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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위의 작업실
김갑수 지음, 김상민 그림, 김선규 사진 / 푸른숲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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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하나 없는 책도 팔아먹을 수 있을 정도로 미디어의 힘이 강함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어느 건물 지하에 자기만의 공간을 마련하곤 제 나름의 허섭한 이유를 갖다 댄 잡기인데, 어쨌건 작자의 세상 네트웍이 인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그 흔한 노동을 피하고 유유(悠悠)할 수 있으니 그 또한 능력이다.

 

그의 자기만의 지하 공간 이름이 뭐라 지어졌건, 커피마니아로서, 음반을 수집하고 클래식에 심취하건 극히 개인 취향의 독백이다. 이 독백이 활자화 되어 재화로 변화되는 자본주의 흐름에 기생하는 것 또한 세상 살아가는 기술이다.

결국 출판이란 무수한 어떤 이유들이 있겠으나 타인과 공감(비판적 공감을 포함)을 갖겠다는 의지인데, 내 얘기만 하면 되지 너 네들이 무슨 상관이야 하는 데에는 그의 말처럼 말 섞기도 싫다.

 

내용 여기저기에 자신의 솔직한 표현이라고 열거한 것이 진정한 자기대면의 결과인지는 모르겠으나, “내용하나 없는 인간”, “떠돌이, 날라리, 사이비, 그리고 얼치기”의 잡설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다. 그래 작자의 말마따나 “키치는 가짜다.” 가짜가 보편적 진리의 측면에서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진정성이 보이지 않을 때 가짜는 더 추해보이고 천하며 경박한 것이다. 키치를 비난 할 처지에 있긴 한 건가?

그가 조우석의 『굿바이 클래식』에 보내는 거친 부정의 의사와 같이, 이 시시콜콜한 잡 글 역시 어떤 의견도 굳이 회피하게 만든다.

 

인간 누구나 “타자의 신체가 주는 위협”이 짜증나고, 자기만의 공간, 자기연민을 핥아댄다. 그것을 이야기한다고 글이 되고 사유가 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래 제멋에 살면 된다. 그런데 이 걸 팔아먹는 양심은 좀 아닌 것 아닌가? 아무튼 ‘버네이스’의 ‘Propaganda’이래 선전의 위선이 지배하는 세상 덕을 톡톡히 보는 자들을 탓해 무어하겠는가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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