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쪽에 달하는 두꺼운 책을 반 정도 읽었을 때 뭐 이리 지루한 소설이 다 있나 했다. 폴오스터의 책을 처음 읽어보지만 예전 스모크란 영화를 감명깊게 보았고 그 영화의 모티브가 된 책의 저자라는 말에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 재미없었다. 중간중간 어색하게 앞 뒤가 맞지 않는듯한 변역과 매끄럽지 못한 문장탓에 쉽게 읽히지가 않았다. 솔직히 중간에서 그만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미 반 가까이 읽고 있는 중이었고 폴오스터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렇다면 이 작가도 매력이 있을 것이다. 끝까지 한 번 읽어보고 판단해보자 뭐 이런 생각으로 끝까지 읽었다.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끝까지 읽어보길 잘했다는 것이다.
부랑자에 가까운 어린 아이가 스승을 만났고 그 스승으로 부터 온갖 시련을 견뎌내면서 공중부양술을 배워서 사람들앞에서 공연을 하는 과정이 책의 반가까이 차지해서 초반부는 다소 지루했다. 하지만 반을 넘어가면서 부터는 즉 공중부양술의 댓가가 깨질듯한 머리통증으로 나타나 공중술을 포기하면서 다시 새로운 삶의 희망을 찾아나가면서 부터가 재미있었다.
비록 5년동안의 힘든 노력이 창 밖으로 날아가 버렸고 수십년의 계획과 준비가 하룻밤 새에 먼지로 변했어도 그는 마치 우리 앞에 모든 것이 놓여 있는 것처럼 다음 수를 생각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들로 끓어 오르고 있었다. 끝났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말자. 그는 그것을 모토로 살았을 뿐만 아니라 그 말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었다. (p280)
어찌되었건 폴오스터의 작품을 하나 더 샀다. 브루클린 풍자극. 그러니 그에 대한 평가는 다음으로 미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