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 3 - 상업지도 상도 3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상도 3권의 제목은 상업지도(商業之道)이다. 상업지도란 상업에서 도를 이룬다는 말이다. 도(道)라고 함은 보통 도교나 불교에서 정진하여 깊이 깨우친 이치를 말하는데 상업으로도 도를 깨우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기섭회장이 남기고 간 비밀을 밝히다 임상옥을 알게 되었고 임상옥의 삶을 밝히다 보니 상업으로도 도를 이룰 수 있음을 정상진은 알게 된다. 그럼 임상옥이 이룬 상업지도를 살짝 들여다 보기로 하자.


계영배로 다시 한번 목숨을 구한 임상옥은 계영배의 비밀을 밝히고자 조선에서 자기를 가장 잘 만드는 곳인 광주로 향하게 된다. 나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늙은 지순영 노인을 어렵게 만나게 된 임상옥은 지노인에게 계영배의 비밀을 듣게 된다. 물길에 떠내려 온 우명옥을 자식처럼 거두어 키운 지노인은 우명옥에게서 최고의 도공이 될 가능성을 보게 된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도공의 예를 가르치며 조선 최고의 기술인 백자 만들기를 전수하려 한다. 하지만 이를 질투하던 다른 도공들이 우명옥에게 술과 여자를 가르쳐주고 우명옥은 천하디 천한 기생에게 빠져 도공의 길을 져버리고 만다. 허나 우명옥은 떠난 기생 때문에 만신창이가 되고 더 이상 도자기를 만들지 않는다. 세월이 흘러 떠났던 기생은 지아비를 죽이고 돌아오고 살인죄를 지고 있는 그녀를 위해서 깊은 산골로 둘은 숨어들게 된다. 애지중지하던 아들이 병으로 죽자 우명옥도 그녀도 삶의 의미를 잃어 버리고 우명옥은 다시 광주로 돌아오게 된다. 그때부터 우명옥은 백자를 굽지 아니하고 평범한 도기를 굽기 시작한다. 지켜보던 지노인에게 우명옥은 어느 날 평범한 잔을 하나 구워온다. 그 잔이 바로 계영배이다. “계영기원 여이동사(戒盈祈願 與爾同死)”를 새긴 우명옥은 지노인에게 하직인사를 하고 떠나버린다. 바로 그가 원하던 그런 도기를 구웠기 때문이다. 임상옥은 우명옥이란 사람이 몇 번이고 자신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게 가르침을 준 석숭스님임을 깨닫게 된다. 추월암으로 석숭스님을 찾아갔으나 계영배가 깨지던 날 석숭스님이 해탈했음을 알게 된다. 바로 “여이동사(與爾同死)”의 뜻이 이루어졌음을 알게 된다. 그날로 상계에서 은퇴를 하고 자신의 궁궐 같은 집을 허물어 버렸으며 송이와의 인연도 끝을 내게 된다. 바로 가득 채우지 않은 삶 “계영기원 (戒盈祈願)” 가득 채움을 경계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던 것이다. 어느 날 마당에서 임상옥이 뜻하지 않았던 일로 닭이 수리에 채여가는 모습을 보고 석숭스님의 마지막 가르침을 떠올리게 된다.”마지막으로 말하거니와 네 생과 네 뜻과 관계없이 네가 한푼이라도 손해를 보는 일이 있으면 그때가 네 상운이 다한 것을 알고 네가 가진 모든 것을 남에게 나눠주고 장사에서 손을 떼어라. 현명한 사람은 지붕에서 한 방울의 낙숫물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는 순간 얼마 안가서 지붕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미리 짐작하여 알게 되느니라” 이 말을 깊이 숙고한 임상옥은 자신의 재물을 풀어 모든 사람에게 나눠주고 자신에게 빚을 진 사람들도 아무런 이유 없이 탕감해 준다. 이 모습을 본 박종일이 이유를 묻자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상도를 이룬 임상옥의 모습을 보고 추사 김정희는 그의 마지막 작품인 상업지도라는 그림과 글을 임상옥에게 선물을 하게 된다.


아마도 상도를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글은 바로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아야 한다.”와 “계영기원 여이동사(戒盈祈願 與爾同死)” “가득 채워 마시지 말기를 바라며, 너와 죽기를 바란다.” 가 아닐까 한다. 사업을 하는 경영자이든 삶을 위해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든 재물이 평등함을 알면 이 사회가 이리 각박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들 자신의 욕심만을 위해서 자신을 해치고 남을 해치는 것이다. 사람이 바르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우리는 항상 자신과 타협하면서 살며 자신에게는 매우 관대하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이 정도면 이해해 하리라. 라고 항상 자신에게 이해를 구하면서 살게 된다. 그래서 부정부패도 생기고 범죄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항상 가득 채우기를 원한다. 일에서도 가정에서도 사람을 만날 때도 자신의 이득을 먼저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가득 채우려 하면서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일까? 상도를 읽는 동안 나 자신의 삶을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가득 채우려 하지만 않는다면 임상옥처럼 없던 운도 생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 나오는 자기계발서가 바로 이런 부분에서 일맥상통한다. 긍정적인 바램을 가지고 있으면 그 에너지가 다시 나에게 긍정적인 보상을 한다는 것이다. 임상옥처럼 상업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도를 이루기 위함으로 대하였듯 우리도 모든 삶에서 가득 채우지 말고 도를 이루려 하며 어떨까? 그러면 가정에서의 도를 회사에서 도를 사회에서 도를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