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에서 운다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192
이창수 지음 / 실천문학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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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랖 넓은 수탉이
배추벌레 찾아 마당 헤집고
단청 밑에 어머니 말씀대로
하는 일 없이 날마다 돈만 까먹는 냉장고가
파김치 한 포기 담고
오늘도 배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나는 나이테가 아무렇게나 뻗어나간
툇마루에 누워
방금 우체부가 가져온 청첩장 받아놓고
멍석에 널린 고추만
눈시울이 붉어지도록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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