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밭 창비시선 210
최정례 지음 / 창비 / 200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빨강머리 앤의 상상처럼 매력적이지는 않다.
시집 곳곳에서 어린애가 소녀가 아가씨가 애엄마가 시공에 상관없이 툭툭 나와 말을 걸고 지나간다.

“그럴 리가 없는데도
어린 게
길가에 새파랗게
흔들리고 있었다”

“모른다
나는 이 책을 해독할 수 없”지만,

그 쓸쓸한 모습들이 자꾸 눈에 밟힌다.
아버지 막걸리 심부름을 가던 열살짜리 여자애에게 쏟아지는 아찔한 햇빛이 따갑다.
눈부시다.

그녀를 더 잘 알고 싶다.

黃日


걸어가다가
나무가
처녀애 같은 버드나무가
옆에 서 있었는데
외면했다
흐느적 섰었는데
그냥 지나쳤다
흥, 봄
표독스런 모래
바람아
이 봄을
건너뛸 수는 없겠니
비탈아
나를 흔들어줄 수 있겠니
어디서 누가 통곡을 하나
봄바다 위 돛배
조용히
기울었다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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