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 나의 우선순위가 분명해지는 최적의 삶
최다혜 지음 / 더퀘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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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가 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될까? 인간은 소유욕이 강해서 좋은 것, 맛있는 것, 안락한 것에 대한 추구가 유달리 강하다. 이는 본성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놀랍게 발전하는 문명의 이로움에 함몰돼 있는 인식 탓이리라. 그러나 갖고 싶은 것이 많을수록 스트레스는 크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인데도 사람들은 이 사실을 마음에 두지 않은 것처럼 살아가는 것 같다. 어쩌면 자본주의의 발전도 소유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자본주의 하에서는 개인이 갖고 싶을 만큼 얼마든지 가질 수 있다. 법에 저촉되는 것만 아니라면 정당하게 벌어들이는 돈뿐 아니라 각종 유형 무형의 이익에도 상관치 않는다. 보호해주는 것이 더 가깝다고 봐야 할 터다.

하루 24시간을 온 가족이 교대로 일하며 벌어들이는 돈은 분명 하루 8시간 한 사람이 벌어들이는 돈에 비해 훨씬 많을 것이다. 국가에서는 자신이 일해서 벌어들이는 돈, 재산은 보호해줄 의무도 있다. 이 시스템은 인간의 소유욕과 맞닿으면서 일에 대한 욕심을 지나치게 키운다. 이럴 때면 생각나는 사람 중에 법정 스님이 있다. 생전에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고 가르친 스님이다. 그가 말한 무소유는 우리의 가진 개념과는 약간 다르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삶'을 무소유의 삶으로 보지 않는다. '필요 없는 것을 가지지 않는 삶'이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삶이다. 그러나 살면서 법정 스님이 생각날 때마다 스님은 무소유의 삶으로 얼마나 평온한 마음을 지닌 채 입적하셨을까를 생각하며 성찰의 기회를 갖는다.



우리는 부지런히 일하다가도 문득 모든 일에 신경 끄고 싶은 날이 있다. 밀린 업무를 들고 집에 돌아왔을 때 보이는 어지러운 거실, 그 와중에도 끊임없이 울리는 광고와 메신저 알림, 제때 버려지지 못하고 베란다에 켜켜이 쌓여 있는 택배 박스들. 버리지 못한 것도 있고, 버리고 싶지 않은 것들도 많다. 언젠가 쓰일 것이라고 생각되어 버리지 못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을 보면 무엇부터 처리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 채 주저앉아버리고 싶다. 세상은 살기 좋아졌다고 하는데, 왜 나의 삶은 이렇게 바쁘기만 하고 부족함에 허덕일까? 도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바쁘게 살고 있을까? 왜 이렇게 시간에 쫓겨 살면서 불안할까?

이 책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은 삶이 제어되지 않는 현대인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 최다혜는 말한다.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낼수록 인생의 의미를 높일 수 있다”라고. 실제로 저자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긴 이후로 시간에 쫓기면서도 미래가 불안하던 삶이 정상궤도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 책은 실용적인 미니멀리즘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다만 집, 가족, 돈, 사람, 환경 등에 관해 무엇이 중요한지 끊임없이 되물으며 자신들이 진짜 원하는 행복에 가까이 다가가는 한 가족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다. '읽으면 보이는 책'인 셈이다.



우리는 이 가족이 어떻게 추가 노동 없이 경제적 자립을 이뤘으며 무엇을 덜어내고 무엇을 채웠는지를 보면서,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는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의 모습은 누구에게나 정답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만족 지연의 삶이 아니라 일상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어제보다 나은 하루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권하고 싶은 삶의 모습이다. 저자는 단순하게 말한다.

"추가 노동 없이 돈 걱정을 안 하고 살다니, 너무 욕심을 부리는 걸까. 하지만 의외로 단순한 해법이 있었다. 바로 사지 않는 삶이다. 돈을 멀리 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나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돈을 쓴다. 카페에서 누리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책방에서 꼬박꼬박 책을 구매한다. 가급적 식재료는 유기농 매장에서 마련하고, 때때로 꽃을 사서 집안을 장식한다. 세탁기의 힘을 빌려 빨래를 하고, 전기밥솥으로 밥을 지으며, 물을 끓일 때 전기포트를 쓴다. 아무것도 사지 않는 자연인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 두 아이를 키우며 매일 손빨래를 해야 한다면 나는 주저앉아 울어버렸을지도 모른다."(p.14~15)



이 책에는 시간에 쫓겨 일하면서도 미래를 불안해했던 부부가 있다. 아내는 가능한 한 빨리 부자가 되고 싶었다. ‘당신이 사는 집이 당신을 설명합니다’라는 광고 옆에서 자신을 설명해주는 더 크고 으리으리한 집을 위해 기계적으로 돈을 안 썼다. 남편은 들어오는 강연, 원고 청탁 등의 기회를 모두 받아들였다. 그리고 두 사람은 오래가지 못하고 지쳐버렸다.

"나는 왜 이 짓을 하지? 조산 위기까지 겪으며 악착같이 돈을 벌고 있는 거지? 나도 남편도 육아휴직하기 좋은 여건인데 왜 큰 아이는 어린이집 종일반에 있어야 하지?"

부부는 스스로 되물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부자가 되고 싶은 걸까?’ 부부에게는 시간이 필요했다. 온 가족이 핫케이크를 구워 먹고 저녁에는 같이 산책을 하며 주말에는 집 근처 바닷가에서 놀 수 있는 시간을. 하지만 정작 부부는 시간을 핑계로 시간을 버리고 있었다. 행복을 미래로 미루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달라졌다. 경험에서 얻은 삶의 지혜, 이성적 판단과 합리적 결정, 그리고 절약이 실천이 저자의 '미니멀리즘'의 핵심 개념이다. 아무것도 안 가지는 게 아니라 필요한 것만 가지는 것이고, 마음이 어지러운 것보다 일상을 단순하게 살며, 당장 필요없는 것을 사다 놓지 않는다. 매우 간결하다. 법정 스님의 삶과 다를 바 없다는 게 독자의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이다. 저자는 끊임 없이 생각하고 지혜롭게 실천하며 삶을 열심히 비워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책에 따르면 부부는 먼저 편하게 살고 싶어서 집밥을 하기로 결심했다. 집밥은 삶에 여유가 있는지를 확인해주는 리트머스지다. 하루를 점검해보면 힘든 날에는 이유가 있었다. 대부분 아이들과 지나치게 열심히 논 날, 남편이 외부 강의 다녀오느라 독박육아한 날 진이 빠졌다. 외식하고 싶은 날은 어떤 이유에서건 힘든 날이다. 그럴 때는 외식을 할 게 아니다. 외식을 하게 만든 원인을 손봐야 한다.(p.54, 「요리를 못할 정도로 피곤한 하루는 피하고 싶습니다」 중에서)

집은 적당히 깨끗하게 유지하고, 집밥은 가짓수가 많지 않아도 영양을 채울 수 있을 정도로만 준비했다. 육아에 진이 빠지면 아이들과의 놀이에서 한 발 빠졌다. 그렇게 집밥을 기준으로 다른 노동을 줄였다. 이 밖에도 고작 하루 5분 앉아 있는 화장대, 양말 세탁기로 전락한 아기 세탁기, 아이들이 찾지 않는 장난감 등 집에서 안 쓰는 물건을 중고장터에 모두 팔았다. 4인 가족 하루 식비 1만 5,000원에 맞춰 필요한 것만 장을 봤다. 할인 유혹에 넘어가 더 사지 않기 위해 신용카드도 잘라버렸다.

부부는 필요한 것만 남긴 이후로 시간이 생겼다고 말한다. 때문에 무급휴직을 택해야 했을 정도로 바빴던 삶의 속도를 그제야 늦출 수 있었다. 그리고 자립했다. 당당히 본인들의 의지로 휴직을 연장하고 삶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최적의 삶을 연습한 덕분에 세상에 대한 무한한 용기와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무엇보다 일상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행복에 가까이 다가갔다. 오늘을 위해 미래를,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지 않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삶을 권한다. 만족 지연의 ‘열심히 일해서 많이 버는’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도, 내일도 행복한 ‘최적의 삶’을.



이 책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에 담긴 저자의 미니멀리즘 실천 영역은 다양하다. 단순히 필요 없는 물건을 없애는 것을 넘어서 집안일, 돈, 꾸밈, 환경, 타인의 시선 등에 관한 다채롭고도 깊이 있는 고민을 담고 있다.

① 하루 5분 앉아 있는 화장대를 버렸다. 나에게 화장은 감정 소모가 심한 노동이었다. 하고 싶어서 했던 일이 아니라 안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출근길이든 카페든 대형마트든 어디로 가더라도 화장을 선택한다. 그렇게 가진 것이 줄어들고 하지 않을 자유가 생겼다.

② 나에게 주식은 노동이다. 사고파는 방법이나 그래프 해석 등에 대해 공부해야 할 뿐더러 주식 현황판에 환호와 실망을 반복하게 되는 노동이다. 어린 두 아이를 양육하는 나에게는 내 시간이 목마르다. 여기에 주식 노동까지 이어진다면 고되고 지쳐서 주저앉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돈 걱정은 되지만 시간을 선택했다. 필요 이상의 노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책도 푸지게 읽고 새벽에는 글도 쓰며 산다.

③ 쇼핑은 투표다. 자본주의 시대에 가장 확실한 목소리를 내는 방법이 ‘내가 오늘 산 물건’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기후위기 시대에 ‘쇼핑하지 않음’으로써 기업들에게 투표한다. 소비자인 우리가 기후위기가 신경 쓰여 더 이상 욕망대로 사지 않고 있으니, 우리가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착한 상품들을 생산해달라는 목소리다.



미니멀리즘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생활철학이다. 자신에게 그동안 피로감을 주던 생활 방식을 바꿔주고 소비주의, 기후위기 등의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온전히 나답게 살아갈 자유를 준다. 공간의 여유를 늘려주고, 통장의 잔고가 늘어나는 것은 덤이다.

저자 최다혜는 말한다. “하지 말지 선택하려면 안 해도 괜찮은 상태를 경험해봐야 한다”라고. 이 책을 통해 삶이 바뀐 한 가족의 이야기를 바라보면서 미니멀리즘을 한번 경험해보길. 특히 점점 사라져만 가는 공간의 여유, 재택근무를 하는 와중에 눈에 계속 보이는 집안일, 점점 버거워져만 가는 인간관계 등이 고민이라면, 무엇보다 삶의 방식을 바꿔보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면 어떨까.

저자 : 최다혜

사지 않는 삶을 자랑하고 있다. 필요한 것만 남기는 연습을 한 이후로, 시간에 쫓기면서도 미래가 불안하던 삶이 정상궤도로 돌아갔다. 왕년에 계좌를 탈탈 털어 소비 요정으로 살 때는 누리지 못한 행복이었다. <오마이뉴스>와 <브런치북>에 자신의 이야기를 연재한다. 2,000명이 댓글을 달면 그중 1,000명은 궁상이라고 하지만, 2019 <브런치북 대상> 후보작에 오르고 2020 <오마이뉴스 2월 22일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연합뉴스 TV 스페셜> <MBC 생방송 오늘의 아침> <MBC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 <CBS 서연미의 주말 뉴스쇼> <JTBC 체인지> 등에 출연해 많은 사람의 응원을 받으며 ‘어떻게 살 것인지’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보통의 우리 삶에 날 선 자학을 하지 않는 날을 꿈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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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클래식 - 은밀하고 유쾌한 음악 속 이야기
문하연 지음 / 알파미디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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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독자는 클래식을 접한 지 2년쯤 됐다. 학교 다닐 때는 물론 지금까지 클래식을 배운 적이 없어서 그냥 곡의 흐름, 분위기에 이끌려 듣기 시작했다. 때문에 작곡가와 성악가 이름은 학교 교과서에서 배운 것 이외에는 잘 모른다. 그러나 누구의 곡이든 상관 없이 클래식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곡들의 느낌에 이끌려 방송을 틀어놓고 일할거나 쉴 때도 많았다. 방송은 DJ들이 중간중간 곡의 성격이나 작곡가, 작곡 배경에 대한 설명이 있지만 귀에 담아두지 않았다. 곡만 들으면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독자가 클래식 지식을 외면한 탓인지 아주 익숙한 곳이 아니면 작곡자도 모르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책을 몇 권 읽은 적이 있다. 주로 서양음악사가 풍부한 클래식 지식을 전해줄 것 같아 열심히 읽었다. 그러나 곡과 작곡가가 매치가 안 되서인지 지금도 음악이 흘러 나올 때 누구의 곡인지 잘 모른다. 그래도 책을 읽은 탓인지 작곡가의 이름은 익숙한 게 많다.



이 책 『다락방 클래식』은 베토벤, 슈만, 쇼팽, 슈베르트, 리스트, 멘델스존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천재 작곡가들의 삶과 음악에 대한 아름답고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엮었다.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뻔’한 이야기가 아닌 음악 속에 숨어 있는 은밀한 에피소드를 게재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독자 같은 클래식 문외한이 클래식에 취미를 붙이기에 적합한 책으로 보인다.

이 책은 음악에 관한 전문 용어나 곡의 대한 장대한 해석을 하지 않는다. 다만, 클래식에 이제 막 발을 들인 사람들 혹은 클래식이 어려워 발도 못 들인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하다고 저자는 밝힌다. 잘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를 통해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진솔한 면모를 짐작하고, 당시 만들어졌던 음악 속 은밀한 이야기들을 훔쳐보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도록 독자들의 심중을 정확히 꿰뚫어본 것 같다. 저자에 따르면 예술을 이해하는 데는 그 시대의 사조를 이해하거나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면밀히 작품을 분석하는 등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문하연은 그중 예술가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방식을 택했다. 그 어떤 방식보다 이 방식을 통해 음악이 주는 감동을 훨씬 크게 받았기 때문이라고 경험을 말한다. ‘그림의 말들’이라는 에세이와 〈오마이뉴스〉, 〈인천투데이〉에 연재한 이력이 있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재미있고, 술술 읽히는 한 편의 휴먼드라마처럼 예술가들의 삶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독자가 이 책에 흥미를 느끼고 열심히 읽은 이유이다.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작품 속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 속에는 그들의 삶이 있고, 사람이 있다. 음악은 삶과 밀접하다.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음악으로부터 감동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가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고 어떤 시련을 겪었고 어떻게 곡으로 탄생했는지를 보는 것은 현재 우리의 삶과도 연결되어 있기에 공감하기가 쉽다. 그리고 이 공감은 그 예술가의 음악을 감상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림만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아니다. 음악 역시 아는 만큼 들리는 것이다. 저자의 말에 독자 역시 공감한다.

독자도 그렇지만 ‘클래식’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떠올린다. 그리고 세계적인 거장인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슈베르트 등의 예술가들을 연상한다. 저자의 말대로 실제로 클래식이라는 분야는 그 자체가 주는 무게감이 크다고 한다. 때문에 대중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은 클래식과의 거리감을 가깝게 앞당긴다.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삶과 사랑, 예술과 평가 등을 소개해주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거장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여느 사람들의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독자의 소감이다. ‘어디서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 상상만 했던 이야기,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 등…….’ 또는 평소 클래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내가 알고 있던 예술가의 또 다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클래식과 가까워지는 중요한 요건이 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책으로 내기에는 밋밋한 이야기, 너무 알려진 이야기나 ‘뻔’한 이야기가 아닌 좀 더 고급 정보와 세부 사항을 위해 오랜 시간 작업을 해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노력으로 탄생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팬데믹 이후 더 클래식과 가까워진 독자의 경우 새로운 취미 생활을 하나 마련했다는 만족감보다 예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팬데믹이 일상을 앗아가는 대신 새로운 접근을 하게 해준 역할을 한 셈이다.

클래식은 들으면 들을수록 어려워지는 느낌이 있다. 곡에 대한 인지, 멜로디 지식, 작곡의 비하인드 스토리, 작곡가의 삶까지 모조리 뒤져 찾아낸 다음 곡을 쓴 동기까지 합치면 가장 어렵다는 '곡의 해석'의 경지에도 오를 수 있다는 막연한 자신감도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팬데믹이 닥치면서 독자는 '음악의 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물론 라디오나 TV 등 소리를 전달하는 매체가 발달하고 각종 소리 전달 기기들의 발달로 원음에 가깝게 들을 수 있는 행운은 오늘을 사는 모든 사람들이 누리는 행복이다. 작곡가들이 살았을 당시에는 일반인들이 클래식 음악을 접하기가 무척 어려웠을 것을 생각하면 행복감도 든다.



이 책은 31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31개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됐다. 여기에는 음악가뿐만 아니라 음악가와 관련 있는 많은 예술인들도 등장한다. 심지어는 당대의 정치가나 영웅들도 등장한다. 서양 음악사를 통해 서양의 역사를 살펴볼 수도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그가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고 어떤 시련을 겪었으며 누구를 사랑했으며 어떤 사람과 어울렸고 어떤 작품에 감명 받았는지, 그리고 그런 일들이 어떻게 곡으로 탄생했는지를 보는 것은 어떤 영화를 보는 것보다 흥미로웠고 감동적이었다. 게다가 이런 지점은 현재 우리의 삶과도 연결되어 있기에 공감하기가 쉬웠다. 사랑에 빠진 베토밴이 그 여인에게 구애하기 위해서 쓴 곡이라면? 실연의 슬픔에 빠진 쇼팽이 그 슬픔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곡이라면? 쇼팽의 유작으로 알려진 왈츠 A단조는 그래서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

저자가 「서문」을 통해 독자를 위한 초대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여성이 음악가가 되기 힘들었던 사회적인 배경 탓에 여성 음악가를 싣지 못한 점이라고 저자는 언급한다. 자료가 일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자료가 너무 단편적이어서 깊이 있게 다루기 힘들어서 기술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들에 관한 연구가 진전돼 많은 번역본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그의 나이 24세였고 그녀의 나이 41세였으니, 열일곱 살 연상연하 커플이 탄생했다. 떠돌이 연주자였던 그는 당시 그녀를 최고의 삶의 동반자로 느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세기의 천재 브람스가 태어났다.(p.43)

섬세한 쇼팽과 마초 기질이 강한 상드는 서로에게 점점 빠져들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커플이 탄생했다.(p.202)

상드와 쇼팽이 뜨거운 시절이었다면 이 정도 갈등은 아무것도 아니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상드는 아픈 쇼팽을 돌보는 데 지쳐 있었다. 게다가 이미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p.226)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4번은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작곡 시기인 1786년 작품이다. 모차르트는 당대 유럽 최고의 피아니스트였고 모차르트의 기악곡은 자신이 연주하기 위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 곡을 모차르트보다 더 모차르트답게 연주한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클라라 하스킬이다.(p.255)

그의 연주를 듣다가 기절하는 여성은 일상이었고, 어떤 날에는 연주하던 그마저 쇼인지, 진짠지 모르게 연주 도중 기절해 버려 악보를 넘겨주는 이의 품으로 쓰러진 적도 있었다.(p.283)



저자 : 문하연

평범한 주부이자 두 아들의 엄마로 살다가 사십 대 후반에 〈오마이뉴스〉와 〈인천 투데이〉 등에 예술 분야 글을 기고하기 시작했다. 그림 속 숨어있는 이야기와 화가의 일생을 다룬 ‘그림의 말들’, 클래식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연이 있는 클래식’, 사십 대 여인의 엉뚱 발랄하고 때로는 뭉클한 삶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명랑한 중년’을 연재했다.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2018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뉴스게릴라상’을 수상했으며, 이에 탄력을 받아 그간 혼자 공부하며 쌓아온 예술 분야의 내공을 문학, 미술, 음악, 영화, 드라마 등의 여러 장르로 쏟아내고 있다. 미술 비전공자이자 평범한 생활인으로서 미술 감상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은 《다락방 미술관》에 이어, 유독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명랑한 중년’의 연재글 중 일부를 모아 이 책 《명랑한 중년, 웃긴데 왜 찡하지?》를 내놓게 되었다.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운 이때, 엉뚱발랄한 작가의 글들이 큰 웃음과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현재는 드라마 대본과 시나리오를 쓰면서 방송 편성과 영화에 도전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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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적 직장인, 길을 찾다 - 조용하지만 강한 힘을 깨우는 비밀
이태우 지음 / 미래와사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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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내향적이고 소심하여 직장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해하며 직장을 다니는 것이다. 저자는 이미 그 길을 먼저 걸어왔기에, 그분들이 더는 먼 길을 돌아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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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적 직장인, 길을 찾다 - 조용하지만 강한 힘을 깨우는 비밀
이태우 지음 / 미래와사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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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내향적 직장인, 길을 찾다』의 구분대로라면 독자는 '내향적' 성격이 맞다. 어렸을 때 학교 생활태도란에 담임선생님이 '내성적' 성격으로 적어던 것이 기억난다.앞에 나가 발표할 때도 떨려서 말을 더듬거린 적도 많았고, 노래 부르는 것도 음정이 안 맞아 여러 번 고쳐 부르는 곤욕(?)을 치렀던 기억도 있다. 지금 생각하면 낯이 붉어질 일이다. 늘 얼굴 맞대고 장난 치던 친구들 앞인데 왜 교탁(그때는 선생님이 서서 수업하던 곳에 교단과 교탁이 있었다) 앞에만 가면 그렇게 떨렸는지 모를 일이다. 공부는 꽤 잘해서 칠판에 문제를 내고 직접 적어보라는 선생님에게 가장 먼저 손 들고 나가 스스럼없이 칠판에 적고 돌아오는 일은 부끄러워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반에서 반장이고 어린이회장 등을 하면서 많이 고쳐지긴 했지만 생활태도란의 '내성적'이란 단어는 바뀌지 않았다. 지금은 내향적, 외향적이라 표기하는지 모르지만 그땐 외향적, 내성적이라고 표기했던 것도 기억하고 있다. 아무튼 조금은 고쳐진 성격에 중고등학교에서는 바뀔 이유가 없었나보다 입시 때문에 공부만 하지 앞에 나와서 발표를 시킨다든지 노래를 부르라든지를 억지로 시키지 않았으니 크게 곤란한 상황에 처한 적은 없다. 노래의 경우 그럴 때는 가장 먼저 나서는 학생이 꼭 따로 있었다. 지금 노래방 가면 마이크 가장 먼저 잡고 다른 사람들에게 넘기지 않으려는 사람처럼. 그들은 대개 외향적 성격이어서 학우들과 잘 어울리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주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저자 이태우도 내향적 직장인이라고 스스로 고백하고 직장 생활하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경험했다고 술회한다. 시행착오라고 표현하지만 아마 승진이나 팀별 근무에 인사고과 점수를 잘 받지 못할 정도였던 것으로 읽힌다. 산업사회에서 일만 열심히 한 사람들, 독재 사회에서 부조리에 대한 강렬한 저항을 하지 못한 사람들, 유흥시간에 적극적으로 앞에 나와 분위기를 주도하지 못하는 사람들, 공부와 책에 모든 시간을 쏟으며 친구와의 사교나 이성 교제를 멀리 하던 사람들, 회사에서 부당한 업무 지시에 상사에게 따지지 못한 사람들, 자신의 의견을 열정적으로 관철시키려 하지 못한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내향적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언제나 조용히 따라가며 분위기 맞춰주는 사람들은 언제나 내향적 성격으로 구분되었다. 외향성 중심의 문화에서 비롯된 내향인에 대한 편견 때문이다. 그 속에서 쉽게 상처 받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참고 넘기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내향적인 사람들이다. 하지만 성격을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은 많다. 이들까지 내향적 성격으로 보면 안 될 것이다. 남 앞에 나서는 걸 조금 더 잘하는 사람이 있고, 상대적으로 뒤에서 조용히 서포트하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고달픈 사회에서 좀 더 나답게 살아가는 것일까. 저자는 방황과 혼돈을 경험하는 내향적이고 소심한 사람들에게 노력으로 성격을 바꿀 수는 없다고 이야기 하면서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외향 중심의 사회에서도 내향인으로서 인정받는 직장인이 될 수있다고 한다.



이 책은 자신의 성향을 똑바로 마주하여 내향성의 올바른 분석을 통해 상처로 인해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과거 회상과 미래에 대한 목표 설정 후에 현재의 업무를 재배치함으로써 숨어있는 내향성의 강점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해준다. 타인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더이상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을 지닌 내향인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이 책에서 제공하는 루트를 천천히 따라해 보는 것은 삶의 중요한 지점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독자가 어렸을 때 겪었던 것처럼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발표 시간, 머리가 하얗게 비워지는 회의 시간, 쉽게 상처받는 상사와의 관계…. 이런 사람이 직장 생활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활기찬 행동, 시원시원한 태도, 열정적인 커뮤니케이션, 폭넓은 대인관계, 적극적인 협업 등 외향적인 가치가 중요해 보이는 비즈니스의 정글 속에서 방황과 혼돈을 경험하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이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적절한 안내를 아끼지 않는다. 저자는 지금은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먼저 언급한다. 그리고 조용하지만 강한 직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존감 회복이 선행되어야 할 것을 주문한다. 저자는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6가지 행동을 자존감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브랜든 박사의 저서 『자존감의 여섯 기둥』을 인용, 제시한다.

첫째, 자신의 모든 것을 그대로 수용하는 행동

둘째, 목적을 가지고 삶을 꾸며나가는 행동

셋째, 의식적으로 삶을 이끌어나가는 일관된 행동

넷째, 자신의 행위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는 행동

다섯째, 자신의 느낌과 필요를 적절하게 주장하는 행동

여섯째, 성실하게 삶을 이끌어나가는 행동(p.72)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은 자신의 자존감이 약하기 때문이다. 대인 관계는 불안하고, 하고 싶은 말을 속으로 삭이며 인내한다. 남들에게 누구보다 잘하지만 결국 상처받는 것은 자신이다. 남들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해 늘 바쁘고 에너지는 금세 소진된다. 내면 그대로의 모습을 보일 때면 괜한 오해를 산다. 무슨 안 좋은 일 있냐는 등 동료의 쓸데없는 걱정을 끼친다. 조직에서는 이러한 사람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깨지기 쉬운 유리병을 대하듯 조심하는 조직을 만나면 그나마 다닐 만한 곳이다. 하지만 깨져서 사라져버리기를 바라는 조직을 만나면, 직장은 죽느냐 사느냐를 가르는 혈투장으로 바뀐다. 무수한 적 앞에 선 단독자가 된다.

내향적인 성격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거나 고민했을 만한 내용이다. 하지만 내향적이라고 해서 늘 대인관계가 두렵고, 남들 앞에 서는 것이 부담스럽고, 남들과 논쟁하는 것을 거북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떤 사람들은 차분하게 자신의 스타일대로 내향적 성향의 강점을 이용하여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해 나간다. 하지만 내향적인 성격에 소심함이 덧칠해진다면 그것은 좀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소심함은 자존감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향성의 강점이, 낮은 자존감에 의해 사라질 때 직장 생활과 개인 일상에도 위기가 찾아온다.


이 책은 직장에서 방황과 혼돈을 경험하는 내향적이고 소심한 직장인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노력으로 성격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저자에 따르면 타고난 성향이 정반대의 성향으로 100% 바뀌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자신의 성향을 바꿔야 할 성향으로 정의 내리는 순간 또 다른 가면을 쓰게 된다. 이처럼 성향을 바꾸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내면의 자아와 더욱 멀어지게 되고, 마음은 공허함에 사로잡히게 된다.

저자 또한 내향적이고 소심한 성격으로 외향성을 우선하는 직장 생활 속에서 늘 어려움을 겪어왔다. 발표 시간, 회의 시간, 보고 시간마다 머리가 새하얗게 비워지는 경험을 했다. 상사, 동료와의 관계에 있어 뭔가 늘 개운하지 않은 껄끄러움에 ‘나의 성격은 왜 이런가?’라는 질문을 던져왔다. 정반대의 외향적인 성격으로 고쳐보고자 노력도 많이 했다. 하지만 직장에서 5년, 10년, 15년을 보내면서 자신의 성격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성격을 바꾸지 않고 자신의 성향대로 조용하게 일하지만 제 몫을 다해내는 내향인이 존재한다. 저자도 삶 속에서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삶에 적용했다. 내향적인 성향을 그대로 인정했다. 상처받은 자존감을 회복했다. 삶의 정신모형을 구축했다. 낮은 자존감으로 감춰졌던 보석 같은 내향성의 강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내향성의 힘을 오롯이 '나답게' 사는 데 사용했다. 이러한 경험에 꾸준한 학습과 독서로 살을 덧붙여 나아갔고, 이를 통해 내향인 그대로의 모습으로 직장 생활을 잘해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갔다. 틀린 것은 없고 다른 우리만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조용하지만 강한 힘을 깨우는 비밀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지금도 내향적이고 소심하여 직장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자신의 성향과 전혀 다른 성향을 입고 불편해하며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미 그 길을 먼저 걸어왔기에, 그분들이 더는 먼 길을 돌아가지 않기를 저자는 바란다. 좀 더 일찍, 내 모습 그대로, '나답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저자는 책 출간 이유를 여기서 찾는다.



저자 : 이태우

저자는 내향적 직장인이다. 외향적 사회 속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였다. 좌절도 하고 절망도 하였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자신의 성향 그대로 나답게 살아가는 삶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였다. 저자는 사람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기업에서 10년 이상 사람과 관련된 인적자원개발(HRD) 업무를 담당하였고, 사람의 변화와 관련된 여러 가지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대학원에서 인적자원개발(HRD)을 전공하였고 사람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조기 졸업자와 최우수 졸업자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저자는 이 모든 경험이 내 모습 그대로,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길을 찾는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고민한 결과물들을 책으로 엮게 되었다. 오늘도 자신의 성향 그대로 나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는 이 책이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소망한다. 끝으로 저자의 자녀들도 저자를 닮아 내향적이다. 그는 내향인 아버지가 겪었던 경험들이 자녀들의 삶에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면 그보다 더 흥분되고 보람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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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의 힘 -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웨스트포인트 리더십 훈련의 비밀
로버트 캐슬런 2세.마이클 매슈스 지음, 오수원 옮김 / 리더스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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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人性, personality)이란 ① 사람의 성품, ② 각 개인이 가지는 사고와 태도 및 행동 특성이라고 국어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더 자세하게 의미를 살펴보면 자신만의 생활스타일로서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지속적이고 일관된 독특한 심리 및 행동 양식을 말한다. 인성은 내적 동기나 욕구와 이들의 표현을 조절하거나 제한하는 내외적 통제 간의 화해를 나타내는데, 이는 개인과 그의 환경 간에 안정적이고 호혜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기능하기 때문이다. 달리 표현하면, 인성은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개인의 방법을 특색짓는 일련의 습관이라 할 수 있다. 몇 가지 요점을 살펴보면, 먼저 인성 개념은 심리학자들이 행동을 관찰하고 측정하기 위한 방법에 동의하기 위해 허용한 용어이며, 이는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인 기능 속성뿐만 아니라 개인에게 독특한 속성을 나타낸다. 인성은 더욱 안정적이고 변화하지 않는 측면의 개인 기능(구조)과 더욱 유동적이고 변화하는 측면(과정)을 둘 다 포함한다. 인성은 개인의 인지와 정서, 그리고 외현적 행동과정 사이의 복잡한 관계에 관여한다.

이 책 『인성의 힘』의 공동저자 로버트 캐슬런 2세와 마이클 매슈스의 관심은 인성이 다른 중요한 심리적ㆍ사회적 속성들과 맺고 있는 관계에만 머물지 않는다. 캐슬런이 진출한 육군 경력에서 겪은 다채로운 상황에서 인성이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관한 역학 관계로까지 관심이 뻗어나간다. 캐슬런처럼 매슈스도 인성이 리더십의 기초를 형성하며, 개인의 적응 능력과 사회적 관계에서도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본다.



책에 따르면 에이브러햄 링컨, 로자 파크스, 마하트마 간디, 수전 앤서니, 마틴 루터 킹 2세, 넬슨 만델라 등 역사에서 성공한 리더로 꼽히는 사람들이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한 비결은 단지 전문성이 아니다. 지도자로서의 기량과 투지(그릿), 배짱, 유연함, 회복탄력성, 카리스마의 원천은 단 하나, 바로 ‘인성의 힘’이다.

리더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말 한마디가 조직의 에너지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리더의 인성은 곧 조직의 성과로 이어진다.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는 수백 년 동안 군대뿐 아니라 사회의 리더들을 배출하면서 리더십의 핵심 역량이 인성임을 밝혀내고 인성을 육성하는 방법을 확립했다. 이 책을 통해 올바른 인성을 계발하여 개인의 삶을 개선하고 타인을 이끄는 리더로서 발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으로 저자들은 기대한다. 이 가운데 독자는 생소한 단어 그릿(GRIT)에 집중한다. 그릿은 미국의 심리학자인 앤젤라 더크워스가 개념화한 용어로, 성공과 성취를 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투지 또는 용기를 뜻한다. 즉, 재능보다는 노력의 힘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열정과 근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담대함과 낙담하지 않고 매달리는 끈기 등을 포함한다. 더크워스 교수는 그릿의 핵심은 열정과 끈기이며, 몇 년에 걸쳐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더크워스는 2013년 TED 강연에서 그릿을 처음 소개했는데, 이는 재능보다 노력의 힘을 강조한다. 즉, 평범한 지능이나 재능을 가진 사람도 열정과 끈기로 노력하면 최고의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좋은 인성을 계발해서 개인의 삶을 개선하고, 선한 영향력으로 타인을 이끄는 리더로 발전해나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구성된다. 1부는 ‘성공으로 이끄는 결정적 인성의 힘’이다. 1장 인성-성격보다 품격, 2장 용기-배짱의 힘, 3장 지성-두뇌의 힘, 4장 공감-마음의 힘, 5장 신뢰-집단의 분위기로 나뉘어 인성의 계발과 함양을 위한 바탕이 되는 것들을 알아본다. 2부는 '리더의 인성은 어떻게 키우는가'이다. 6장 개인 인성을 넘어 집단 인성으로, 7장 인성이 뛰어난 인재를 뽑는 법, 8장 훌륭한 인성의 씨앗, 9장 시련이라는 기회, 10장 예기치 못한 난관 피하는 법, 11장 올바르게 승리하라로 나눠 웨스트포인트 미 육군사관학교의 교육 과정을 살피고 다른 조직의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풍부한 내용을 담았다. 인성은 조직의 힘을 끌어오리는 중요 덕목이며 리더가 갖추어야 할 필수 덕목으로 공동저자는 말한다. 인성을 갖춘 리더라야 조직의 에너지를 최대로 끌어올려 승리하고 성공하는 조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즉, 이 책은 신뢰의 문화와 견고한 성공을 만드는 핵심으로 무엇보다 ‘리더의 인성’에 주목한다. 수백 년 동안 군대뿐 아니라 사회의 리더들을 배출한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는 수많은 사례와 과학 연구를 집대성해 리더 양성 시스템을 완성했다. 저명한 장군이자 웨스트포인트 교장을 맡았던 저자 로버트 캐슬런 2세는, 총성이 오가는 전장과 웨스트포인트에서 40년 이상 조직의 성공과 실패를 겪으며 리더십의 핵심 역량이 인성임을 간파했다. 공저자인 마이클 매슈스는 웨스트포인트에서 군심리학을 가르치면서 긍정심리학의 대가인 마틴 셀리그먼, ‘그릿’을 발표한 앤절라 더크워스 등과 함께 연구하며 올바른 인성을 측정하고 강화하는 방법을 확립했다. 이 책은 독자에게 ‘인성’이라는 개념을 각인하기 위한 저자들의 비전과 투지가 만들어낸 전무후무한 성과다.



책에 따르면 아무리 뛰어난 성과를 올렸더라도 신뢰를 잃은 리더는 아무도 따르지 않는다. 대통령조차 ‘막말’로 국격을 떨어뜨리면 국민은 등을 돌린다. 사회의 리더나 공인은 말할 것도 없고 개인조차 인성 문제가 발생하면 커리어가 무너지고 평판 회복이 어렵다.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빠르게 퍼지는 초연결 사회일수록 개인의 실패는 고스란히 집단의 실패로 이어지므로 개인 인성을 넘어 집단 인성으로 도약해야 할 때다.

『인성의 힘』에서는 조직의 실패와 성공 사례를 분석한다. 실패의 유형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리더십의 부재’ 혹은 ‘리더의 인성 문제’가 근본 원인이다. 때문에 단기적인 전략도 실패하고 궁극적으로 조직의 근간이 흔들린다. 고도의 조직력이 필요한 전쟁터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였던 부대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린 리더로 인해 초토화된 이야기, 일부러 형편없는 근무 환경을 만들어 퇴사를 종용한 프랑스 텔레콤이 직원들에 대한 정신적 학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 등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한편 고전을 면치 못하던 미국 농구 대표 팀에게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전설의 감독 코치K(웨스트포인트 출신이다)가 승리를 만든 비결은 선수들과 교감하며 인성을 강조해 팀워크를 높인 것으로 유명하다. 이라크 내전 당시 그동안 파견된 미군 지휘관 중에서 아무도 해결하지 못했던 반란군의 폭동을 무력이 아닌 지역사회를포용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해결한 대대장 이야기(「버려진 토마토 페이스트 공장의 부활」) 또한 리더의 인성으로 말미암아 성공을 이끈 사례다.



더불어 인성은 타고난 성격과는 다른 개념으로, 개발하고 단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심리학적인 접근과 과학적인 근거 아래, 인성 강점을 분류하고 독자가 자신의 인성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리더에게 필요한 인성의 역량을 크게 용기, 지성, 공감의 힘으로 분류해 누구나 세 가지 강점을 강화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리더십을 경험할 기회를 만들고 실수를 교정할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인성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준을 정해 대처하는 방법과, 맞춤한 멘토십 프로그램으로 전보다 뛰어난 역량에 도달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웨스트포인트의 노하우도 전수한다. 인성에 관한 설득력 있는 통찰과 실용적인 정보를 체계적으로 담은 책이다.

책은 개인이 인성을 구축하고 지속하는 방법을 알려줄 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조직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와 단계별 활용법, 인성이 뛰어난 인재를 뽑는 법 또한 제공하므로 조직의 인사 담당자에게도 훌륭한 지침서가 된다. 군대의 리더십에서 출발하는 내용인 만큼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극한의 상황에서 벌어지는 강력한 리더십을 엿보는 재미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리더십에 적용할 수 있는 폭넓은 사례들이 등장해 인성의 본보기로 삼을 만한 조직의 토대가 부족한 우리에게 멘토의 역할도 해준다.



(저먼) 박사의 솔선수범과 창의성 덕분에 병원은 불과 3~4개월 만에 월 적자 200만 달러에서 탈출했고 단 한 명의 직원도 해고하지 않고 월 400만 달러 이상을 아꼈다. 손에 잡힐 듯 확실한 결과였지만, 그 외에도 팀의 사기 진작, 신뢰와 응집력 향상 같은 비가시적 성과도 못지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 전체가 병원장이자 최고경영자인 저먼 박사에게 갖게 된 신뢰와 믿음이었다. 인성이 강한 리더에게 배려는 중요한 기준일까? 장담컨대 그러하다! 저먼 박사와 한 시간 정도만 함께 있어보라. 매일 그의 팀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p.181)

인성 발달의 세 번째 요소, 즉 리더 역할을 수행할 기회는 생도가 웨스트포인트에서 보내는 시간 내내 강조된다. 1학년 때 생도들은 남의 지휘를 우수하게 따르는 법을 배운다. 2학년이 되면 모든 생도들이 각자 속한 팀의 리더로 일하면서 자신이 맡은 1학년 생도의 성장을 담당하게 된다. 웨스트포인트에서 3~4학년을 보내는 생도들은 다양한 리더 지위를 맡는다. 수준이 올라갈수록 책임 수위도 점진적으로 높아진다. 직위는 교대로 돌아가기 때문에 누구나 리더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 여름 야전 훈련에다 동아리 활동과 대학 간 활동, 교내 스포츠 활동까지 합하면 모든 생도는 육군 장교로 임관할 때까지 다양한 리더십 기량 및 인성 발달 기회를 얻는 셈이다.(p.239)



저자 : 로버트 캐슬런 2세(ROBERT L. CASLEN, JR)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의 교장을 역임했으며, 육군 중장으로 전역 후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 제29대 총장을 맡고 있다.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롱아일랜드대학교에서 금융학으로 경영학 석사학위를, 캔자스주립대학교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땄다. 장병들과 사관생도들 사이에서 40년 이상 전략을 만들고 행하며 전장에서 벌어지는 개개인의 승리와 패배를 지켜보았다. 성공한 사람들은 타고난 재능에만 기대어 역경을 극복하지 않는다. 이타심, 결단력, 정직성 같은 특성을 통해 자신의 목표를 이루었을 뿐 아니라 타인이 본받을 수 있는 행동을 몸소 실천했다. 그 모습들이 이 책의 영감이 되었다.

저자 : 마이클 매슈스(MICHAEL D. MATTHEWS)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의 심리공학ENGINEERING PSYCHOLOGY 교수다. 미국심리학회 산하 군심리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템플턴 재단TEMPLETON FOUNDATION 긍정심리학 선임연구원이다. 250편이 넘는 논문을 집필했고, 군심리학에 관한 여러 저서를 편집했으며, 『고집: 심리학은 전쟁의 혁신을 어떻게 이루어냈는가』HEAD STRONG: HOW PSYCHOLOGY IS REVOLUTIONIZING WAR를 썼다.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리더로서, 캐슬런이 육군의 전략 리더로 사용했던 기술과 현실 심리학 연구를 접목해 신뢰와 가치의 문화를 구축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살아가는 내내 다른 개인과 조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잠재된 리더십을 발휘하는 방법을 완성해냈다.

역자 : 오수원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동료 번역가들과 ‘번역인’이라는 공동체를 꾸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인문, 과학, 정치, 역사,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영미권 양서를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문장의 일』 『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 『세상을 바꾼 위대한 과학실험 100』 『비』 『잘 쉬는 기술』 등을 번역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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