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약속
윤정은 지음 / 양철북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1997년 이념이 아닌 같은 사람의 모습으로 북한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던 그 때를 회상하게 만든 책을 만났다.

 

이념의 갈등으로 분단되었던 조선이라는 나라를 쓰고 있는 북한 과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남한이 분단된지 어언 60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저 우리는 남침이니, 북침이니 서로 상반된 주장을 교과서에서 배웠으며 단일민족이었으나 그들의 사상, 그들의 다른 이념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었고, 오늘날처럼 분단국가고 남아 있으며 그렇기에 더더욱 우리는 통일을 해야한다고 배웠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과거의 사실들에 어느만큼 현실성있게 진보의 생각으로 살아왔는가, 어느만큼 우리 민족의 일이라는 것에 몸으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느냐의 강약이 있었을뿐이다.

 

작년이었던가, '사랑하는 나의 조국, 사랑하는 나의 가족. 살아야 한다.' 는 글귀를 통해 분단을 소재로 했던 '봉주르, 뚜르'라는 책을 접하면서 과연 우리는 단일민족이라고 했으면서 우리 민족에 대해 어느만큼 의식하면서 살았던걸까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되었던 계기가 되기도 했었다.

 

1997년 그 해 중국에서는 북한에서 추위와 굶주림에 도망쳐왔던 북한동포들을 중국에 있는 한국대사관에 망명신청을 했었다.  그들이 망명신청을 하기 몇 달 전에 북한 고위부 출신이었던 고 황장엽씨는 망명하여 한국에 입국한 상태였었다. 하지만 정치적이념이 아니라 극심한 배고픔으로  단순한 탈북자들이었던 그들을 한국 정부는 망명신청을 거부했다. 단지 한가지 해법을  줄 것은 중국이 아닌 제3국을 통해서 망명신청을 하라는 거였다. 13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중국까지도 힘겹게 탈출했는데 거대한 중국이라는 나라를 벗어나 제3국에서 망명신청을 하라 하니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었던 일이었는가.

 

열 세명의 탈북자들이 제3국에 밀입국하여 한국대사관에 망명신청을 하였던 실제 사건을 통해, 김일영, 김이영, 김삼영, 나영, 다영 그리고 이 글을 썼던 김아영까지 그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아니었다면 열 세명의 탈북자들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것인가 다시 생각해봐도 끔찍해진다.

 

북한에서 넘어온 사람들인 새터민이라는 그들과 우리 한국사회는 여러 나라에서 결혼이라는 이유로 함께 하고 있는 다문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다. 우리는 북한에서 탈북한 그들을 단지 관심어린 눈으로만 봐야 할 것인가, 아니면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면 될 존재들인가, 우리의 민족이라는 그들에게 우리는 그들을 더 자세히 알려고 생각하지 않았고, 아니 그들을 자세히 알 기회도 없었을테지만 말이다. 하여간 그들은 우리와 비슷할것이라는 생각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할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만나는 김민규,리옥주를 포함한 그들을 자비를 쓰면서까지 도와주겠다는 그 생각들이 깡그리 없어질만큼의 그러한 그들, 정말이지 그들과 함께 가고 싶지 않다고 당당히 밝혔던 아영의 외침 뒤에서 아영과 나영 다영 일영 그들이 함께 하고자 했던 '동행'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감쌌던 스토리를 통해 우리가 북한 사람들에 대해 너무나도 너무나도 몰랐던 것들을 자각하게 되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철저한 사회주의 사상으로 살아왔던 강만금 그녀는 선일과 선아에게서 자신의 몸뚱아리가 짐이 되지 않기 위해 탈북을 하였건만 다시금 모성애의 모습으로 그리고 어엿한 한국의 아낙네로 살아가는 모습속에서 언제까지나 그녀와 함께 하고 싶은 그러한 조국애도 아닌 연민이 느껴졌다.

 

'오래된 약속' 그 약속에 대해 우리들 스스로 마음속에 물음표를 던지게 되는 그런 시간이지 않을까싶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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