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당나귀 곁에서 창비시선 382
김사인 지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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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

좋지 가을볕은
뽀뿌링 호청같이 깔깔하지.
가을볕은 차
젊은 나이에 혼자된 재종숙모 같지.
허전하고 한가하지.

빈들 너머
버스는 달려가고 물방개처럼
추수 끝난 나락 대궁을 나는 뽁뽁 눌러 밟았네.
피는 먼지구름 위로
하늘빛은
고요

돌이킬 수 없었네
아무도 오지 않던 가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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