 있다.

 

괜히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독자들이 읽는 책이 아니구나. 이해하기 힘든 고전을 이 책으로 사전지식을 얻어서 읽는 다면 더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텍스트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고전의 시대적 배경과 작가의 생각까지 들여다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가장 먼저 읽어 보고 싶은 책은 아무래도 박경리 작가의 토지이다. 너무 권수가 많아서 포기한 책인데 고전의 힘을 통해서 다시 한번 용기를 가져 본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고전 특히 번역본을 고를 때 어느 출판사 어느 번역작가의 도서를 구해 봐야 할지 난감한적이 많았었는데 이런 고민이 있는 독자라면 꼭 이 책을 통해 추천 받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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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천사 3 - 열정의 천사,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1-3 추락천사 3
로렌 케이트 지음, 홍성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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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천사는 말 그대로 천상에서 추락해 지상으로 떨어진 천사들과 주인공인 루스의 이야기다.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10대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하이틴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라고 할까? 주류는 뱀파이어이지만 추락천사는 천사와 악마를 소재로 쓰고 있다. 4권이 완결인 소설을 벌써 3권까지 읽게 되었다. 내가 읽어본 동류의 소설들이 트와일라잇(총 4권), 뱀파이어 아카데미 (총 6권), 그리고 약간 소재가 틀리지만 아이엠넘버포까지 읽어 보았다. 물론 뭐랄까? 트와일라잇과 추락천사는 소재는 전혀 틀리지만 러브라인이나 갈등구조가 꽤나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 아무래도 주인공이 여자라서 그런가? 라는 생각이 들고 액션보다는 확실히 러브라인이 많이 들어가 있다. 남자들이 읽는 다면 쉬 지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추락천사 1권에서는 주인공인 루스가 일련의 사건으로 인하여 문제아 학교인 소드 앤 크로스로 전학을 가게 되고 거기서 만나는 친구들로 인하여 사건들이 전개 된다. 물론 친구들 때문에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루스 자체에게 무슨 문제가 있다. 바로 루스가 그림자라고 부르는 신비한 현상 때문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등장인물인 다니엘과 캠을 만나게 된다. 루스와 다니엘 그리고 캠과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하고 또 그들이 왜 엮여야만 하는지 알아가는 재미도 적지 않다.

2권에서는 위기에 처한 루스가 쇼어라인 학교로 잠시 피하게 되고 동맹을 맺은 다니엘과 캠이 그녀를 보호하게 된다. 그리고 쇼어라인에서 내피림인 마일즈와 셀비를 만나게 되고 새로운 만남으로 인해 그녀는 점점 자신의 전생과 그리고 다니엘을 비롯한 추락천사들이 처한 저주를 알아가게 된다. 그리고 1권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추격자들이 등장해 액션 및 긴장감을 고조 시킨다.

3권에서는 추격자들과 추락천사간이 싸움을 끝으로 루스는 자신 전생으로의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이제 추락천사인 천사파? 악마파?들이 왜 생겨났는지 그리고 자신이 왜 17살만 되면 죽게 되고 또 환생하는 저주를 치러야 하는지 또한 다니엘이 루스 자신을 왜 영원히 사랑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지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답들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천사들은 왜 천상에서 추락해야만 했을까? 그리고 다니엘이 추락천사들 사이에서 왜 가장 중요할까? 그리고 천사와 악마가 어떻게 구분지게 되었을까? 이 물음들을 풀기 위해서 루스는 알수 없는 안내자 빌과 여행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것이다.

3권 엔딩에서 드디어 1차적인 물음의 답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추락천사는 4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앞으로 4권이 어떤 내용으로 진행될지 궁금하다. 1권에서는 전반적인 이야기의 시작을 2권은 잠시 쉬어가는 내용이고 3권에서는 본격적으로 액션과 모험이 시작 된다.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너무 비밀이 많고 이야기 진행이 더뎌서 자칫 지칠 수도 있다. 하지만 4권 엔딩까지 읽어 봐야 재미 있었나 없었나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하이틴 판타지 로맨스 소설들이 많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추락천사가 어떤식으로 마무리 될지 궁금하지만 독자들의 기억속에 오래 남을 소설이 될지 아니면 다른 책의 인기에 힘입어 판매고만 조금 올리고 말지는 4권에 달려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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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3 - 금융 하이 프런티어 화폐전쟁 3
쑹훙빙 지음, 홍순도 옮김, 박한진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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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화폐전쟁이라는 책을 읽어야 할까?


결혼하기 전 나의 재테크 실력 또는 경제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오로지 월급 받으면 생활비 빼고 주 거래 은행에서 적금만 넣었었다.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모으면 된다. 경제뉴스나 혹은 은행의 금리 같은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작년쯤 화폐전쟁 1권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 단지 이 책의 내용이 무엇일지 그리고 총과 대포로 싸우는 전쟁이 아니라 화폐로 어떻게 전쟁을 하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그런데 정말 놀라웠다. 1권을 보고 또 2권을 보면서 세상에나… 이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내가 피땀 흘려 모은 돈이 국제 금융 재벌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었다니… 은행이란 저금하고 급하면 대출 받는 곳인 줄만 알았는데 이런 역사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폐전쟁이란 무엇일까?
화폐전쟁을 알기 전 오로지 군사력이 강한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고 생각했다. 언뜻 드는 생각으로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부자나라지. 이렇게 생각했는데 미국마저 빚더미에 올라 있다니 그리고 한 나라가 아니라 개개인 즉 금융 재벌들이 세계를 움직이고 있다는 이야기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한 나라의 화폐발행권을 차지하면 그 나라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질 수 있다는 것도 그리고 그 권력을 위해서 나라간의 전쟁도 심심찮게 일으키고 사람 죽이는 것을 우습게 알고 온갖 권모술수로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금융 재벌들의 행태를 알고 나니 정말 충격적이었다.

3권 금융 하이 프런티어는 중국과 일본의 근대 화폐전쟁에 관한 이야기다. 1,2권에서 유럽과 미국의 역사를 살펴 봤다면 3권은 우리나라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나라이야기인 만큼 더 가깝게 느껴졌다. 청나라 말기 세계 열강과 그리고 그 배후에서 청나라와 일본을 삼키기 위해 조정하던 금융 재벌들의 이야기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그 금융 재벌들에게 붙어 나를 팔아 먹은 매판들의 이야기 그리고 세계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일본이 어떻게 세계 금융 재벌들과의 싸움에서 이겼는지를 알게 된다. 나라가 망하는 조건 중 최고는 아무래도 자국민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나라를 파는 것이 아닐까?

화폐전쟁을 읽으면서 우린 무엇을 얻어야 할까?
저자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역사는 똑같이 되풀이 된다는 것이다. 서양에서 금융재벌들이 한 나라를 망하게 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챙겼던 것처럼 중국도 똑같이 그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났다. 거대한 나라를 무너트리기 위해서 그 나라의 본위화폐를 못 쓰게 만들고 인플레이션을 조장하여 국민들의 경제를 무너트린 다음 그 나라의 모든 권력을 손아귀에 넣고 엄청난 부를 쌓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그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지 모른다. 물론 화폐전쟁 1,2,3권만을 읽고 국제금융과 경제를 이야기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금융과 경제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틀림없다. 금본위, 은본위, 화폐본위가 무엇인지 우리나라 돈이 어떤 가치가 있고 물가가 왜 오르는지… 또 대출금리가 어떻고 증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금은 알게 되지 않을까? 요 며칠 사이에 증권가가 시끄러운데 화폐전쟁에서처럼 국제 금융 재벌들이 또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저자는 마지막에 은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한다. 금과 은은 희귀금속에 속하나 금융재벌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금을 내세우고 은을 몰락 시켰다. 요즘도 연일 금 시세가 상한가를 치고 있다. 아직은 잘 모르지만 미국 달러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중국이 금을 모으고 있어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있다. 여러 복합적이 이유가 있겠지만 국제 금 시세가 오름으로 인해서 분명히 엄청난 이득을 보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국제 금융 재벌들에 의해 억눌려 있던 은의 가격이 폭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세운다. 금보다는 은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많이 쓰고 있다. 중앙은행들이 내준 은들은 산업현장에서 쓰였고 어느 순간 은 시세가 오르면 투자자들은 은을 실물로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이때 실물 은을 보유하지 않은 은행들은 은을 내어줄 수 없고 불안함에 휩싸인 투자자들은 뱅크런을 유발 시킨다. 그리하여 은 값이 폭등하게 되고 덩달아 연계되어 있는 금값도 폭등하게 된다는 것이 주요 이야기다.

 

화폐전쟁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나는 과연 무엇을 얻었을까?
바로 금융과 경제를 보는 안목이 생겼고 그리고 앞으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계기가 왜 중요할까? 요즘 시대엔 재테크라는 말이 일상용어처럼 되어 있다. 국제 금융 재벌이 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살아가면서 가까이에 있는 실물경제의 흐름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뉴스를 들으면서 금,은 값이 왜 오르는지.. 달러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1997년에 우리가 겪었던 IMF처럼 그런 고통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깨어있어야 하지 않을까? 나랑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느 순간 나의 목숨까지 위협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더욱 관심 있게 금융 재벌들의 화폐전쟁을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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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채선
이정규 지음 / 밝은세상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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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혹은 판소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서편제가 아닐까 한다.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는 우리 국악 그중에서도 판소리를 널리 알리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해내었다. 이정규 작가의 소설 진채선은 무너져 가던 조선말기 조선 최초 여성명창이라 불림을 받았던 실존인물 진채선의 이야기를 풀어낸 소설이다. 판소리가 우리 국악이라는 것만 알았지 구체적으로 관심을 가져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부끄러워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클래식 같은 서양 음악에 대해서는 많이 공부하면서 국악에 대한 지식이 이렇게 짧음을 이 소설로 다시 느끼게 되었다. 진채선이 사랑한 스승 신재효는 조선말 판소리를 집대성한 인물로 유명하다. 전북 고창 출신인 신재효 선생은 백성들을 구휼하는데 힘써 높은 관직에도 올랐지만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춘향가,심청가,박타령,가루지기타령,토끼타령,적벽가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도리화가라는 판소리 단가와 문하에는 김세종.진해종,진채선,허금파등 많은 명창을 배출 하였고 지금도 고창에 가면 고택이 남아 있다.


소설 진채선의 이야기를 잠깐 살펴보고자 한다. 무당의 딸로 태어난 진채선은 아비를 닮아서 소리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가난하고 궁벽한 생활로 인하여 다른 스승을 모시고 소리를 배울 엄두를 못 내지만 타고난 재능과 노력으로 전주대사습놀이에 참가하게 된다. 그 당시에 여성소리꾼이 없어서 진채선은 남장을 하고 출전하게 되고 그 누구보다 좋은 소리와 미색으로 관중들의 환호를 받는다. 전주대사습놀이에 참관하였던 신재효와 그의 제자 김세종은 진채선과 또 다른 출전자 김광현을 눈여겨보고 그 둘을 제자로 들이게 된다. 신재효의 밑에서 수학하게 된 채선은 그야말로 일취월장하게 되고 미색 또한 아름답게 성장한다. 득음을 하게 된 채선은 스승 신재효의 강요로 김광현과 경복궁 낙성연에 참가하게 된다. 스승 신재효는 채선을 조선 최고의 명창으로 키우고자 한양에 보냈지만 이 일로 인하여 채선, 신재효, 그리고 대원군의 아픈 사랑이 서막을 올리게 된다. 첫눈에 채선에게 반한 대원군은 권력의 힘으로 채선을 궁궐에 가두게 되고 신재효와 채선은 다시 만나지 못하는 인연이 되고 만다. 이들의 사랑이 어떻게 풀리게 될지...


조선 왕조 오백년의 명운이 다한 조선 말기는 세도정치가 판을 치게 되었고 종친이라면 어떤 수를 써서 제거하던 외척들의 눈을 피해 미치광이처럼 생활한 흥선대원군은 세도가의 감시를 벗어나 고종을 임금의 자리에 앉힐 수 있게 된다. 외척들을 숙청한 대원군은 자신의 뜻대로 조선을 이끌고 외척의 힘을 없애기 위해 간택한 명성황후와 고종에게 결국 권좌에서 밀려나게 된다. 한창 명성황후와 권력 투쟁을 하던 시기에 대원군은 채선을 만나게 되었고 그의 유일한 위안이 되어준다. 이미 무너져 가는 조선에는 세도가들의 횡포와 중인들의 신분 상승으로 나라 안이 어지러웠고 일본과 청 그리고 러시아같은 열강들에 휩싸여 나라밖도 복잡했다. 진채선이 조선 최초 여성명창으로 이름을 떨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나라사정으로 인하여 여성도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 되어서 가능 했다. 소설 진채선을 보면서 위정자나 세도가들이 얼마나 횡포를 부리는지 그리고 판소리 같은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천대를 받았는지 느끼게 된다. 남장을 하는 진채선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이런 조선시대의 남성우월주의와 신분제 때문이 아닌가 한다.

 
소설로 소리를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판소리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상상하기도 힘들 것이다. 특히 득음을 하게 되면 모든 사물의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고 한 부분에서는 우리의 판소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느끼게 된다. 스승 신채효가 이슬 털이 목이라는 것을 가르칠 때는 명창들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득음을 위해서는 목에서 피를 세동이는 토해야하고 그 아픔을 달래기 위해서는 인분을 먹어야 하며 열린 귀를 얻기 위해서 폭포수 아래에서 수련하는 모습은 한편의 영화와도 같다.
부귀영화 보다 소리를 사랑한 조선 말기의 명창들...
그중에서도 스승 신재효를 사랑했고 대원군의 끊임없는 구애와 유혹에도 조선 최고의 명창이 되고자 했던 진채선...
그녀에 대하여 다시 알게 되고 우리의 판소리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되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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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 3 - 상업지도 상도 3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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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 3권의 제목은 상업지도(商業之道)이다. 상업지도란 상업에서 도를 이룬다는 말이다. 도(道)라고 함은 보통 도교나 불교에서 정진하여 깊이 깨우친 이치를 말하는데 상업으로도 도를 깨우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기섭회장이 남기고 간 비밀을 밝히다 임상옥을 알게 되었고 임상옥의 삶을 밝히다 보니 상업으로도 도를 이룰 수 있음을 정상진은 알게 된다. 그럼 임상옥이 이룬 상업지도를 살짝 들여다 보기로 하자.


계영배로 다시 한번 목숨을 구한 임상옥은 계영배의 비밀을 밝히고자 조선에서 자기를 가장 잘 만드는 곳인 광주로 향하게 된다. 나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늙은 지순영 노인을 어렵게 만나게 된 임상옥은 지노인에게 계영배의 비밀을 듣게 된다. 물길에 떠내려 온 우명옥을 자식처럼 거두어 키운 지노인은 우명옥에게서 최고의 도공이 될 가능성을 보게 된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도공의 예를 가르치며 조선 최고의 기술인 백자 만들기를 전수하려 한다. 하지만 이를 질투하던 다른 도공들이 우명옥에게 술과 여자를 가르쳐주고 우명옥은 천하디 천한 기생에게 빠져 도공의 길을 져버리고 만다. 허나 우명옥은 떠난 기생 때문에 만신창이가 되고 더 이상 도자기를 만들지 않는다. 세월이 흘러 떠났던 기생은 지아비를 죽이고 돌아오고 살인죄를 지고 있는 그녀를 위해서 깊은 산골로 둘은 숨어들게 된다. 애지중지하던 아들이 병으로 죽자 우명옥도 그녀도 삶의 의미를 잃어 버리고 우명옥은 다시 광주로 돌아오게 된다. 그때부터 우명옥은 백자를 굽지 아니하고 평범한 도기를 굽기 시작한다. 지켜보던 지노인에게 우명옥은 어느 날 평범한 잔을 하나 구워온다. 그 잔이 바로 계영배이다. “계영기원 여이동사(戒盈祈願 與爾同死)”를 새긴 우명옥은 지노인에게 하직인사를 하고 떠나버린다. 바로 그가 원하던 그런 도기를 구웠기 때문이다. 임상옥은 우명옥이란 사람이 몇 번이고 자신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게 가르침을 준 석숭스님임을 깨닫게 된다. 추월암으로 석숭스님을 찾아갔으나 계영배가 깨지던 날 석숭스님이 해탈했음을 알게 된다. 바로 “여이동사(與爾同死)”의 뜻이 이루어졌음을 알게 된다. 그날로 상계에서 은퇴를 하고 자신의 궁궐 같은 집을 허물어 버렸으며 송이와의 인연도 끝을 내게 된다. 바로 가득 채우지 않은 삶 “계영기원 (戒盈祈願)” 가득 채움을 경계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던 것이다. 어느 날 마당에서 임상옥이 뜻하지 않았던 일로 닭이 수리에 채여가는 모습을 보고 석숭스님의 마지막 가르침을 떠올리게 된다.”마지막으로 말하거니와 네 생과 네 뜻과 관계없이 네가 한푼이라도 손해를 보는 일이 있으면 그때가 네 상운이 다한 것을 알고 네가 가진 모든 것을 남에게 나눠주고 장사에서 손을 떼어라. 현명한 사람은 지붕에서 한 방울의 낙숫물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는 순간 얼마 안가서 지붕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미리 짐작하여 알게 되느니라” 이 말을 깊이 숙고한 임상옥은 자신의 재물을 풀어 모든 사람에게 나눠주고 자신에게 빚을 진 사람들도 아무런 이유 없이 탕감해 준다. 이 모습을 본 박종일이 이유를 묻자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상도를 이룬 임상옥의 모습을 보고 추사 김정희는 그의 마지막 작품인 상업지도라는 그림과 글을 임상옥에게 선물을 하게 된다.


아마도 상도를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글은 바로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아야 한다.”와 “계영기원 여이동사(戒盈祈願 與爾同死)” “가득 채워 마시지 말기를 바라며, 너와 죽기를 바란다.” 가 아닐까 한다. 사업을 하는 경영자이든 삶을 위해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든 재물이 평등함을 알면 이 사회가 이리 각박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들 자신의 욕심만을 위해서 자신을 해치고 남을 해치는 것이다. 사람이 바르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우리는 항상 자신과 타협하면서 살며 자신에게는 매우 관대하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이 정도면 이해해 하리라. 라고 항상 자신에게 이해를 구하면서 살게 된다. 그래서 부정부패도 생기고 범죄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항상 가득 채우기를 원한다. 일에서도 가정에서도 사람을 만날 때도 자신의 이득을 먼저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가득 채우려 하면서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일까? 상도를 읽는 동안 나 자신의 삶을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가득 채우려 하지만 않는다면 임상옥처럼 없던 운도 생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 나오는 자기계발서가 바로 이런 부분에서 일맥상통한다. 긍정적인 바램을 가지고 있으면 그 에너지가 다시 나에게 긍정적인 보상을 한다는 것이다. 임상옥처럼 상업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도를 이루기 위함으로 대하였듯 우리도 모든 삶에서 가득 채우지 말고 도를 이루려 하며 어떨까? 그러면 가정에서의 도를 회사에서 도를 사회에서 도를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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