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이타닉을 보면서 기억에 남았던 대사는 유명한 두 남여주인공의 대사가 아니라 타이타닉에 있었을 보물을 찾던 선장이 남긴 말이었다. " 가라 앉은 그 배속에 숨겨진 보물이 있다고만 생각했지, 한 때 그 배 안에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는 것을 잊을뻔 했다"

이 책을 다 읽고 문득 타이타닉의 대사가 생각났다.

아프카니스탄에 대해서 잘 모른다. 소련으로 부터 독립하기 힘들었던 나라였고 그 이후에도 정치적으로 아주 불안정하고 내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나라. 더불어 최근의 극우 이슬람 원칙주의자로 알려진 탈레반의 폭력성에 대해서 알고 있는 약간의 정보 정도...

 그래서 그 곳에서도 사람들이 살고 있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별로 고민해 보지 못했다. 그중에서 이슬람사회에서 가장 약자에 해당하는 여성의 삶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그들이 얼마나 처참한 상황에 빠져 있으며 어떻게 인내하면서 살고 그들이 서로 사랑하고 자신의 삶을 가치있게 만들기 위해 얼마나 절실하게 평화와 희망을 꿈꾸는지에 대해서.

가슴이 먹먹해 지는 책이다. 자의식 강한 마리암이 남편의 폭력앞에 무력하게 자신을 죽이면서 숨죽이며 살았을 그 세월에... 그런 상황에서도 결코 사랑하는 법을 잃지 않은 그녀 영혼의 숭고함에... 어린 나이에 자신을 추스리고 어머니로서 강인하려 애썼던 라일라에게... 

그녀는 쓸모없는 존재였고, 세상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불쌍하고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그녀는 잡초였다. 그러나 그녀는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는 사람으로서 세상을 떠나고 있다. 그녀는 친구이자 벗이자 보호자로서 세상을 떠나고 있었다. 어머니가 되어 드디어 중요한 사람이 되어 이 세상을 떠나고 있었다. 마리암은 이렇게 죽는 것이 그리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p505)

지금도 인내속에 현실의 고통을 하루 하루 이겨내고 있을 아프카니스탄의 수많은 마리암과  라일라 그녀들의 삶에 하루빨리 평온과 안식이 찾아오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