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자의 꿈 창비시선 115
신경림 지음 / 창비 / 199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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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80년대 후반에 쓰고, 90년대에 낸 시집이다.
나는 그저께 아래와 같은 시를 읽으며
참 오래된 일처럼 느껴서 독후감도 남기지 않았는데,
21세기에 완전무장한 군인이 시민을 짓밟으려는 시도를 또 보게 되니
아 아직 나는 휴전 지역에 사는 위태로운 존재였음을 절감한다.
분노와 무력감을 떨칠 수가 없다.

“모두들 큰 소리로만 말하고
큰 소리만 듣는다
큰 것만 보고 큰 것만이 보인다
모두들 큰 것만 바라고
큰 소리만 좇는다
그리하여 큰 것들이 하늘을 가리고
큰 소리가 땅을 뒤덮었다
작은 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고
아무도 듣지를 않는
작은 것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아무도 보지를 않는
그래서 작은 것 작은 소리는
싹 쓸어 없어져버린
아아 우리들의 나라 거인의 나라” 83 거인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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