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에 달 뜨면
백동호 지음 / 밝은세상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해와 하늘 빛이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밭에 달 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보리밭에 달 뜨면은 바로 문둥이 혹은 한센인의 이야기다.
미당 서정주의 시 문둥이가 아마 모티브가 되지 않았나 한다.
일제 식민치하에 있던 조선말기에 이야기가 시작된다.
남부러울 것 없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하늘이 내린 병이라는 나병에 걸린 한상혁은 일본인 수호가 건설하는 나병자들의 낙원 소록도로 떠나게 된다.
하지만, 자혜의원으로 시작한 소록도는 어느새 지옥으로 변해 버린다.
바로 세계열강의 꿈을 키우는 일본이 만주에서 운영중인 731 마루타 부대의 연구 중 나병에 관하여 소록도에서 연구하게 된 것이다.
바로 나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병균의 생체실험의 무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한상혁은 그곳에서 살아남아서 자신과 나병 환자 그리고 소록도의 피비린내 나는 이야기를 전하
것이다.


저자 백동호는 종전에 히트를 친 영화 실미도의 원작자 이다.
간단하게 그의 이력을 보면 금고털이범으로 징역 8년 6개월을 교도소에서 보내게 된다.
그는 교도소에서 독서를 엄청나게 하며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출소 후 그는 작가가 되었다.
대도,유서,실미도로 소설가의 길을 걸어가게 된다.
그의 소설은 문체가 굵직한 남자들의 이야기다.
바로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경험이 글로 풀어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한다.
실미도도 그렇지만 보리밭에 달 뜨면도 남자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저자 백동호는 수년에 걸친 사료의 조사와 인터뷰를 통하여 보리밭에 달 뜨면을 소설과
다큐멘터리를 섞어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아직 소록도에 대한 진실이 모두 밝혀진 것은 아니다.
일본이 얼마나 잔인한 생체 실험을 자행했는지는 친일파들의 역사조작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많이
밀려 버렸다.
백동호 작가와 같은 분들이 앞으로 많은 조사를 통해서 소록도의 진실을 어느 날 알 것이다.


한센병,나병,문둥병이라고 하는 무서운 병이 있다.
문둥병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아마 성경상에 있지 않는가 한다.
바로 예수님이 문둥병 환자를 치유하는 이적을 보이면서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영화 벤허에 보면 주인공의 어머니와 누이가 문둥병에 걸려서 어느 골짜기로 은둔 하지만
예수님이 골고다 언덕길을 가신 후 치유를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요즘 주위에 나병에 걸린 사람을 못 봐서 그런지 나병에 대하여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막연히 아는 거라고는 이 책에도 나오지만 옛날에 나병을 치유하기 위하여 살아있는 어린 아이의
간을 먹었다느니 하는 이야기와 코가 내려앉고 살이 문드러 진다고 하여서 문둥병이라고 불린다
고 알았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관심을 가지고 나병에 대하여 조금 알아 보았다.
지금은 치료가 가능한 병이 되었고. 인구 1만 명에 1명이 걸리기 힘든 그런 희귀 병이 되어간다
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나병에 대하여 잘 모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과학이 많이 발달하여서 박테리아 질병은 거의 치료가 가능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제국주의는 지탄받고 또한 앞으로도 없어야 한다.
유일하게 전세계적으로 인간을 상대로 세균전 준비를 위한 생체 실험을 자행한 나라는 일본과 독
일뿐이다.
그들의 나라는 2차 세계대전 당시에 제국주의와 또 독재정치가 가능한 나라였기 때문이다.
일본의 만행은 우리 나라 사람이 더욱 잘 알고 있다.
그 유명한 소설 마루타에서 보면 만주에 731부대가 등장한다.
일본의 731부대는 세균전을 대비한 연구를 위하여 만주에 세워진 부대인 것이다.
중국인,만주인,한국인,동남아 사람들을 가차없이 생체 실험의 쥐처럼 이용한 것이다.
이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 인가?
같은 사람을 상대로 사람을 죽이기 위한 세균을 연구 개발했던 것이다.
마흔의 나이에 731일 부대장이 된 이시이가 부러웠던 소록도의 수호 원장은 자신도 출세를 위해
서 나병 환자를 마구 죽이고 실험 대상으로 삼는 짓을 하게 된다.
현재 80여명의 나병 환자들 중에 소록도에 계셨던 분들은 일본을 상대로 소송을 하여 배상을 받
는 다고 합니다.
병을 얻어 세상과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음식도 제대로 못 먹는 불행한 삶을 살아간 나병 환잔
의 억울함이 하늘을 찔렀을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런 원한과 비통함이 풀렸으면 좋겠다.


나는 아직 살아가면서 소록도를 단 한번도 다녀와 보지 못했다.
소록도에 이런 사실들이 존재했다고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찢어짐을 느낀다.
보리밭에 달 뜨면을 읽음으로 인하여 나병과 소록도에 대한 나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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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은 2009-06-28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소록도..너무도 애환이 서려있고 슬픈 통한의 섬이라 더더욱 아름답고 가슴아프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서평 잘 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