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적 직장인, 길을 찾다 - 조용하지만 강한 힘을 깨우는 비밀
이태우 지음 / 미래와사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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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내향적 직장인, 길을 찾다』의 구분대로라면 독자는 '내향적' 성격이 맞다. 어렸을 때 학교 생활태도란에 담임선생님이 '내성적' 성격으로 적어던 것이 기억난다.앞에 나가 발표할 때도 떨려서 말을 더듬거린 적도 많았고, 노래 부르는 것도 음정이 안 맞아 여러 번 고쳐 부르는 곤욕(?)을 치렀던 기억도 있다. 지금 생각하면 낯이 붉어질 일이다. 늘 얼굴 맞대고 장난 치던 친구들 앞인데 왜 교탁(그때는 선생님이 서서 수업하던 곳에 교단과 교탁이 있었다) 앞에만 가면 그렇게 떨렸는지 모를 일이다. 공부는 꽤 잘해서 칠판에 문제를 내고 직접 적어보라는 선생님에게 가장 먼저 손 들고 나가 스스럼없이 칠판에 적고 돌아오는 일은 부끄러워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반에서 반장이고 어린이회장 등을 하면서 많이 고쳐지긴 했지만 생활태도란의 '내성적'이란 단어는 바뀌지 않았다. 지금은 내향적, 외향적이라 표기하는지 모르지만 그땐 외향적, 내성적이라고 표기했던 것도 기억하고 있다. 아무튼 조금은 고쳐진 성격에 중고등학교에서는 바뀔 이유가 없었나보다 입시 때문에 공부만 하지 앞에 나와서 발표를 시킨다든지 노래를 부르라든지를 억지로 시키지 않았으니 크게 곤란한 상황에 처한 적은 없다. 노래의 경우 그럴 때는 가장 먼저 나서는 학생이 꼭 따로 있었다. 지금 노래방 가면 마이크 가장 먼저 잡고 다른 사람들에게 넘기지 않으려는 사람처럼. 그들은 대개 외향적 성격이어서 학우들과 잘 어울리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주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저자 이태우도 내향적 직장인이라고 스스로 고백하고 직장 생활하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경험했다고 술회한다. 시행착오라고 표현하지만 아마 승진이나 팀별 근무에 인사고과 점수를 잘 받지 못할 정도였던 것으로 읽힌다. 산업사회에서 일만 열심히 한 사람들, 독재 사회에서 부조리에 대한 강렬한 저항을 하지 못한 사람들, 유흥시간에 적극적으로 앞에 나와 분위기를 주도하지 못하는 사람들, 공부와 책에 모든 시간을 쏟으며 친구와의 사교나 이성 교제를 멀리 하던 사람들, 회사에서 부당한 업무 지시에 상사에게 따지지 못한 사람들, 자신의 의견을 열정적으로 관철시키려 하지 못한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내향적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언제나 조용히 따라가며 분위기 맞춰주는 사람들은 언제나 내향적 성격으로 구분되었다. 외향성 중심의 문화에서 비롯된 내향인에 대한 편견 때문이다. 그 속에서 쉽게 상처 받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참고 넘기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내향적인 사람들이다. 하지만 성격을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은 많다. 이들까지 내향적 성격으로 보면 안 될 것이다. 남 앞에 나서는 걸 조금 더 잘하는 사람이 있고, 상대적으로 뒤에서 조용히 서포트하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고달픈 사회에서 좀 더 나답게 살아가는 것일까. 저자는 방황과 혼돈을 경험하는 내향적이고 소심한 사람들에게 노력으로 성격을 바꿀 수는 없다고 이야기 하면서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외향 중심의 사회에서도 내향인으로서 인정받는 직장인이 될 수있다고 한다.



이 책은 자신의 성향을 똑바로 마주하여 내향성의 올바른 분석을 통해 상처로 인해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과거 회상과 미래에 대한 목표 설정 후에 현재의 업무를 재배치함으로써 숨어있는 내향성의 강점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해준다. 타인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더이상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을 지닌 내향인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이 책에서 제공하는 루트를 천천히 따라해 보는 것은 삶의 중요한 지점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독자가 어렸을 때 겪었던 것처럼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발표 시간, 머리가 하얗게 비워지는 회의 시간, 쉽게 상처받는 상사와의 관계…. 이런 사람이 직장 생활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활기찬 행동, 시원시원한 태도, 열정적인 커뮤니케이션, 폭넓은 대인관계, 적극적인 협업 등 외향적인 가치가 중요해 보이는 비즈니스의 정글 속에서 방황과 혼돈을 경험하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이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적절한 안내를 아끼지 않는다. 저자는 지금은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먼저 언급한다. 그리고 조용하지만 강한 직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존감 회복이 선행되어야 할 것을 주문한다. 저자는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6가지 행동을 자존감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브랜든 박사의 저서 『자존감의 여섯 기둥』을 인용, 제시한다.

첫째, 자신의 모든 것을 그대로 수용하는 행동

둘째, 목적을 가지고 삶을 꾸며나가는 행동

셋째, 의식적으로 삶을 이끌어나가는 일관된 행동

넷째, 자신의 행위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는 행동

다섯째, 자신의 느낌과 필요를 적절하게 주장하는 행동

여섯째, 성실하게 삶을 이끌어나가는 행동(p.72)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은 자신의 자존감이 약하기 때문이다. 대인 관계는 불안하고, 하고 싶은 말을 속으로 삭이며 인내한다. 남들에게 누구보다 잘하지만 결국 상처받는 것은 자신이다. 남들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해 늘 바쁘고 에너지는 금세 소진된다. 내면 그대로의 모습을 보일 때면 괜한 오해를 산다. 무슨 안 좋은 일 있냐는 등 동료의 쓸데없는 걱정을 끼친다. 조직에서는 이러한 사람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깨지기 쉬운 유리병을 대하듯 조심하는 조직을 만나면 그나마 다닐 만한 곳이다. 하지만 깨져서 사라져버리기를 바라는 조직을 만나면, 직장은 죽느냐 사느냐를 가르는 혈투장으로 바뀐다. 무수한 적 앞에 선 단독자가 된다.

내향적인 성격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거나 고민했을 만한 내용이다. 하지만 내향적이라고 해서 늘 대인관계가 두렵고, 남들 앞에 서는 것이 부담스럽고, 남들과 논쟁하는 것을 거북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떤 사람들은 차분하게 자신의 스타일대로 내향적 성향의 강점을 이용하여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해 나간다. 하지만 내향적인 성격에 소심함이 덧칠해진다면 그것은 좀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소심함은 자존감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향성의 강점이, 낮은 자존감에 의해 사라질 때 직장 생활과 개인 일상에도 위기가 찾아온다.


이 책은 직장에서 방황과 혼돈을 경험하는 내향적이고 소심한 직장인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노력으로 성격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저자에 따르면 타고난 성향이 정반대의 성향으로 100% 바뀌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자신의 성향을 바꿔야 할 성향으로 정의 내리는 순간 또 다른 가면을 쓰게 된다. 이처럼 성향을 바꾸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내면의 자아와 더욱 멀어지게 되고, 마음은 공허함에 사로잡히게 된다.

저자 또한 내향적이고 소심한 성격으로 외향성을 우선하는 직장 생활 속에서 늘 어려움을 겪어왔다. 발표 시간, 회의 시간, 보고 시간마다 머리가 새하얗게 비워지는 경험을 했다. 상사, 동료와의 관계에 있어 뭔가 늘 개운하지 않은 껄끄러움에 ‘나의 성격은 왜 이런가?’라는 질문을 던져왔다. 정반대의 외향적인 성격으로 고쳐보고자 노력도 많이 했다. 하지만 직장에서 5년, 10년, 15년을 보내면서 자신의 성격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성격을 바꾸지 않고 자신의 성향대로 조용하게 일하지만 제 몫을 다해내는 내향인이 존재한다. 저자도 삶 속에서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삶에 적용했다. 내향적인 성향을 그대로 인정했다. 상처받은 자존감을 회복했다. 삶의 정신모형을 구축했다. 낮은 자존감으로 감춰졌던 보석 같은 내향성의 강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내향성의 힘을 오롯이 '나답게' 사는 데 사용했다. 이러한 경험에 꾸준한 학습과 독서로 살을 덧붙여 나아갔고, 이를 통해 내향인 그대로의 모습으로 직장 생활을 잘해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갔다. 틀린 것은 없고 다른 우리만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조용하지만 강한 힘을 깨우는 비밀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지금도 내향적이고 소심하여 직장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자신의 성향과 전혀 다른 성향을 입고 불편해하며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미 그 길을 먼저 걸어왔기에, 그분들이 더는 먼 길을 돌아가지 않기를 저자는 바란다. 좀 더 일찍, 내 모습 그대로, '나답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저자는 책 출간 이유를 여기서 찾는다.



저자 : 이태우

저자는 내향적 직장인이다. 외향적 사회 속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였다. 좌절도 하고 절망도 하였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자신의 성향 그대로 나답게 살아가는 삶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였다. 저자는 사람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기업에서 10년 이상 사람과 관련된 인적자원개발(HRD) 업무를 담당하였고, 사람의 변화와 관련된 여러 가지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대학원에서 인적자원개발(HRD)을 전공하였고 사람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조기 졸업자와 최우수 졸업자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저자는 이 모든 경험이 내 모습 그대로,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길을 찾는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고민한 결과물들을 책으로 엮게 되었다. 오늘도 자신의 성향 그대로 나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는 이 책이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소망한다. 끝으로 저자의 자녀들도 저자를 닮아 내향적이다. 그는 내향인 아버지가 겪었던 경험들이 자녀들의 삶에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면 그보다 더 흥분되고 보람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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