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이 이 책의 내용은 나의 자서전적 이야기가 아니라 완전 100% 허구이다. 라고 말했다면 재미있었을 책이다. 책 속의 주인공과 공지영이 끊임없이 오버랩되지만 않았다면 더 재미있었을 것이다.
이런 주인공도 있구나. 자기 멋대로 사는 것 같지만 자신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고 또 아니다 싶을 때 과감히 떨쳐낼 수 있는 주인공의 삶이 멋져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세 번이나 이혼을 했으면 남자에게 데일만도 한데 또 새로운 애인을 만드는 그녀의 열정이 쬐금 부럽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성이 다른 세 아이라 하더라도 엄마의 사랑만 있으면 그게 대수냐. 잘 자랄 수 있다는 쪽에 한 표를 던졌을 것이다. 이 주인공이 내 친구였다면 그녀를 위해 얘기를 들어주고 밥도 지어주고 아이들도 한 번씩 봐주고 술도 같이 마시며 힘내라고 다독여도 주었을 것 같다. 철없어 보이는 친구지만 그렇게 보듬어 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공지영 그녀의 얘기라면 그녀의 자기변명과 자신 조차도 속고 있는 위선을 엿본 것 같아서 기분이 찜찜하다. 세월 속의 김형경이 자신의 삶을 철저히 되짚어보고 솔직하게 드러냈다면 공지영 그녀는 그녀의 삶인 척 또는 그녀의 삶이 아닌 허구인척 하면서 읽는 사람을 묘하게 찜찜하게 만들었다.
이런 책을 쓰면서 나도 할 말 있다 뭐 이런 변명을 하고 싶었던 건가...
딱 깨놓고 이거 완전 내 얘기다 라고 하던지... 참... 내
위기철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공지영의 첫번째 남편인 그에 대한 묘사가 참 낯설었다. 뭐 사실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아무려면 어떻겠냐만은 그래도 위기철의 신작이 나온다면 아무래도 조금 연상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