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을 해 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히데오의 작품에선 캐릭터들이 내 옆에 존재하는 누군가의 모습인듯 살아있고 생생하다 그래서 마치 한 편의 단편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그는 여성의 심리묘사에도 어찌이리 탁월한지...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 모두가 바로 내 옆의 이웃들이며 내 속에 있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인 것 만 같다.내가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독신으로 살면서 아마 적당히 나 자신을 치장하고 거기에 나름 만족해하면서도 또 채워지지 않는 결핍감으로 고민했을 것이다. 

뚱뚱이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섹시하며 시니컬한 간호사

  이라부의 매력에 완적 푹 빠져서 인더 풀, 공중그네, 면장선거를 한달음에 읽어버렸다.평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인더풀, 의사, 야구선수, 서커스단원, 작가 등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공중그네, 언론사 사장, 여배우 등 권력자를 등장시킨 면장선거...

 다행히 차례대로 읽게 되었다. (비교적 남들보다 늦게 이라부를 알게 되었으므로) 를 보는 것 같다. 이라부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천진하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자신과 남을 속이지 않으며 그렇기에  막무가내인 그는 처음에는 뭐 이런 사람이 있나 한심해 보이지만(주사에 집착하는 정신과 의사라니! 이건 의사라기 보다는 재미있는 놀이에 푹 빠져 있는 아이와 같다) 어느새 그에게 동화된다. 마치 자신의 감정을 조금도 참지 않는 발산해 버리는 아이들을 보면 답답해서 화가 나다가도 어느새 웃음이 나오는 것과 같다. 

 그 사람이 나이가 많든 적든, 여성이든, 남성이든, 돈이 많든, 적든, 권력자이든, 아니든. 현대인들은 누구나 거짓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거짓가면을 쓰고 점잖은 척, 활발한 성격인 척, 교양있는 척, 힘이 센척... 그렇게 척척척 하며 살아가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이라부는 아이처럼 생각하라고 말하는 것 같다. 솔직하게... 자기 하고 싶은대로... 그러는 것이 인생이 더 즐겁다 라고 말하고 있다. 그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정말 더 즐거운 인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라부의 일화 중에 제일 잘 어울리는 제목은 인더풀. 그냥 옆에서 보고만 있지 말고 풀에 뛰어 들라고 말하는 듯 하다.

개인적으론 이라부의 여러 일화중에 면장선거가 가장 재미있고 또 감동적이었다. 서로를 미워하며 극한의 대립을 가져오지만 결국 그 갈등은 모두 자기 마을을 사랑하는 데서 오는 갈등이며 그 갈등은 오히려 하나의 축제이다. 극한까지 가는 대립을 오히려 축제다 라고 말한다. 어린아이만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싸우고 대립하다가도 어느새 히히덕 거리며 손잡고 같이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감동이 어른들 사이에서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유쾌하고 감동을 주었다. 거침없이 내뱉고 또 모두 너나 없이 그러하니까 상처를 받지도 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모두 오쿠다 히데오의 광팬이 되는가보다. 이렇듯 명쾌하게 결론을 내어 주니깐! 뚱뚱보 이라부의 다음 번 이야기가 정말 기대된다...

 

오쿠다히데오의 소설들을 읽다보면 가면 뒤에 있는 자신의 참모습을 들킨 것처럼 뜨끔한 경우가 있다. 어찌보면 심각할 수도 있을 주제를 형상화하는 그의 능력은 탁월하다. 주인공 의사 이라부만 보아도 작가의 독특한 구성력을 짐작케한다. 아이와도 같은 순수함과 충만한 호기심으로 살아가는 이라부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정답이 있을 수 없는 세상이니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소신껏 살아가라는 충고를 하고 있는 듯하다. - 번역자의 글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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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동산 2007-10-24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걸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드셨군요.저는 마미야 형제를 보고 '아마 내가 결혼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살았을거야~'라고 생각했답니다..^^담에 기회가 되면 함 읽어보세요..혹 히데오의 신작을 사신다면 저도 좀 빌려주삼~~^^미유키여사님의 책이 보고싶으시면 제가 빌려드릴께요..제가 요즘 주말마다 미미여사님과 만나느라~~단 방학때 읽으셔요..한번 읽기 시작하면 주체하기 힘든 소설을 쓰시는 분이니까요..^^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