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같은 일이지군부독재와 공안정치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의기가 있는 사람에게.못 참고 정에 맞아 떨어져 나가기 십상이었거든.천상병은 똑똑했고 두주불사였을 뿐 두드러지게 의로운 사람도 아니었는데 1967년 박정희 정권의 대규모 간첩 조작사건인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패가망신하고 말아.고작 6개월간 갇혀 있었는데.얼마 전에 천수를 누리고 피해자들에게 사죄도 하지 않고 뒈진 고문 기술자 같은 것들에게 숱한 고문을 당하고생식 기능을 잃고 정신도 온전치 못할 정도로 후유증을 앓지. 1970년에 행불이 돼. 행려병자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당하지. 친구들이 그가 죽은 줄 알고 그의 첫 시집을 유고시집으로 내지.기적 같은 일이지. 그뒤로도 여러 한국인들은 여러 모습으로 살아 남았지. 잘 살지.그래서 천상병의 이 목소리는 참으로 아름다워. 처절한 고통과 가난 속에서 피어났으니.“산등성 외따른 데,애기 들국화.바람도 없는데괜히 몸을 뒤뉘인다.가을은다시 올 테지.다시 올까?나와 네 외로운 마음이,지금처럼순하게 겹친 이 순간이“- 들국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