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자를 쓴 여자
장병주 지음 / 지식과감성#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준과의 사랑은 어느샌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고 매일매일 숨막히는 막막한 현실을 잊으려 병원에서 안정제도 가져다 먹고, 그것으로도 견디지 못할 때는 수면제를 털어넣으며 진희는 서서히 시들어 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녀의 앞에 나타난 지후.


 지후는 원하는대로 그녀를 만날 수 없고 자신의 시간을 쪼개 그녀의 시간에 맞추어야하고 어디를 가든 불안해하는 그녀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 보고 싶은데 볼 수 없고, 함께 가고 싶은데 갈 수 없다. 진심으로 그녀를 밀어내보려 하지만 의지대로 되지 않아 그녀와의 만남은 점점 더 두려워진다.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처럼 채워도 채워도 서로에게 채워지지 않는다. 

사랑에 대해 기대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행복이라 일컬는 것을 포기하여 살아온 지후에게 진희란 여자는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다.

진희는 항상 지후를 만날 때면 바람을 쐬고 싶다며 가능하면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기를 원했다. 그것이 성준에 대한 마지막 배려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조금이라도 멀리 달아나면 스스로 편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까. 성준에 대한 죄의식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멀어지기 바라서였는지도 모른다. 결코, 죄의 무게가 거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와의 만남이 그녀를 살아있게 만들었기에, 지후와 헤어지고 싶어도 도저히 의지로 되지 않는 이중적인 자신의 모습이 가증스러워보이면서도 그 관계를 끊어내기가 힘들다. 갑갑한 일상에서 숨을 쉴 수 있는 그 시간들이 죄의식의 고통을 참아낼 만큼 달콤하기 때문에.

그와의 사랑은 끊임없이 불타오르지만 바람 앞에 꺼질듯 꺼지지 않는 촛불마낭 위태로워보인다.

 

작가의 의도대로 쉽게 읽히고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사랑조차도 구속으로 느끼고 포기해 버리는 여자. 누구에게도 그 무엇에도 억압을 느끼지 않는, 죽음에서 조차 진심으로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는 그녀.

진희가 읽은 책 속에서 여자 주인공은 벨자(종모양으로 생긴 유리그릇)가 항상 머리위에 덮여있다고 생각했다. 지후는 두려워서 스스로 벗지 못하는 진희의 벨자를 대신 벗도록 도와 주었다.
그래서 벨자 속에 갇혀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과 접촉하지 못해 정신병원에 갇히는 주인공과 달리 진희는 진정한 자유를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마지막에 깨달았을 것이다. 행복은 누군가 타인이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성준과 헤어지고 나서 지후에게 가지 않았던건 애써 되찾은 행복을 누구에게도 뺴앗기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처절한 댓가를 치르고 얻어낸 무한한 자유. 결코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진희는 결코 불행하거나 외롭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 너희들이 내게 돌을 던져도, 아니 던질 것을 미리 알았다 해도 그때 나는 어쩔 수가 없었다. 도저히 내 의지로는 지후를 밀어낼 수도 없었고, 만약 지후가 없었다면 출구가 없었던 내 삶을 어떻게 견디며 살 수 있었을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니, 나는 이제 지후의 말대로 용감해질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숨어들 곳도, 피할 곳도 없으니 정면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 이제 누구도, 지후조차도 나를 보호해 줄 수가 없으니 모든 것을 나 스스로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밖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 평범한 대한민국 여자가 유럽에서 일으킨 기적
켈리 최 지음 / 다산3.0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많은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학력이 부족해서, 재능이 없어서, 나이가 많아서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거나 도전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특히 여성은 여자라는 이유로 새로운 도전 앞에서 주저하기도 하고, 가족이라는 이름을 도피처로 사용하기도 한다.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으니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기적을 만드는데 천재적인 능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누구보다 큰 열정을 갖고 성공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는 사람만이 그 운을 잡을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큰 실패 이후 우울증에 빠져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밑바닥까지 갔다. 그런 그녀가 어떻게 지금에 이르게 되었을까?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태어나 홀로 공부를 마치고, 사업을 하고, 실패하고, 빚을 지고 이를 딛고 일어선 어쩌면 이 모든 것은 흔해빠진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본인의 성공담 만을 이야기하는 책들과는 다르다. 스스로 과거를 되돌아보며 원인을 분석하고 찾아내서 실패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이 머릿속에 쏙쏙 파고 든다. 책 속에 담긴그녀의 열정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어디가서도 듣지 못할 이야기들을 아낌없이 들려준다.


​유럽 10개국에서 매장이 며칠에 한 개씩 만들어지고, 창업 7년만에 연매출 5천억 원이라는 고속 성장을 이룬 글로벌 기업, 켈리델리의 창업자이자 회장 켈리 최.

마흔이 넘은 나이에 무일푼으로 인생 제2막을 새롭게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2년간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끝내고 치열하게 사업 공부에 매진하여 세운 회사, 켈리델리는 2017년 현재 유럽 10개국에 700여 개의 매장을 갖고 있으며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혁신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그녀는 ‘행복’을 일 순위로 삼고 이를 기업문화에도 적용하여 자신과 가족뿐 아니라 직원, 가맹점주, 파트너사, 고객, 나아가 전 인류까지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을 늘 고민하며 이를 실천하고 있다.

 

그녀라면 그녀의 바람대로 켈리델리를 초밥계의 스타벅스처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100년 넘게 오래오래 살아남는 기업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꿈을 생각만 하고 있으면 그건 머릿속에서만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꿈을 종이에 쓰고 거기에 이루고 싶은 날짜까지 적으면, 그 순간 현실이 된다.

최악을 먼저 상상하고 두려워한다면 그 무엇도 시작할 수 없다.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

(그도 하고, 그녀도 하는데. 나라고 못 하겠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 (문학동네)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서 깊은 스웨덴 기업의 총수 헨리크 방에르.
매년 11월 1일 그의 생일, 보낸 이를 알 수 없는 압화 액자가 솜으로 속을 채운 커다란 우편봉투에 담겨 그에게 배달된다. 벌써 36년째다. 꽃의 종류는 해마다 달랐지만 모두 아름다운 꽃들이었고 비교적 희귀한 종이었다.
이 꽃들의 수수께끼는 한번도 미디어를 통해 보도된 적이 없었으며 한정된 그룹만 알고 있는 비밀이었다. 해마다 날아드는 이 꽃들을 분석하려 스웨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지문과 필적 감식 전문가들, 수사관들, 그리고 그의 측근과 친구들이 수수께끼를 밝혀내려고 노력했으나 모두다 허사였다. 세월이 흘러 남은 사람은 헨리크 본인과 퇴직형사 그리고 선물을 보내어 오는 미지의 인물.


 

 

그에게 압화 사건은 살 속에 박힌 가시와도 같았다.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여전히 미제로 남은 사건.

 한데 어처구니없는 건 그래서만이 아니었다. 수사를 하는 동안, 심지어는 집에서 쉬는 와중에도 수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았지만, 이 사건에 관연 범죄 요소가 있는지조차 확실할 수 없었다.

 액자에서도 유리에서도 지문은 발견되지 않았다. 아마 압화를 보낸 사람은 장갑을 끼고 작업했으리라. 발신인의 위치를 추적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액자는 전 세계 어느 사진용품점, 어느 문구점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평범한 물건이었다. 한마디로 압화를 보낸 이는 자신을 추적할 만한 어떤 자취도 남기지 않았다.

 

 

스웨덴의 특종기자 미카엘 블롬크비스트​.

지인의 제보로 유명한 금융인 한스에리크 벤네르스트룀에 대한 고발기사를 썼다가 명예훼손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재판은 종결되었고 미카엘은 항소할 뜻이 없었다.

문제는 미카엘이 <밀레니엄>의 주주일 뿐 아니라 소속 기자이며 제작 총책임을 맡은 발행인이라는 사실이었다. 자신으로 인해 잡지사는 신뢰성이 바닥날 위험에 처했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이번 사건을 책임져야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모든 걸 쏟아 부은 잡지 <밀레니엄>을 떠나기로 한다.

벼랑 끝에 몰린 그를 눈여겨 본 헨리크는 거액의 조건으로 미카엘에게 거절 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자넨 그렇게 하지 않을걸? 오히려 일생 그 어떤 때보다도 열심히 일하게 될 걸세.”

“왜 그렇게 확신하시죠?”

“내가 자네에게 뭔가를 해줄 수 있기 때문이지. 돈으로 살 수 없으면서 자네가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절실히 원하는 것.”

“그게 뭐죠?”

 헨리크의 눈이 가늘어졌다.

“자네에게 한스에리크 벤네르스트룀을 넘겨주겠네. 난 그자가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어. 삼십삼 년 전 바로 우리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지. 난 그자의 목을 쟁반 위에 담아 자네에게 줄 수 있어. 수수께끼를 풀게! 그럼 법정에서 망신당한 자네를 ‘올해의 기자’로 만들어주지!”​

 

 

 

 

세상과 담을 쌓고 자신만을 믿는 미스터리한 인물 리스베트 살란데르

크로아티아 출신의 드라간 아르만스키가 운영하는 보안회사 밀톤 시큐이티에서 일하고 있다.

그를 위해 일한 지난 사년간, 그녀는 한번도 임무를 그르쳐 본 적이 없었고 평범한 보고서를 써온 적도 없었다. 리스베트가 가져오는 결과물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기막힌 것 뿐이었다. 의심할 바 없이 가장 유능한 조사원.  남들은 모르는 특별한 실력으로 이른바 ‘뒷조사’ 일을 하는 그녀에게 미카엘을 조사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하지만 하리에트 실종 미스터리에 휘말리게 되면서 조용했던 그녀의 삶이 삐걱대기 시작한다.

 

 

 

 

 

 

결국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승낙하고 정해진 기간동안 헨리크 저택 손님 집에 머무르게 되는 미카엘.

일 년간 여기 헤데뷔에 머물면서 하리에트 실종과 관련된 자료를 하나하나 검토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경찰과 다수의 수사요원들이 놓친 걸 찾을 수 있을까?

미카엘의 진정한 임무는 실종된 하리에트에게 무슨 일이 일었는지 밝혀내는것. 방에르 가문의 연대기를 쓰는 건 핑계에 불과했다. 처음부터 내켜하지 않았던 일이라 엉덩이로 자리만 덥히면서 그럴 듯 하게 지내며 대충 일 년을 채우고 말도 안되는 엄청난 보수를 챙겨 떠나면 그 뿐이었다. 디르크가 만들어온 계약서에 이미 서명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헨리크와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이 일년이라는 시간이 순전히 허송세월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미케일은 단 한순간도 하리에트의 살해범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녀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했으리라는 추즉 자체에도 회의적이었다.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희생됐거나, 혹은 다른 이유로 사라졌다고 가정해볼 수 있었다. 열여섯 살의 소녀가 자의로 가출해 삼십육 년간 물샐틈없는 수사망을 피해 다니며 지낼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는 헨리크의 의견도 충분히 공감했다. 하지만 하리에트가 가출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싶지는 않았다. 

에리카는 분명하게 말했었다. 미카엘에게 주어진 임무의 목적이 살인 사건에 얽은 수수께끼를 푸는 데 있다면 그건 완전히 미친 짓이라고. 하지만 그는 이제 막 깨달았다. 방에르 가문의 역사를 한 편의 드라마라고 한다면, 하리에트의 운명이 그 가운데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을. 집안 사람들을 향한 헨리크의 비난은 이 가문 역사에 큰 중요성을 지나고 있었다.

방에르 가문은 사촌과 육촌까지 포함해 백여 명에 달했다. 그 숫자가 너무도 많아서 미카엘은 노트북에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야 했다.  머릿속에서 점차 윤곽이 잡혀가는 방에르 가문,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성공했지만 인간적으로는 상당히 문제가 많은 집안의 모습이었다.

 

완벽한 실력자 리스베트와 예리하게 문제를 파고드는 미카엘은 하리에트 사건을 들여다보며 경찰과 수사요원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단서들을 찾아내고 그 단서들을 하나씩 파헤칠수록 감히 세상에 드러내지못할 치욕스러운 모습에 유서깊은 방에르 가문은 짙은 어둠으로 물들어간다. 그들은 이 사건을 어떻게 풀어나가며 해결하게 될까?

 

​처음에 너무나 두껍고 무거운 책에 부담감이 없지 않았으나 책장을 펼치는 순간 그런 생각은 순식간에 저멀리 사라져버렸다.
작가님의 필력이 워낙에 좋아서인지 지루해 할 틈이 없었다. 오히려 더 흥미진진해진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더해지는 긴장감에 손에 땀을 쥐게 되고 뭔가에 홀린듯이 책장이 빠른 속도로 넘어간다. 밤새도록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다 읽고 난 후엔 ‘우와, 미쳤다’ 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진정 이 책은 미쳤다. 군더더기없이 치밀하게 쓰여져 빈틈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다. 많은 인물이 등장함에도 각  캐릭터 하나하나 제 몫을 충분히 다해냈고 필요없는 인물이 하나도 없었다. <밀레니엄> 1권은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지는 더 없이 완벽한 책이었다.

밀레니엄 1권에 이어 2권, 3권, 4권은 꼭 필히 읽어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그려질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더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샘터 2017.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11월을 뜻하는 우리말 달 이름은 가을을 힘있게 밀치면서 겨울로 향하는 달이라 미틈달이라고 한다.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저절로 몸이 움츠려 드는 것을 보니 가을이 서서히 밀려나고 조금씩 겨울이 고개를 내미는 중인가보다.

 

 

 

이달에 만난 사람 사랑으로 지켜온 ‘24시간 심야약국’ 김유곤 님

올해로 8년째 24시간 심야약국을 운영하는그는 365일 연중무휴로 문을 열어두는 바른손약국의 유일한 약사다. 안전상비약의 편의점 판매를 놓고 사회적 논쟁이 벌어지던 무렵, 부천 약사회장을 맡고 있던 후배의 부탁으로 새벽 2시까지 운영하던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게 계기가 였다. 다른 약사들이 모두 난색을 표해 등 떠밀리듯 시작했던 심야약국이 장장 8년이나 계속될 줄 그 당시 꿈이나 꾸었을까.


환자를 상대하는 게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일이라고만 생각하면 그 단조로운 생활을 어떻게 견디겠어요. 그런데 환자들과 ‘놀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심야에 환자들이 찾아와도 기분 좋게 웃어줄 수가 있습니다. 심야약국 놀이는 저한테도 인생의 참의미를 알려주었습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언제까지고 계속할 겁니다.

환자를 돈으로만 보는 사람들도 많은데 약사 본인이 자의로 계속 운영해왔다는 이유만으로 공공심야약국 지원금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본인의 사생활까지도 포기하면서 급한 용무를 제외하고는 하루 24시간 동안 약국에서 머문다는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남들은 다들 꺼려하는 일이건만 아픈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희생하는 모습에 절로 박수가 나온다.

 

 

 

브랜드 다이어리 / 펭귄출판사

 펭귄은 여느 출판사와 달리 브랜드 자체만으로 고유의 철학을 전한다. 대부분의 서적들은 저자와 제목, 목차가 잘 보이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출판사 이름은 전면에 등장하지 않거나 매우 작게 표시돼 있다. 책을 만드는 고유한 철학이나 정신이 드러나지 않으며 책에 따라 디자인이 제각각이다. 하지만 펭귄의 책에서는 펭귄 로고가 확실하게 눈에 띄며 그 힘은 매우 강력하다.  

보통 책을 고른다하면 제목이나 작가, 책의 내용을 보지 출판사만을 보진 않는다. 펭귄출판사라는 브랜드 자체를 하나의 상징으로 만들기까지 수많은 노력이 뒷받침 되었을 것이다. 이제 펭귄은 출판사를 뛰어넘어 대중들에게 문화의 아이콘이 되었다. 장르나 종류와 상관없이 좋은 내용을 담고 있을꺼라는 믿음, 우리나라에도 이런 문화의 아이콘이 하나쯤 탄생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샘터에 11월이라고 찍힌 글자를 보니 2017년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아무것도 해놓은 것도 없는데 그저 시간만 보내버린것 같아 이대로 보내기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매달 집으로 오는 샘터는 마치 잘 포장되어진 선물을 받는 것 마냥 가슴이 설레이고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기다려진다. 뉴스에서는 매일 들어도 기분이 좋지 않는 소식들이 쏟아져 나와 절로 한숨이 쉬어지는데 샘터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감동을 받아서 또는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즐거워서 같이 행복해서 입꼬리가 올라가 웃음을 짓기도 하는 등 곳곳들이 가슴에 온기를 불어 넣어주는 이야기들로 가득 담겨 책에서 사람냄새가 난다. 

그래도 아직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따뜻한 것 같아서 더 기대하고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마지막 샘터 12월호는 어떤 소식들로 가득 채워질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샤의 정원 (리커버)
타샤 튜더.토바 마틴 지음, 공경희 옮김, 리처드 W. 브라운 사진 / 윌북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타샤의 정원>은 자연을 존중하고 삶을 사랑하는 타샤 튜더의 일상을 위트 넘치는 글과 감각적인 사진, 그리고 타샤의 꽃그림으로 담은 책이다.

화려한 튤립, 고즈넉한 수선화, 탐스러운 작약, 흐드러진 데이지, 유서깊은 장미들...온갖 꽃과 나무들이 그리는 매혹적인 드라마가 눈앞에 펼쳐진다. 그 드라마의 중심에는 꽃보다 아름다운 그녀 타샤 튜더가 있다.

 

 

 

 

 

 

 

 

 

아흔 살이 넘은 타샤는 버몬트의 조용한 시골에 30만 평이나 되는 땅을 정원으로 가꾸며, 말 그대로 동화 속에 나오는 삶을 살고 있다. 직접 천을 짜고 염소젖으로 치즈를 만들고 눈이 많이 오는 날이면 눈신을 신고 다니며 가축과 온실을 돌본다. 그녀의 정성스런 손길에 긴 겨울에도 온실속에서는 동백꽃이 피고, 봄과 여름이면 색색의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가을이면 감자, 당근를 추수하는 등 타샤의 정원은 천국과 같다. 마법이라도 부린 듯이 그녀의 손길이 닿은 곳은 온갖 꽃들과 열매들로 가득 넘쳐난다. 타샤는 지인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자기 손으로 직접 일군다. 정원을 혼자서 가꾸며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도 쓰고 정원에 나가 그림도 그리고 자그마한 체구로 끊임없이 움직인다. 쉴틈없이 움직여 힘들법도 한데 그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마당에 있는 풀 한포기까지 진심으로 사랑하고 식물 하나하나를 그대로 애지중지 하면서 친한 친구처럼 이야기하는 그녀에게 정원은 한마디로 그녀의 삶이다. 그녀의 삶이 고스란히 그곳에 녹아있다.

보기만해도 너무 기분이 좋아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는 행복한 타사의 정원.

<타샤의 정원>은 타샤의 일상과 글과 사진 그리고 타샤의 꽃그림으로 그녀의 친구 토바 마틴의 시선으로 본 자연주의자인 타샤 튜더의 사계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제목대로 책 속에 정원이 담겨있는 듯 온통 꽃향기로 가득하다.

책 속에 자리 잡은 그녀의 손에서 탄생한 꽃그림들은 하나같이 그림인지 사진인지 분관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고 생동감이 흘러 넘치며 정말 아름답다. 보기만해도 행복해지는 마법의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